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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박자 늦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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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전은 모양상으로 한국과 중국의 2파전이지만 무게 중심이 한국쪽으로 확연히 기울어진 상태였다. 한국 6, 중국 2. 수적으로 압도할 뿐만 아니라 이세돌 이창호 최철한, 랭킹 1～3위가 건재했다. 7번째 우승은 기정사실로 비쳤다. 여태 첫 우승의 목마름을 풀지 못한 중국은 뤄시허와 후야오위로는 역부족인 듯싶었다. 예상도에 살짝 금이 갔다. 이세돌이 뜻밖의 고배를 들고, ‘집안싸움’까지 겹쳐 준결승은 2대 2의 구도. 만심할 수 없게 됐다.  제10회 삼성화재배 8강전 ○김명완 7단(한국) ●후야오위 8단(중국) - 장소 : 삼성화재 유성연수원 - 날짜 : 2005. 11. 16 - 결과 : 240수끝, 흑불계승 장면 (최대의 승부처) 처음으로 선 세계무대에서 8강까지 도약한 김명완은 선전했으나 마지막 고비에서 발목을 잡혔다. 흑은 6의 곳 단점이 신경쓰이는 부분. 흑1은 은근히 △를 엿보는 적극책이며 흑3도 그냥은 이어주기 싫다는 같은 맥락의 수이다. 그러나 엉거주춤한 이 수들은 달가운 평가를 못 받았다. 흑5는 가의 건너붙임이 노림, 백6은 그 수의 방비. 참고도1 (보편적) 얕은 △에 이어 투박한 □의 삭감이 말해주듯 백이 나쁘지 않는 국면이다. 그런 판단에서 후야오위가 적극적인 자세로 나온 듯하다. 그러나 흑1 정도가 보편적인 응수. 백2로 틈새를 찔러 오면 흑3으로 충분히 싸울 수 있다. 참고도2 (백의 의도) 백이 의도하는 바는 이 그림. 흑이 좌하귀를 살릴 때 백4로 가르고 나가면 흑 여섯점을 다그칠 수 있지 않느냐는 것. 물론 이대로라면 백의 우세는 더욱 탄력을 받는다. △와의 연결도 자연스러워진다. 실전진행1 (혼전) 끊긴 순간 엷어진 흑이 위기인 듯싶었으나 후야오위의 반격이 교묘했다. 수읽기가 정교했다. 하변 백을 포위하는 흑2. 잡혀서는 안 되므로 백3부터는 필사적인 탈출이다. 좌하 흑백도 엉켜 있어 대혼전. 참고도3 (실패작) 백1로 젖히면 좌우가 연결될 것 같으나 흑2에 곤란해진다. 이제 와서 △를 버리는 건 말이 안 되므로 백3. 8까지의 바꿔치는 백의 실패작이다. 더욱이 □ 두점도 고립될 처지. 참고도4 (성급한 공격) 시간이 없는 경황에서도 두 기사는 나름대로 최선의 길을 좇아 갔다. 먼저 귀에 손을 돌린 <실전진행1> 흑12는 정수. 공격일변도를 외치다가는 되레 자기 꾀에 빠진다. 백14는 다음에 A와 B를 맞보기로 삼는 호수. 참고도5 (역시 무리) 흑1로 수순을 비틀어도 결과가 나아지지 않는다. 이번에는 백2가 선수. 백4로 좌하 흑을 제압할 여유를 가진다. 흑5는 무리. 백8에 응수가 없다. 집으로 손해였지만 △로 끊어둔 수가 효과를 나타낸다. 또 흑5로 7은 백5. 계속해서 흑A로 씌워도 백B～F로 솔솔 빠져나간다. 실전진행2 (전선 이탈) 내내 평화롭기만 하던 반상이 서로의 옷깃이 스치자 제대로 몸싸움을 벌였다. 당면 초점인 좌하의 수상전은 흑이 안 된다. 대신 수상전으로 몰아가면서 듣는 수들이 여럿 된다. 후야오위를 그런 점을 담아두었다. 흑5가 하나. 오른쪽 백을 공격하는 데 보탬이 된다. 심장싸움에서 김명완이 졌다. 몸을 사리고 만다. 백8은 전선 이탈. 흑9로 붙여 패가 됐고, 동시에 흐름이 흑쪽으로 넘어갔다. 참고도6 (일단은 접수) 수가 뻔히 보이는 좌하. 오른쪽 백이 위급할지언정 그곳을 외면한 태도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백3으로 수상전은 백승. 염려가 되는 오른쪽은 흑8이 최강의 화살이긴 하나 백을 잡기는 힘들다는 판정. 지극히 한 부분에 불과한 이 변화도는 되레 흑이 위험하다. 도중에 △를 공격하는 노선 변경도 생각되지만 실전보다 승부가 한층 복잡해진다. 참고도7 (한 박자 빠른 절단) 고전에 빠진 근본 요인은 한 박자 늦은 반격에 있었다. 거슬러 올라가, 좌상 백을 보강하려 한 <장면> 백4가 빨랐다. 본도처럼 백1로 먼저 끊었으면 확실했던 것. 흑이 역습을 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삼성화재배에 강한 후야오위는 4번의 본선진출 중에서 3번이나 4강에 오르는 실적을 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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