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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기사 106명의 생각- 박정환이 누구야?
권갑용도장 출신으로 중국의 저우루이양, 구링이 보다 2살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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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이세돌의 뒤를 이을 한국의 차세대 신예프로기사는 누구일까? 사이버오로가 한국프로기사 1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그 답의 윤곽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장래가 유망한 신예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박정환’이라는 생소한 인물이 거론됐다는 점이 새롭다.  세계최강의 기사나 각국의 국내최강은 누구 누구라고 대략 손으로 꼽을 수 있지만 신예들은 독보적으로 두각을 드러내는 기사가 없기 때문에 예측하기 쉽지 않다. 한국바둑계에서는 이영구 6단(87년생-랭킹11위), 백홍석 5단(86년생-랭킹19위), 고근태 5단(87년생-랭킹8위), 강동윤 5단(89년생-17위), 김지석 3단(89년생-28위) 등이 신예 최강그룹으로 손꼽힌다. 이영구 6단은 왕위전 준우승, SK가스배 준우승 등으로 기존 메이저급 기사들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국내랭킹 11위, 2006년 상금 랭킹 8위(약 1억1천만원)를 차지해 신예라고 부르기에는 이미 어색해진 기사이다. 백홍석 5단 역시 삼성화재배 4강, SK가스배 우승, 원익배 십단전 4강에 진출(진행중)할 만큼 급성장했다. 고근태 5단은 천원전 우승, 한중천원전 우승을 발판으로 지난해 각종 세계대회 경험을 쌓으며 거물급 신예기사로 발돋움했다.  ▲왼쪽부터 강동윤 5단, 김지석 3단, 이영구 6단, 백홍석 5단 위 세명의 '거물급 루키'에 비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강동윤 5단 역시 2006 한국바둑리그 연승상 수상, 한국물가정보배 4강 등의 전적이 말해주듯 언제든지 반상을 뒤흔드 수 있는 세력으로 자리했다. 바둑도장의 명가인 ‘권갑용도장’ 출신인 강5단은 이세돌 9단이 “나를 능가할 후배는 강동윤…”이라고 말했다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신예강호이다. 동갑내기이자 같은 권갑용도장 출신인 김지석 3단도 지난해 한국바둑리그에서 제일화재 소속으로 뛰면서 강적인 박영훈 9단, 안조영 9단, 원성진 7단 등을 꺾는 등 7승 7패로 제 몫을 거뜬히 해냈다. 지금까지 언급한 신예기사들은 이미 국내외 각종 기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인물이라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박정환 초단은 '숨어 있는 1인치’다. 이름 석자가 입에 오르내린 수준을 넘어 설문조사에서 23%의 최고 득표를 기록했다는 점은 흥미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박초단에 이어 강동윤 5단이 21%로 2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김지석 3단이 13%, 이영구 6단이 11%, 진시영 2단(89년생)이 6%, 백홍석 5단이 4%의 득표로 차세대 주자로 거론됐다. 이외에 이미 정상급 기사로 성장한 조한승 9단, 박정상 9단, 박영훈 9단, 최철한 9단 등에게 한 표를 던진 이들도 있었다.  충암중 2학년에 재학중인 박정환(朴廷桓) 초단(1993년 1월 11일생)은 갓 입단한 햇병아리 기사. 지난해 5월 105회 일반인입단대회를 통해 프로로 데뷔한 박초단은 2006년 7승 5패의 성적을 거두었다. 주목을 받을 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는데도 한국의 프로기사 106명이 장래가 유망한 신예기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23%나 그를 지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를 만나보지 않고서는 그 답을 알 수가 없을 것같아 연락을 했다. 인터뷰 약속을 잡으려고 박초단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그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근데 왜 저를 인터뷰해요?”라고 물었다. 인터뷰 날짜는 KBS바둑왕전 예선이 끝난 직후로 잡았다(인터뷰하는 날 박초단은 김대희 3단에게 반집패를 당해서 약간 풀이 죽어 있었다). Q.왜 인터뷰를 한다고 생각하는가? A.(머리를 긁적이며) 잘 모르겠다....(상황설명을 해 줌) Q.자신은 어떤 기풍의 기사라고 생각하는가? A.두터움을 바탕으로 실리를 추구하는 형이다. Q.존경하는 기사가 있다면? A.이세돌9단이다. 전투적인 기풍이 맘에 든다. Q.장래가 유망한 기사 1위에 뽑힌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A.의외다. 지석이 형 등 잘 두는 사람이 많은데 왜 내가 뽑혔는지 잘 모르겠다. Q.프로가 된 후 13판을 뒀는데 프로바둑과 아마바둑의 차이점을 느꼈다면? A.프로바둑은 느낌이 다른 것같다. 아마바둑보다 치열하고 힘이 느껴진다. Q.올해 목표는? A.일단 본선에 많이 올라가는 것이다. Q.박초단이 생각하는 신예최강자는? A.말하기 좀 곤란한데…. 성적으로 본다면 이영구 6단, 강동윤 5단, 백홍석 5단이 최강인 것같다. Q.오늘 (KBS바둑왕전에서) 졌는데 승부에서 지면 기분이 어떤가? A.하루종일 속상하다. 자신을 책망하기도 하지만 공부가 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미래의 성적이 나이 순'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리다는 것은 그만큼 높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조훈현 9단이 9세, 이창호 9단이 11세, 최철한 이세돌 조한승 9단이 12세에 입단했다. 입단 경쟁이 치열하고 관문이 좁다보니 예전보다 입단 연령대가 늦어지는 추세에서 박초단의 입단은 모처럼 맞은 단비 같은 것이었다. 98년 5월 원성진 7단이 12세로 입단한 뒤로 13세 소년의 입단은 놀라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중국바둑의 차세대 신예강호로 알려진 저우루이양 4단, 구링이 3단보다도 두 살이 더 어린 박초단. 보송보송한 솜털이 채 가시지 않은 어린 나이이기는 하나 강한 승부근성이 느껴지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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