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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룡, 이세돌 잡고 징검다리… 한게임 대역전 PO행!
제일화재에 2패 뒤 3연승… 월드메르디앙과 챔피언결정전 티켓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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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 한게임(경기ㆍ정규리그 3위) vs 제일화재(서울ㆍ정규리그4위) 한국바둑리그는 '드라마 천국', 포스트시즌은 ‘파란의 무대’!  경기 한게임이 천신만고 끝에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대역전 드라마였다. 첫날 선봉으로 나선 원성진이 불의의 일격을 맞아 크게 비틀거렸고, 김영삼마저 패하면서 그로기 상태에 몰렸다. 게다가 둘째 날의 첫 상대로 떡하니 버티고 있는 제일화재의 이세돌. PO행은 고사하고 영패의 수모를 당할 처지에 놓였다. 원년챔프의 저력은 매서웠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꺼져가던 불씨를 살려냈다. ‘랜드킴’ 김성룡이 일을 냈다. 난공불락으로 비쳤던 이세돌을 격파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뜻밖의 승리’는 침체된 분위기 속에 관전하고 있던 동료들에게 생동하는 기운을 불어넣었고, 0-2로 끌려가던 흐름을 일순간에 되돌려놓았다. 바통을 넘겨받은 이영구가 역주했다. 팀의 막내이지만 듬직한 에이스. 부담감 때문인지 약간 불안한 모습을 비치긴 했으나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연승으로 받쳐올렸다. 이어서 대미를 장식한 최종 주자는 온소진. 흔들리는 송태곤을 냉정침착한 운영으로 압박한 끝에 여유롭게 결승점을 통과했다. 0-2의 스코어를 3-2로 뒤집는 짜릿한 반전 드라마가 완성됐다. 제일화재는 두고두고 가슴 아파할 석패였다. 가장 믿었던 이세돌이 끝낼 기회를 날려버린 데다 안달훈의 종반 역전패도 몹시 애석했다. 하루 전, 김혜민의 ‘큰것 한방’을 터트린 의미가 퇴색됐고, 환호성을 질렀던 기세등등한 모습은 찬물을 뒤집어쓴 듯 가라앉았다. 정규시즌에서의 행운이 포스트시즌에서 불운으로 얼굴을 달리했다. 상금 7천만원을 확보한 한게임은 9~10일 정규리그 2위 월드메르디앙과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대결 방식은 준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5-5의 단판승부. 이긴 쪽은 대망의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며, 최소한 1억5천만원의 준우승 상금을 보장받는다. 한국바둑리그에 가면 또다른 드라마가 살아있다! ◇ 김성룡(3지명) - 이세돌(1지명)   승부보다 패한 횟수가 더 많고, 스스로 ‘해설자’라고 밝히는 김성룡. 대국 전엔 앞에 앉은 이세돌에게 애써 농담을 건네며 긴장한 마음을 진정시키는 모습(오른쪽 사진). 절대 불리한 한게임이지만 그가 물꼬를 열어주면 당장 혼돈의 상황이 전개된다.출발은 모범포석의 나열. 우상, 이세돌의 활용수단을 김성룡이 반발하면서 전투가 시작됐다. 하지만 그와 같은 저항은 무리수로 낙인 찍혀 대마가 함몰되기 직전까지 이르렀다. 짙은 안개 속에서 비바람 몰아치는 반상. 금방이라도 끝낼 작정으로 보였던 이세돌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을까. 타협안을 들고나온 시기가 나빴다. 국후 “살려주고도 좋은 줄 알았다”는 이세돌과 “타개된 뒤 이겼다고 생각했다”는 김성룡. 상반된 판단은 김성룡 쪽이 옳았다. 집으로 뒤진 이세돌은 맹렬한 추격전을 펼쳤으나 그를 맞이한 건 팻감부족에 따른 반패 싸움 패배와 울분을 토하게 만든 반집패. 100일 넘도록 판맛을 못 본 김성룡이 5관왕에 오르며 2006한국바둑계를 평정하고 있는 이세돌을 쓰러뜨린 것이다. 김혜민에게 쓴맛을 겪은 원성진의 패배를 상쇄시키는 ‘장군 멍군’. 