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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공격과 속기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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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간의 2대 2 싸움으로 압축된 준결승전부터는 3번기로 진행된다. 단판승부에서 생길 수 있는 변수의 여지는 그만큼 줄어든다. 최철한과 맞붙은 뤄시허는 반상 위에서 가장 빠른 손. 웬만해선 초읽기에 몰리는 법이 없다. 그의 상대자는 그의 실력보다 초속기를 경계대상 1호로 삼아야 할 정도이다.  제10회 삼성화재배 준결승전 제1국 ○최철한 9단(한국) ●뤄시허 9단(중국) - 장소 : 인천 파라다이스호텔 - 날짜 : 2005. 12. 13 - 결과 : 229수끝, 흑불계승 장면 (노림 품은 젖힘) 승부처에서 시간이 없는 건 치명적 악재. 미묘한 순간에서, 중요한 장면에서 초읽기 압박을 받은 최철한이 공격에 실패하며 편치 않은 형세. 낙담하는 그를 향해 뤄시허는 쇄기를 박는다. 평범한 선수끝내기로 보였던 흑1이 비수를 품은 젖힘. 늦출 여유가 없기도 하지만 즉각 대응한 백2는 무리수였다. 어떤 수단이 있을까? 실전진행1 (반발 성립) 중국기사 사이에서 3대 애주가로 통했던 뤄시허는 결혼과 함께 술을 끊고 연구에 매진하며 부쩍 성적을 내고 있다. 흑1로 끊어가는 수가 성립한다. 패를 내주어서도 안 되므로 백4. 그러나 흑5로 탄력을 불어넣자 잡기 어려운 돌이 되어 버렸다. 실전진행2 (완생) 이번 대회부터 제한시간이 1시간 줄어든 것은 뤄시허에게는 분명 희소식. 상대방을 초읽기로 몰아넣은 뒤의 운영이 한층 돋보였다. 수가 만들어지는 상황. 15에 이르러 흑은 완생의 형태를 갖추었다. 수순을 보면 고개가 끄떡여지더라도 결행하기까지에는 수읽기와 용기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참고도1 (꽃놀이패) 도중에 갈래는 몇 가지가 있지만 무조건 포획하는 방책은 없다. 이하의 참고도는 <실전진행2>의 변화도. 백1로 젖혀서 눈을 빼앗는 것은 흑2쪽의 단점을 감당하지 못한다. 흑의 꽃놀이패. 참고도2 (맞보기 삶) 적시에 적소를 찌르는 날카로움. 유난히 수가 잘 보이는 날이 있지만 실수를 연발했던 예전의 뤄시허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백1로 석점을 따내면 흑2로 살짝 늦춘다. A와 B의 곳에 눈만들기가 맞보기. 참고도3 (저항 불가) 종국 이후의 상황 설명도. 약점 때문에 백1로 안형을 박탈하러 갈 형편이 못 된다. 승패와 무관하더라도 좌상에서 수를 내는 일련의 수순은 뤄시허의 번뜩이는 재기와 오늘 바둑의 내용을 총괄하는 대목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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