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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잡은 패의 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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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 부산대회의 대미를 장식한 판은 한일전. 3국이 공히 2명씩 남은 상황이므로 여기서 이긴 팀이 첫 판 부전의 이점을 안은 중국과 대등한 입장에 선다. 후반으로 갈수록, 단기승부로 좁혀질수록 이기고 지느냐는 더 큰 차이로 와닿는다. 그리고 다음 대국부터는 다시 적지(중국 상하이)로 날아가야 한다.  제7회 농심신라면배 제10국 ○다카오 신지 9단(일본) ●조한승 8단(한국) - 장소 : 부산 농심호텔 - 날짜 : 2005. 11. 28 - 결과 : 263수끝, 흑2집반승 장면 (질문 던진 잽) 조한승은 한국랭킹 5위. 타이틀 하나 없이 ‘4천왕’을 바짝 뒤쫓고 있다는 건 본선무대에서 왕성한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기전서열제에 따라 본인방을 보유 중인 다카오 신지는 일본랭킹 3위. △에 의해 중앙 흑대마가 좇기고 있다. 순순히 달아나는 건 무미건조하다. 흑1이 조한승의 잽. 어느 쪽을 이을 것인가, 질문을 던졌다. 실전진행1 (경과수순) 초반 좌상에서 실점한 흑은 흔들기와 버티기를 총동원시킨 끝에 반전의 실마리를 잡았다. 백1로 붙였을 때 흑2가 교묘한 시기의 응수타진(그 전에 ▲로 호구친 수도 미묘하다). 백3은 집으로 손해 보지 않겠다는 의지. 그 대신 폭탄을 안았다. 참고도1 (후퇴하면 안전) 우하귀는 백1로 한발짝 물러서면 안전하다. 7까지 아무 탈 없이 살 수 있다(흑2로 7에 치중해도 백4로 산다). 그러나 흑4를 당하며 백집이 4집뿐. 이렇게까지 참을 수 없노라며 다카오는 한껏 저항했다. 실전진행2 (엉뚱한 전환) ‘탁월한 감각에 비해 힘이 약하다’는 평을 듣는 다카오는 초중반에 보여준 고급 감각과는 달리 돌이 엉키는 후반에 접어들며 행마가 헝클어졌다. 우하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앞서 △는 겉으로는 공격하는 모습이지만 우하의 패를 의식한 색채가 배어 있다. 흑의 숨통을 조이면 패를 걸 기회를 봉쇄한다는 계산. 그런데 느닷없이 우상으로 기수를 돌린 건 일관성이 없다. 14로 둘러싼 하변 흑집이 너무 크게 났다. 참고도2 (강력한 패) ▲로 강화됐으므로 중앙 흑대마에 대한 백의 팻감은 듣지 않는다. 형편이 그러하기 때문에 우하의 패를 진정으로 걱정해야 한다. 백1로 욕심을 부리면 이제야말로 흑2가 날아든다. 흑4가 자랑스러운 팻감. 백은 팻감도, 대책도 없다. 참고도3 (무량대가) 패가 발목을 잡았다. 그쪽을 신경쓰는 통에 자꾸만 몸이 움츠러들었다. 패를 방비한 우하는 계속해서 백1로 따내야 체면이 선다. 하지만 8까지 불어나는 흑집의 규모를 감당할 재간이 없다. 또한 우상귀는 흑A로 붙이는 끝내기가 있어 백D까지 집이 줄어든다. 바꿔치기는 백의 손해. 참고도4 (약점 보강) 단점을 보강하는 대비책이 없었던 건 아니다. 백1의 건너붙임. 한점을 희생해서 양쪽을 연결할 수 있다. 그런 다음 백A로 패를 따내거나 우상귀를 정돈하는 백B. 시시각각으로 일어난 바꿔치기로 인해 형세판단이 어려웠으나 조한승은 눈부신 추격전으로 우승길에 등불을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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