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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림수 격퇴시킨 콤비 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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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다, 최철한! 드라마틱한 역전극이었다. 초장에 2패를 당하고선 불씨조차 꺼진 듯했다. 이창호로부터 연거푸 세 판을 따내기란 불가능하다며 모두들 고개를 저었다. ‘천적이란 이런 것’을 시위하는 강렬한 뒤집기였다. 최근의 타이틀전에서 피치를 올리며 사슬을 끊어가던 이창호는 중차대한 승부에서 가슴에 사무칠 패배를 안았다.  제10기 GS칼텍스배 결승5국 ○이창호 9단 ●최철한 9단 제10기 -장소 : 한국기원 -날짜 : 2005. 12. 01 -결과 : 141수끝, 흑불계승 장면 (재앙의 그림자) 국내 최대인 5천만원의 우승상금. 아울러 다음 기부터 도전기제로 변경됨에 따라 최종국의 가치는 엄청나다. 우변 흑진의 경계선이 그어진 뒤 백1이 진작부터 품고 있던 즐거움. 이윽고 백3이 떨어졌다. 판을 결정짓겠다는 강렬한 끼움. 동시에 ‘끝났다’는 검토진의 이구동성. 과연 맥이었을까. 참고도1 (간명한 처리) 이창호는 유리한 상황에서 좀처럼 ‘멋’을 안 부린다. 형세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을까, 멋진 피날레를 장식하고 싶었던 걸까. 끼우는 맥(?)을 동원할 필요 없이 백1부터 이득을 보고 나서 하변을 단속했더라면 나쁘지 않는 형세였다. 참고도2 (끼움수 방비)참고도2 (끼움수 방비) 백1 때 흑2를 먼저 두면 백A가 방비된다. 아낄 필요도 없고 결정을 서두를 필요도 없는, 항상 백3과 교환될 자리를 생략한 것이 결국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한동안 고심했던 정황을 볼 때 최철한이 의도적으로 빠뜨린 건 아닌 듯하다. 참고도3 (백의 기대) 흑1쪽에서 받아주면 흠집을 낸 만큼 백의 이득. A의 곳 단점을 남겨 놓아 적어도 ▲ 석점은 수확할 수 있다. 또 흑3으로 B에 지키면 백5, 흑4 때 백C로 끊어가는 후속타가 대기하고 있다. 참고도4 (낭패) 따라서 1쪽에서 몰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이후의 대응책. 흑3은 연구가 부족하다. 백4로 끊기는 순간 수렁에 빠져든다. 백6 다음 흑A, 백B, 흑C는 구걸이나 다름없는 도강(渡江). 중앙에 백집이 통째로 생긴다. 실전진행1 (회심의 콤비 블로) 불확실한 연결고리. 하염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까만 어둠 속에서 머리를 눌러간 흑3이 길을 밝혔다. 나아가 축을 나간 흑7이 또 다른 축을 보는 묘착. 이 두 방으로 최고의 왕관을 썼다. 참고도5 (연결 급급) 축인 줄 알면서 움직여나간 것이 기발하면서도 용의주도한 수순이었다. 흑1은 단지 연결에 급급하는 수. 공배를 놓으며 연명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실전진행2 (상황 역전) 보류한 교환 하나가 촉각을 건드렸을까. 한방으로 주저앉히려다 되레 역습을 맞았다. 하지만 끼움수가 놓일 때만 해도 재앙의 그림자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흑은 잡혔던 ▲ 두점이 살아나며 △ 석점을 거두어 들였다. 거기다가 백의 두터움을 지웠고 12로 돌입하는 덤까지 얻었다. 그 사이 백이 한 일은 좌변에서 벌어들인 미미한 소득뿐. 〈참고도1〉과는 비교조차 안 된다. 참고도6 (축) 141수만에 끝난 비교적 단명국이었지만 각자에게 주어진 제한시간 4시간을 소진한 열전. 백1로 몰면 물론 축이다. 그러나 흑2로 백 석점도 축에 걸린다. 축을 나갔던 ▲가 교묘하게 역할을 한다. 백3으로 A에 넘어가는 정도로는 승부를 맞출 수 없다. 참고도7 (파탄) 축으로 잡지 못하므로 백1. 그것 역시 대안이 되지 못한다. 흑은 2로 몰아간다. 변화를 줄이기 위해 백3으로 따내도 흑4에서 6으로 △ 석점이 옴싹달싹할 수 없는 처지. 참고도8 (대동 소이) 변화의 여지는 있지만 실전보다 백이 나은 결과는 얻기는 어렵다. 백1로 나가도 득이 되지 않는다. 항복 선언을 하며 이창호가 맨 먼저 가리킨 수가 〈장면〉 백3이었다. 징크스가 되살아난 듯한 충격적인 2연승 후 3연패. 최철한은 이창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3관왕에 올라섰으며, 상대전적(14승 13패)에서 한 걸음 앞서 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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