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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4인방 기풍분석- 최철한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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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철한 9단 최철한 9단의 바둑을 평가할 때 많은 바둑팬들은 그의 바둑을 이르러 ‘올인 바둑’이란 수식어를 거리낌 없이 붙여준다. ‘독사’라는 별칭답게 최철한 9단의 바둑은 사활을 둘러싼 국면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한다. 이세돌 9단이 날카로운 잽과 빠른 발놀림을 선보이는 아웃복싱 스타일이라면 최철한 9단은 두둑한 맷집을 바탕으로 한 방에 승부를 끝장낼 수 있는 해머 펀치의 인파이터 복서라고 해야 할까? 2005년 한 해 동안 최철한 9단은 국내 2관왕을 달성하며 신4인방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창호 9단을 연거푸 무너뜨리면서 국수전과 GS칼텍스배를 석권, 최정상급 기사로 발돋움한 최철한 9단. 그러나 세계무대에서 중환배 우승을 제외하고 아직까지 정상을 밟아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을 자아내게 한다. 2005년 초 응씨배 패권을 눈앞에 두고 중국의 창하오 9단에게 쓰라린 패배를, 후지쯔배 결승에서 이세돌 9단에게 고배를 마신 것과 얼마 전 벌어진 삼성화재배는 뤄시허 9단에게 덜미를 잡혀 결승 진출에 실패하는 등 국내무대의 뛰어난 활약과 비교해 아직까지 세계 대회 메이저 기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2006년 올 한 해, 최철한 9단의 활약상을 기대해보며 그가 남겨놓은 명국을 되돌아본다. 장면도1 (최철한표 공격은 바로 이런 것!) 최철한 9단이 2연패 후 3연승의 드라마틱한 대역전승을 이끌어 낸 제10기 GS칼텍스배 결승5번기 중 제4국이다. 최철한 9단의 흑번으로 장면도까지 실리상 백이 앞서있는 상태. 중앙 백대마가 무난히 살고 끝내기에 돌입하면 흑이 덤을 내기가 조금 부담스러워 보인다. 다음 착수가 어려운 장면도에서 흑은 중앙 백대마의 삶을 둘러싸고 총공격을 감행하기로 결행! 흑1의 먹여침부터 단서를 구한다. 빅을 만드는 수단을 없애버렸기 때문에 실리적으로 손해지만 이런 것은 작은 부스러기에 불과할 뿐이다. 먹여침을 통해 흑의 끊기는 수단을 차단한 후 흑7까지, 독사의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백 대마 전체를 삼킬 기세다. 실전진행 (백대마, 전멸!) 결과적으로 흑1의 먹여침이 백대마를 몰살시킨 독침이 됐다. 백은 살길을 모색하지만 활로가 보이질 않는다. 백을 포위하고 있는 흑돌이 적재적소에 활용되며 두터움이 똬리를 튼 모양. 이하 흑12의 수순까지 백은 꼼짝없이 포위되며 바둑판 절반에 가까운 코끼리 대마가 전부 횡사하고 만다. 사활을 둘러싼 국면에서 깊은 수읽기를 통해 과감한 공격을 감행하는 최철한 9단의 엄청난 화력을 보여준다. 장면도2 (과감한 사석작전) 중국의 창하오 9단과 맞닥뜨린 제5회 응씨배 결승3국. 최철한 9단의 흑번이다. 국면을 살펴보면 흑이 중앙 쪽 돌을 사석으로 활용하며 좌하를 크게 접수하려는 장면. 흑17을 두드리자 좌하 백 두 점이 바람 앞에 촛불이다. 잡을 수는 없어도 최대한 공격의 이득을 보면 흑이 미세하나마 괜찮은 흐름이라 진단하고 있는데…. 실전진행 (강한 공격만이 능사는 아니다!)) 백은 좌하가 흑에게 통째로 들어가면 패배가 물 보듯 뻔하다. 최대한 피해를 보지 않고 타개를 해야 하지만 쉽지가 않다. 그러나 이하 백25의 수순까지 백은 큰 피해를 보지 않고 선수로 깔끔하게 타개하고 만다. 어떻게 이런 일이? 결론적으로 보면 흑의 우직한 공격이 되레 백의 삶을 순조롭게 해준 것으로 밝혀졌는데, 수순 중 흑8이 패착으로 지목된 수. 흑의 유연성이 부족했던 장면이다. 참고도 (승기를 잡는 수순) 당시 검토실에서 승리를 낚는 수는 다음과 같았다. 흑1로 한 발 늦추는 것이 좋은 수. 백6까지 흑의 포위망을 탈출한 모양이지만 타개한 모양이 별로 개운치 못하다. 흑7로 밀어가는 수가 짭짤한 이득이며 선수를 잡아 흑9의 자리를 차지했으면 흑이 조금 남는 형세로 판명. 강력한 공격보다는 유연한 공격을 통해 실리의 균형을 맞춰나가는 발상이 필요했던 장면이다. 강한 공격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단편적 실례. 장면도3 (타개가 가능할 것인가?) 최철한 9단의 최대 장점은 무엇일까? 많은 바둑팬들은 그의 바둑이 두터움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서운 공격력이라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의 바둑은 공격만을 주무기로 하지 않는다. 타개 또한 강렬하기 그지없다. 장면도는 최철한 9단의 첫 타이틀 획득 무대였던 2003년도 제8기 박카스배 천원전 결승3국. 원성진 5단의 백번으로 장면도는 중앙 백모양과 흑의 실리로 나뉘며 팽팽히 맞선 형세. 흑1로 중앙을 가르고 나온 수가 배짱이 좋다. 백세력이 말을 하는 곳이다. 과연 이렇게 나와도 되는 것일까? 백2로 한 발짝 물러나자 흑7까지 교묘히 선수 활용을 하고 흑9로 더 깊숙이 파고 들어간다. 백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듯 12로 끊었는데…. 실전진행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 흑1이하 타개하는 수순이 눈부시다. 흡사 백의 눈밭을 헤집고 다니는 검은 표범의 질주가 연상된다. 선수활용 된 돌을 철저히 이용해 중앙 백진을 허물어뜨려 실리의 균형을 무너뜨린 장면. 이처럼 최철한 9단의 바둑은 유연함보다는 강렬한 수들의 연속으로 승기를 잡아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면들이 그의 바둑을 ‘올인 바둑’이라 부르며 높이 평가하는 이유가 아닐런지….  2006년, 최철한 9단의 최대 목표는 아마도 세계기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10년 동안 무적을 자랑하던 이창호 9단의 철옹성에 금을 가게하며 국내기전 2관왕을 장식한 최철한 9단이, 신4인방 구도 속에 펼쳐나갈 라이벌전에서 얼마만큼의 성적을 거둘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올 한해에도 최철한 9단의 멋진 명국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에, 바둑팬의 한 사람으로써 행복함을 느낀다. * 기보가 안보이시는 분들은 여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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