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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의 끝내기가 수상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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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이창호가 졌다. 1국이 완승 국면에서 막판 어이없는 착각으로 안타까움을 빚었다면 2국은 내용적으로 불만이 가득했다. 인내, 두터움, 신산, 끝내기…. 이창호바둑의 결정체들이 융화되지 못했다. 특히 든든한 뿌리였던 끝내기가 흔들렸다. 윤준상은 또 이겼다. 힘센 이미지에다 미세한 끝내기 승부에서 이창호를 누르는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스무 살 국수의 탄생이 임박했다.  제50기 국수전 도전5번기 제2국 백 : 윤준상 4단(도전자) 흑 : 이창호 9단(국수) 장소 : 한국기원 날짜 : 2007. 01. 31 결과 : 258수끝, 백반집승 장면 (최신 연구) 도전2국은 종반에 엎치락뒤치락 요동치긴 했으나 초반의 낯선 형태가 주목을 끌었다. 흑의 변형 중국류에 대해 백1로 걸쳐놓고 백3으로 갈라간 것이 최신형. 1승의 여유를 가진 윤준상은 따끈따끈한 신형으로 2국을 설계했다. 처음 들어선 길이 당혹스러웠는지 이창호는 25분이라는 긴 시간을 흘러보낸 뒤에야 다음 한수를 놓았다. 참고도1 (한때의 유행) 우변을 갈라치는 백1은 유연한 태도. 흑은 2에 어깨짚어 우하 방면의 모양을 키우는 수를 곧잘 두었다. 흑4 다음에도 다양한 변화가 내포되어 있지만 대개 백이 실리를, 흑이 세력을 취하는 갈림이 이루어진다. 참고도2 (중국형) 낮게 갈라간 백1이 중국기사들 사이에서 먼저 선을 보였다. 흑은 2로 자세를 갖추고 백은 3에 붙인다. 계속해서 흑4로 끼웠을 때 백5로 부딪쳐가는 것이 긴요한 수순. 백9로는 A에 이을 수도 있다. 실전진행1 (신형 출현) 한참을 숙고한 이창호는 흑1로 붙였다. 당연한 백2엔 흑3이 예정된 끊음이며 10까지가 부분적인 일단락. 이 새로운 형태를 둘러싸고 기사들의 평가가 분분했다. 빵따낸 흑돌 주변에 군더더기가 많은 데 비해 좌하 백모양이 근사하다는 견해. 한편으론 ▲와 교환된 △가 악수여서 흑도 둘 만하다는 소수 의견. 고수의 대국에서 초반에 급격이 균형이 깨지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차이가 나더라도 미미한 정도인데 적어도 백이 나쁘지 않은 절충을 이끌어냈다. 참고도3 (실전례) 하루 전 백홍석(흑) - 강동윤이 맞붙은 신인왕전. 좌하귀 백이 소목인 점이 다를 뿐 유사한 배석에서 신수 백3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흑4가 좋은 대응(복기 때 이창호와 윤준상도 이 수를 맨 먼저 검토했다). 흑이 건너가지 못하게 백5로 방해하고, 나아가 우상 백을 움직여 중앙전으로 치달았다. 정석 후의 정석으로 자리잡기까지 앞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실전진행2 (뒤바뀐 반집) 미세한 백의 우세는 중반의 완착으로 인해 뒤집혔다. 그러나 이창호의 거듭된 실수는 운명처럼 반집을 지는 결과를 낳고 만다. 흑1이 201수째의 수. 좌상귀 백의 삶을 강요한 흑3이 최후의 패착으로 지목받았다. 괜한 손찌검이었다는 것. 순순히 살지 않은 백4, 그리고 백8이 승착. 14까지의 진행 상황을 지켜본 검토진은 반집승의 임자가 흑에서 백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끝내기에서 수없이 뒤집는 힘을 과시해온 이창호가 역전시킨 다음에 재역전을 당하는 건 극히 드문 일. 최근의 컨디션이 나쁘다는 증거이다. 스스로 “끝내기가 이상해졌다”고 토로하는 이창호는 올 들어 4번을 졌고 1번만 이겼다. 4패는 전부 결승전에서 당했고, 1승은 예선전을 치르고 있는 GS칼텍스배에서 거두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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