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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근태, 가끔은 깡패가 날 건드려 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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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강호 고근태 3단이 박정근 초단을 3대1로 누르고 제10기 박카스배 천원전 우승을 차지했다. 두 기사 모두 이세돌 9단, 박영훈 9단과 같은 강자들을 연파, 기세를 타고 결승에 진출한 만큼 거는 기대 또한 컸던 것이 사실. 안관욱 5단 문하의 고근태 3단은 2002년 지역 연구생(대전) 출신의 첫 타이틀 홀더. 개인적으로도 생애 첫 우승이란 점에서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30분여의 복기를 마친 뒤, 시원스런 웃음으로 기쁨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고근태 3단을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만나 보았다.  축하한다. 생애 첫 우승이라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우승한 기분은?- 무척 기쁘다. 부담이 있었는데, 타이틀을 따서 기쁘다. 앞으로 더 잘해야 겠다는 부담감도 생긴다. 지금 보고싶은 사람은? - 부모님이다. 어머니는 시합을 지고 와도 항상 변함없이 대해주셔서 감사하고, 아버지는 항상 내가 바둑둘 때 열심히 봐주셔서 힘이 난다. 중학교 수학 선생님이신 아버지 기력은 기원3급 정도 이신데, 늘 생중계를 보시면서 집에서 함께 복기를 나누기도 한다. 프로기사를 하게 된 것도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그리고 지역 연구생이 된 이후 줄곧 돌봐주신 안관욱 사범님께도 감사드린다. 지금 무척 좋아하실 것 같다^^. 존경하는 기사는 누구인가? - 인품도 좋으신 유창혁 사범님을 존경한다. 바둑 스타일로는 이세돌 9단 같은 스타일을 좋아 한다. 고근태 3단 본인은 프로기사로 치면 어느 기풍에 가깝다고 생각하나? - 나는 이창호 9단에 가깝다. 싸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네 판의 결승 대국 중 가장 어려웠던 대국은? - 결승 한판 한판 모두 부담도 컸고 어려웠다. 우승하기 까지 기억에 남는 대국이 있다면? - 16강전에서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가 나빴는데, 이세돌 9단이 착각해서 이겼다. 여자친구는 있나? 그리고 평소 취미생활은 무엇인가? - 여자친구는 아직 없다. 취미로는 운동, 그 중에서도 축구를 좋아하는 편이다. 또 프로기사 야구회에 소속되어 좌익수를 맡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 우승을 거의 휩쓸다시피 할 정도로 대단했다. 아마대회와 프로대회의 차이점이 있다면? - 아마대회는 하루, 이틀에 몰아서 끝내기 때문에 분위기가 상당히 스피드 하다. 요즘 프로기전도 속기전이 많이 생겼는데, 아마 대회는 대부분 속기전이고. 아마대회에 많이 참가하면서 느낀 점은 연구생쪽 바둑과 아마추어쪽 바둑은 상당히 틀리지만, 분명 얻을 수 없는 무언가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기자 : 구체적을 예를 든다면?) 음, 계산 바둑(연구생)과 힘 바둑(아마)의 치이라고 하면 될까? 아마추어 시절의 성적과 비교했을 때 입단 후 바로 성적이 나타나질 않아서 좌절했던 적은 없나? - 입단 후 1년정도 까지는 두면 질 때가 있었는데, 확실히 프로가 세다는 느낌이 들었다. 신비감도 있었고. 그러다가 인터넷으로 바둑을 많이 두니까 그런 느낌도 많이 없어지더라. 최근 사이버오로에서 하고있는 세계인터넷바둑대회에도 참가했나? - 참가했는데, 몇 판 못 두고 떨어졌다. 고근태 3단은 대전 지역 연구생 출신이다. 이번 우승도 지역 연구생 중에서는 처음이라 자긍심이나 부담감도 있을텐데… - 지역 연구생은 아버지의 권유로 하게 됐다.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서 실전 연습도 쌓을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연구생 생활과는 다르지만, 돌이켜 봤을 때 도움이 많이 됐다. 앞으로 자라 날 지역 연구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일부에서는 지역 연구생이라고 해서 약간의 편견을 가진 분들이 계신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어디서든 열심히 하면 실력은 반드시 나온다고 생각한다.  여러 내로라하는 강호들을 연파하며 주목을 끌었다. 경험 많은 강자들이 줄줄이 탈락한 것에 비해 무명 신예 박정근 초단이 결승 상대자로 정해졌을 때 소감이 좀 달랐을 것 같다. 어떤가? - 주위에서는 오히려 결승전이 쉬울 거라는 말씀들을 하셨는데, 서로 기세를 타고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었다. 초단이고 나이도 나보다 어렸다면 모르겠는데, 나보다 한살 많은 형이라서 오히려 신경을 안 쓰게 됐다. 그냥 서로 좋은 기회에 만났다고 생각했다. 프로기사로서 좌우명이 있다면? - 끝나고 나서 후회하지 않는 바둑을 두는 것이 목표다. 그런데 거의 후회를 한다^^. 이기면 좀 덜한데, 지면 너무 후회 될 때가 많다. 기자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세계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는 점이 가장 큰 혜택인 것 같다. 고근태 3단이 생각할 때, 이 대회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세돌이 형, 조훈현 국수님, 조영이 형을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는데, 실력으로는 나보다 더 쎈 기사들이다. 이제 타이틀을 딴 만큼 쉽게 지는 모습을 많이 안보이고 싶다. 앞으로가 중요한 것 같다^^. 만일 이 대국에서 져서 마지막 승부까지 갔더라면 심정이 어땠을 것 같나? - 솔직히 3국에서 깔끔하게 3-0으로 이기고 싶었다. 만약에 이 대국을 졌더라면 크리스마스도 사이에 있는데, 무지 찜찜했을 것 같다(최종국 날짜는 12월 29일이 예정이었다).  올해 신예기전에서 두번 모두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중요한 승부에서 지고 난 뒤에 슬럼프 같은 것은 없나? - 나 같은 경우는 준우승 몇 번 한다고 해서 낙담하는 성격이 아니라, 그냥 운이 안 좋았다고 덤덤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천원전은 큰 대회라 이번에 졌으면 어땠을 지 잘 모르겠는데, 보통은’ 다음 대회를 잘 준비하자’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중요한 승부에서 졌을 땐 어떻게 달래는 편인가? - 그냥 혼자 노래 부를 때도 있고, 별다른 것은 없다. 가끔 길을 지나가다가 ‘깡패들이 한번 나를 건드려줘 봤으면’ 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하하하. (기자: 싸움은 해 봤나?) 안 해봐서 잘 모르겠는데, 못하는 것 같다^^. 그냥 기분이 안 좋아도 웃음으로 넘기는 편이다. 천원전 타이틀을 획득함으로써 내년 1년동안 세계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었는데, 세계대회에 나가는 각오는? - 음… 일단 ‘첫판은 지지말자’ 이다. (웃음) 세계대회 우승은 언제쯤 할 것 같은가? - 지금 내 실력이 많이 약해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 얼마전에 한국외국어 대학교 중국어과에 수시 입학했다. 학교도 열심히 다니고 바둑 공부도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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