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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끈 엮은 집념의 승부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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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그라운드에서 반격을 노렸으나 서울에서의 2차전은 1차전보다 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0국까지 끝난 현재 중국과 일본이 4승씩 거둔 데 비해 한국은 2승. 하마터면 다음달에 속행될 최종3라운드는 주인(개최국) 빠진 잔치가 될 뻔했다. 다행히 3회 연속 대표로 뽑힌 이민진이 처음으로 주장의 중책을 맡아 희망의 끈을 연결해 주었다.  제5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제10국 백 : 가토 게이코 5단(일본) 흑 : 이민진 5단(한국) 장소 : 바둑TV 스튜디오 날짜 : 2007. 01. 18 결과 : 275수끝, 흑불계승 장면 (역전의 기틀) 어설프게 공격을 서둘렀던 죗값은 컸다. 공격이 실패로 돌아가자 곳곳에 엷음이 드러났다. 뒤에 아무도 없다는 절박한 상황과 굽히지 않는 승부근성이 없었다면 완패했을지 모른다. 끌려다니던 흑이 역전승의 발판을 놓은 장면은 흑1의 저공비행. 상대의 완착을 집요하게 파고든 이민진은 백진을 허물어뜨리고 승세를 닦았다. 실전진행1 (위기일발) 지나온 과정을 되돌아보면 흑이 얼마만큼의 고초를 겪었는지 실감할 수 있다. 백1로 끊겨 크나 큰 위기. 어느 한쪽의 흑이 떨어져나갈 백척간두에 섰다. 한쪽을 포기하는 건 승부마저 포기해야 하므로 흑2로 움직였지만 앞길이 몹시 어둡다. 흑4로 A는 백4. 내버려 둘 경우 어차피 백8이 선수가 되므로 흑6ㆍ8로 끼운 것인데…. 참고도1 (좌우가 얽힌다.) 흑1로 몰고 나서 3으로 행마의 리듬을 타려는 동작은 여의치 않다. 백8 다음 A로 차단하는 수와 B에 씌우는 수가 맞보기. 좌우의 흑이 얽혀든다. 흑5로 6에 이단젖히는 것도 백A로 응하게 되어 역시 흑이 곤란하다. 실전진행2 (역전의 조짐) 진퇴양난에 빠진 흑. 흑2로 모는 기분은 그 순간뿐이다. 백3에 잇고 난 뒤의 행마가 궁색하다. 흑4는 거듭되는 승부수. 이때 백5가 틈새를 보인 완착으로 10까지 중앙 흑을 살리며 역전의 불씨를 지폈다. 참고도2 (백1 결정타) 흑1로 몰고 나서 3으로 행마의 리듬을 타려는 동작은 여의치 않다. 백8 다음 A로 차단하는 수와 B에 씌우는 수가 맞보기. 좌우의 흑이 얽혀든다. 흑5로 6에 이단젖히는 것도 백A로 응하게 되어 역시 흑이 곤란하다. 참고도3 (몇 발짝 못간다) <참고도2>의 변화. 흑이 2쪽을 두면 백3의 호구로 응한다. 흑6의 연결이 불가피할 때 백7로 씌우면 중앙에 갇힌 흑일단이 몇 발짝 못 나간다. 가토 게이코는 결정지어야 할 때 확실하게 끝내지 못하더니 끝내 위기의 순간을 자초했다. 실전진행3 (어둠을 뚫고서) 정관장배는 단체전으로 바뀐 뒤 매회 스타를 배출해 왔다. 3회 대회 예꾸이, 4회 대회 왕샹윈이 나란히 5연승을 올리며 우승을 견인했다. 한국이 역전 우승하려면 이민진의 5연승이 필요하다. 백1ㆍ3은 기분 좋은 권리. 그러나 백5는 패착감이다. 흑8로 백 두점을 선수로 취하고 흑10. 절체절명이었던 양쪽 흑이 무사히 수습,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빠져나와 <장면>에 이르렀다. 참고도4 (즐거움이 많다.) 검토실에선 두 가지 대안이 그려졌다. 먼저 백1로 두점을 살리는 수. 흑이 선수로 살게 되는 불만은 있지만 백5로 지켜놓으면 백A로 나가끊는 수, 백△가 움직이는 맛 등 즐거움이 많다. 또 후수를 잡기 싫다면 백1로 B에 뻗어 상변 백모양을 확장하는 방안도 한수의 가치로서 충분하다. “기쁨보다 다행”, “토너먼트전이라 생각하고 한판 한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민진의 승리 소감. 천신만고 끝의 승리였지만 불굴의 투지가 없었다면 도저히 불가능했을 역전승. 첫걸음을 뗀 그가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누구든지 해볼 만한 상대들이다. 문득 이창호가 농심배에서 이룩했던 ‘상하이 대첩’이 오버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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