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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과한 일격, 위기의 태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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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하위에 처진 한국. 더는 병력을 잃을 수 없다는 각오로 배수진을 치고 나왔다. 응당 주장 임무를 맡을 것으로 여겨졌던 간판스타 박지은이 한 발 먼저 부장(副將)으로 조기 등판한 건 상식의 틀을 깨뜨리는 승부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고심 끝의 포석이었는데….  제5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제8국 백 : 박지은 6단(한국) 흑 : 정옌 2단(중국) 장소 : 바둑TV 스튜디오 날짜 : 2007. 01. 16 결과 : 253수끝, 흑2집반승 장면 (본 자와 못 본 자) 초반에 큰 이득을 올린 흑의 낙승 분위기가 쭉 이어졌다. 그 같은 형세를 반영하듯 박지은의 착점에선 여유로움이 묻어나왔다. 쾌승을 믿어의심치 않던 한국측 검토진에 불안감이 싹튼 대목은 우상귀의 껄끄러운 뒷맛이 발견되면서부터. 정옌의 흑1이 그동안의 열세를 한방에 뒤집는 역전타였다. 실전진행 (큰 수가 나다) 까마득히 몰랐다.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알아차렸다면 상대를 좀더 강하게 압박했을 것. 적당히 늦춰도 이기는 계가였기에 박지은은 알기 쉽게 정리해 나갔다. 건너붙임을 당한 후엔 어떻게 받아도 수가 난다. 8까지 백집으로 셈했던 곳을 파헤치며 흑이 큰 소득을 올렸다. 참고도1 (낭패를 본다) 상대편 정옌도 처음엔 수가 되는지 몰랐다. 국면이 진척되면서 불리한 판세를 만회할 곳이 없나 궁리하다 문득 시야에 들어왔다. 그리고 분란이 일어나지 않을 만큼 반상이 정리된 후에 노림수를 터트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흑1은 보다 강한 수. 백2로 막으면 흑3의 돌려치기가 맥이 된다. 백4를 A로 따내면 흑4로 몰아서 패. 백4로 패를 피하려 들면 9까지 낭패를 본다. 참고도2 (패는 필연) 2회 연속 주장을 맡았던 박지은. 이번엔 부담을 덜고 싶다는 의견도 반영됐다. 박지은은 중국과 우승을 다툰 3회 대회 최종국에서 루이나이웨이를 그로기 상황까지 밀어붙였으나 통한의 착각으로 역전패. 4회 대회 때는 루이나이웨이를 꺾는 등 2연승을 달리다 예꾸이에게 역전 반집패의 아픔을 겪었다. 백6으로 받아도 패를 피하지 못한다. 패를 내는 데까지 읽지 못했는지, 아니면 형세판단을 마쳤기 때문인지 정옌은 실전진행으로 만족했다. 참고도3 (양패) 뜻밖의 재앙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박지은은 국후 복기 때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한편으론 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흑의 주의사항. 먼저 1부터 5까지를 결정짓는 것은 자충이 되어 재를 뿌린다. 흑9 다음 백은 A와 B의 곳 패가 맞보기. 양패로 흑이 안 된다. 참고도4 (단번에 우세) 초반의 상황. 궁지에 몰리는 듯한 백이 1로 젖혀나가면서 단번에 우위에 섰다. 11까지 흑진이었던 우상귀를 장악, 단명국으로 끝날 것 같다는 진단이 팽배했었는데…. 흑2 다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단순히 백7로 두는 편이 좋았다는 주장이 검토실 일각에서 제기됐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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