투혼의 반집승을 일궈낸 김성룡은 “상대방이 열심히 반패 싸움을 하길래 그때서야 ‘반패 승부’란 걸 눈치챘다‘며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 이영구(1지명) - 안달훈(4지명)   눈길을 끄는 기록은 안달훈이 3전 전승을 올린 상대전적. “선배기사들에게 당한 패배는 옛날 일일 뿐 하나하나 메꿔나가면 된다”며 이영구(오른쪽 사진)는 자신만만했지만 검토진이 진단을 내린 초중반의 국면은 그에게 좋지 않았다.정규리그 때 판당 평균 최장대국시간을 기록한 안달훈의 느린 박자에 맞서 이영구는 빠른 박자로 신바람을 내다 흐름을 일그러뜨렸다. 일찌감치 4귀생을 만들었으나 큰 모양을 제공하게 되어 원만치 않은 상황. 한 줄 차이로 10집이 오가는 중앙의 경계선 긋기. 변변한 전투 없이 계가만 100번 하다 끝날 바둑. 안달훈은 한때 ‘반면승부’ 가까운 우세를 구축하며 응원단을 들뜨게 만들었다. 잘 나가는 이영구에게 ‘상대전적의 위력’을 입증시킬 순간 우중앙에서의 쓸데없는 손찌검이 큰 손해를 자초하고 말았다. 그 이후 끝내기에서도 반집을 이길 수 있었으나 끊이지 않는 실수로 승리를 걷어차 버렸다. 내용적인 면에서 이세돌보다 더 아픈 패배. ◇ 온소진(5지명) - 송태곤(2지명)   PO행 티켓을 향한 최종 무대. ‘빙빙 돌고 돌아서’ 왔지만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최종국까지 승부가 이어졌다. 송태곤과 온소진(오른쪽 사진)은 배짱 두둑한 기사로 그 점을 배려한 오더.반상은 힘이 센 송태곤이 적극적으로 난전을 유도하고, 침착한 온소진은 긴 승부로 이끌려고 하는 팽팽한 줄다리기. 서둘러 앞길을 재촉하던 송태곤이 우변 공방에서 먼저 문제수를 두었다. 그때부터 흔들리기 시작하며 실수가 꼬리를 물었다. 그럴수록 한층 안정적으로 상대를 압박해 간 온소진. 중후반은 온소진의 독무대였다. 종반 적지 않은 손해를 입고도 넉넉한 형세가 유지될 만큼 쾌승을 거두었다. 14라운드 마지막 선수로 나와서 진 탓에 곧바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길을 막아버렸던 온소진은 준플이오프 최종국을 제압함으로써 다시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한게임은 4ㆍ5번에 배치시켰던 핵심전력 두 선수가 하마터면 출전기회를 못 잡은 채 판이 끝날 뻔했으나 김성룡이 이어준 고리를 이영구ㆍ온소진이 멋지게 화답, 명가 재건을 향한 기둥 하나를 더 세웠다. 반면 ‘박수 부대’로 소임을 마칠 것으로 예상했던 재일화재의 안달훈ㆍ송태곤은 이세돌의 패배 충격이 컸던 듯하다. ◇ 여기가 승부!  초토화된 흑진 우하를 정돈하는 도중 송태곤의 흑3이 실착. 이 수로도 백 석점을 잡지만 A로 젖혀나가는 수에 힘이 없다(흑A에는 백B, 흑C, 백D). 흑3은 19에 마늘모하는 것이 정수로, 장차 흑A가 강력한 노림이 된다. 또 하나의 문제수는 흑19. 팻감이 마땅찮아 21의 곳에 붙였으나 백22로 따내버리자 근사하던 흑모양이 폐허로 변했다. 우하귀 흑은 살 여지가 남으므로 19로는 우상의 패를 해소하는 게 나았다. 실전진행은 승부를 다투기 어려워졌다. ◇ 톡톡 토크 “예쁘기만 하던 얼굴이 오늘은 무서워 보여.” (월드메르디앙 장수영 감독) -매서운 솜씨로 원성진 7단을 물리친 김혜민 4단이 새삼 달리 보인다며, 혹시 플레이오프 상대가 될지 모를 적군에 대한 경계심. 1)상대방을 힐끔 쳐다본다. 2)풀어놓았던 시계를 찬다. 3)점퍼를 입는다. 4)시계를 본다. -검토진이 열거한 안달훈 7단이 형세가 유리할 때 나타나는 갖가지 행동들(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고조돼 있었다.) “제일화재가 발목을 잡는군.” (모 관전객) -3대 0이나 3대 1로 끝낼 수 있던 승부를 깨끗하게 마무리짓지 못한 탓에 대국수가 한판 한판 늘어나 이후의 스케줄에 차질이 생겼다는 원성(?). “특수강화훈련 한번 해야지.” (이세돌 9단) -3국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 미처 저녁을 못 먹었다는 안달훈 7단에게 보내는 일침. KB국민은행 2006한국바둑리그는 한국바둑리그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푸짐한 경품이 걸린 우승팀 알아맞히기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http://www.2006badukleagu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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