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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을 이고 스피드를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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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를 동반한 전투! 재능에 비해 내세울 실적이 없던 평범한 고수 뤄시허. 손부터 나가는 경솔함이 좌초하는 원인이 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상 최고의 속사포인 그에게 제한시간 단축은 희소식이 됐을까. 마치 복기하는 듯한 동작. 한번 타기 시작한 리듬은 오늘따라 돋보이게 정곡 정곡을 찔러댔다.  제10회 삼성화재배 8강전 ○뤼시허 9단(중국) ●이세돌 9단(한국) - 장소 : 삼성화재 유성연수원 - 날짜 : 2005. 11. 15 - 결과 : 240수끝, 백불계승 장면 (뤄시허의 대담성) 좌하 빵따낸 자리는 백의 성공을 말해주는 전흔(戰痕). 우세를 잡은 뤄시허는 그 뒤로도 집짓기 노선이 아니라 탱크처럼 밀어붙이는 적극성으로 끈을 놓지 않았다. 흑이 ▲로 지킨 장면에서 백1의 돌격. 우하 백이 신경쓰일 법도 한데 대담한 배포가 아닐 수 없다. 참고도1 (유연한 발상) 유연하게 간다면 백1의 벌림. 그러면 흑도 2로 벌려갈 것이다. 흑2가 놓이면 백A의 침입에 제약이 따르기 마련. 뤄시허는 흑2가 오기 전에 침입을 단행하는 과감성을 나타냈다. 참고도2 (실리 손실) 막상 당하고 나니 공격하고픈 절실한 마음만큼 뚜렷한 방책이 안 보인다. 흑1은 백2 한방이 따끔하다. 그렇다고 흑1로 2에 지키긴 더 싫다. 흑5로 뛰쳐나가도 흑집이 깨진 것만큼 공격으로 만회하기 힘들다. 우하 백은 A로 봉쇄당하더라도 B면 완생. 언제든지 백이 살 여지가 있으므로 완만한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실전진행 (빵따냄 위력) 아무래도 성적이 떨어지는 상대방이 속기를 부르짖을 경우 반대편에서의 장고는 멋쩍은 기분이 없지 않을 게다. △까지 들어올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걸까. 흑1의 마늘모는 상투적인 공격이나 백4가 아프다. 흑5 이하는 집의 열세를 보충하기 위한 실리 확보책이지만 빵따낸 두터움의 위력이 실로 크다. 흑13으로 자중했음에도 백14가 매서운 급소 가격. 두터움을 활용하는 이 수 또한 훌륭했다. 참고도3 (실속 없다) 오전의 실패에 마음이 상한 이세돌은 끼니를 거르는 ‘공복 투혼’을 불살랐지만 좀처럼 형세가 호전되지 않았다. 흑1의 후퇴는 백2로 끌어 안에서 쉽게 보금자리를 편다. 흑3이 중복의 형태. 백이 살아 버리고 나면 전혀 실속이 없다. 참고도4 (선후수) 흑1은 백의 두터움을 빼앗는 의미를 지니는 대신 선후수가 달라진다. 백6이 커다란 벌림. 큰 곳이 널려 있는 상황에서 후수를 뽑는 건 발이 느리다. 참고도5 (이세돌의 후회) 그후 실전에서는 흑A로 막는 바람에 선수를 빼앗겨 좌상 ▲들이 고립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런 이유에서 국후 이세돌은 흑3으로 먼저 움직이지 않은 것을 크게 아쉬워했다. 백4로 A에 건너면 흑4로 젖힌다. 예상치 못한 패배. 뤄시허는 거듭되는 이세돌의 변화구와 흔들기를 격퇴한 끝에 첫 세계대회 4강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제시한 장면은 일부분이지만 뛰어드는 용기와 수읽기의 뒷받침, 승리할 자격은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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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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