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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속의 와일드 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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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바둑의 강점은 풍부한 인적자원. 겹겹의 선수층이 위협적인 무기다. 일찍이 국가 차원에서 인재를 키운 열정이 열매를 맺고 있다. 스타 몇몇에 의존하는 한국과는 다르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씨에허는 구리와 더불어 20대 초반의 기사들로 구성된 ‘10소호(小虎)’를 이끈다. CSK배 우승을 견인했고(3승), 예선부터 출전한 LG배에서 8강까지 달음박질쳤다. 어엿한 중국랭킹 3위. 소리 없이 강자로 다가왔다.  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16강전 ○씨에허 6단(중국) ●이세돌 9단(한국) - 장소 : 서울 서머셋 팔레스호텔 - 날짜 : 2006. 05. 17 - 결과 : 190수끝, 백불계승 장면 (시기상조의 침입) 화려함으로 관객을 매료시키는 이세돌의 바둑. 순식간에 캐내는 독보적인 수읽기가 든든한 버팀목이다. 그 넘치던 재기가 나무에서 미끄러졌다. 1회전에서 창하오의 대마를 때려잡던 완력을 재차 휘둘렀으나 초점이 어긋났다. 흑1은 공격적 발상. 백집을 깨뜨리며 대세를 부여잡으려 했던 것인데 제반 여건이 따라주지 않았다. 참고도1 (일법) 싸우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흑1로 붙여가는 행마도 떠오르는 곳. 백2로 안쪽을 젖혀 차단하기란 쉽지 않다. 백4가 필요하다면 흑5, 7로 뚫고나가 오히려 좌하 백이 위태로워진다. 그래서 백2로 A에 젖히는 순리를 따르면 흑2로 끌어서 6의 곳 단점을 엿본다. 실전진행1 (출구 막힌 흑대마) 중국이 7집반의 덤을 채택함에도 불구하고 씨에허는 백번이 센 이세돌을 의식한 듯 서슴없이 백을 선택했다. 좌하 흑이 불완전한 상태에서 시작한 싸움이다. 백4로 던진 그물망에 의해 흑일단이 갇힌 형국. 국면이 험악해졌고, 승부가 긴박해졌다. 참고도2 (거북한 운신) 포위당한 흑의 운신이 거북해진 것만은 틀림없다. 1, 3으로 안에서 살려는 것은 백4를 당해 순조롭지 않다. 물론 흑3으로 A에 붙이는 변화가 있긴 한데 이세돌은 이런 식으로 궁핍하게 몸을 낮출 수 없노라며 목청을 높였다. 실전진행2 (흑대마 함몰) 타협의 귀재인 고수들은 여간해선 위험도가 높은 극단적인 싸움을 벌이지 않는다. 먼저 씨에허가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백2. 여기서 멈추는 건 기세가 아니라는 흑3은 초강경 대응이다. 애당초 이세돌의 수읽기에 혼선이 빚어졌을까. 백22가 용의주도한 안형 탈취이며 백30에 이르러 좌반부의 흑 전체가 함몰됐다. 흑돌 20개를 거두어들인 백집은 물경 70이 넘는다. 참고도3 (모험) 1회전에서 5승 5패로 중국과 균형을 이루었던 한국은 2회전에서는 1승 3패로 밀렸다. 중국을 딛고 8강에 오른 얼굴은 불혹의 위빈을 제친 조한승뿐. 이창호를 제외한 타이틀홀더 4명이 중도탈락한 것도 적지 않은 충격이다. 백1은 강경 노선. 씨에허가 이렇게까지 강하게 맞서지 못한 건 흑14, 16으로 막히는 싸움을 자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참고도4 (화평) 수습에, 수상전에 자신이 넘쳤을까. 실전진행에서 나타났듯이 흑이 무리한 싸움을 걸었다. 타협의 손짓을 보내왔을 때, 상대방이 출구를 열어주었을 때 묵묵히 흑1 이하로 화평을 취하는 태도가 옳았다. 백에게 빵따냄을 주었으나 흑은 좌상 △에 타격을 입혔다. 참고도5 (상황 역전) 하도 강하게 나갔기에 예기치 않은 곳에서도 묘안을 찾아내는 이세돌의 능력에 내심 기대를 걸었으나 반전시키기엔 여건이 너무 좋지 않았다. 최후 <실전진행2> 백30으로 늘어선 수가 호착이었다. 본도 백1은 흑2～6으로 1수 부족. 또 백1로 A에 두는 것도 흑5, 백4, 흑1로 끊겨 역시 백이 안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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