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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있는 남자의 색깔있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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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해처럼 한국과 중국은 선발전을 통해, 일본은 추천기사로 진용을 꾸렸다. 그 결과 와일드 카드 이창호만 연속 출장했을 뿐 한국과 중국은 전원 물갈이가 이루어졌다. 치열한 선발전은 이세돌 최철한 박영훈을 외면했고, 중국도 톱랭커 구리와 저우허양을 하차시켰다. 그만큼 실력이 평준화됐으며, 녹다운제 단판 승부는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  제7기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제3국 ○류재형 7단(한국) ●류싱 7단(중국) -장소 : 베이징 징광호텔 -날짜 : 2005. 10. 14 -결과 : 227수끝, 흑불계승 장면 (때이른 난국) 총 4국 소화하는 1라운드의 대미를 장식하는 판. 중국은 삼성화재배 예선에서 승리한 적이 있는 류싱을 류재형의 상대로 내세웠다. 속기와 전투에 능하고, 독특한 색깔을 지닌 기사라는 평가. 하변 두터움의 활용과 견제가 당면 초점에서 백1～5는 지나친 느낌이 없지 않다. 흑6이 통렬한 가르기. 때이르게 난국에 직면했다. 실전진행1 (경과수순) 평이한 수순이 나열될 것 같았던 정석 과정에서 흑9 이하가 류싱의 색깔있는 감각이다. 독특한 두터움 쌓기. 흑9로는 A에 두고 백10일 때 B로 굳히면 가장 일반적이다. 참고도1 (유연한 착상) 두터움을 견제하는 구상은 여러 가지. 다음 한수는 기풍과도 밀접한 관련가 있을 것이다. 한발 멀리, 한줄 높은 백1은 유연한 착상. 흑은 2쪽에서 다가서고 백3으로 두터움을 지우는 진행이 예상된다. 참고도2 (독단) 설마 들여다본 데 이어는 이 그림을 주문했을까. 백4까지는 일방적인 기대. 이보다 잘될 수는 없다. 또 흑1로 3에 이으면 백A. 역시 더할 나위 없는 호형이다. 참고도3 (양쪽이 다급) 상대방이 응수하지 않은 곳을 1로 끊을 수 있어야 △의 체면이 선다. 하지만 귀의 흑이 살고 나면 다급해지는 쪽은 백. 백11로 움직이면 16까지 아래쪽 백이 횡사하며, 백11로 12에 꼬부리면 흑A로 우변 한점이 제압당한다. 참고도4 (두칸이 한계) 결점을 안고서 철벽 속으로 다가가는 건 과잉 의욕. △로 갈라쳤다면 두칸벌림이 한계였다. 흑2로 약점을 다스리면 백3부터 실리를 벌어들이고, 흑2로 A라면 백B로 뛰어둔다. 실전진행2 (악수 교환) 20여분만의 결단인 백1은 작전실패를 말해주는 줄행랑. 수나누기를 해보면, 처음에 단순히 백1로 뛰고 흑▲일 때 △에 뛰어들어 흑2와 악수 교환한 것과 같다. 백7부터의 도려내기는 〈참고도5〉를 없앤 매우 큰 수. 참고도5 (실리책) 흑은 실리노선을 따를 수도 있었던 곳. 흑1이 △의 준동을 제어하며 3부터의 후속 압박도 보장받는 상당한 수이다. 아마도 류싱은 백2에 의해 □들이 안정해 버리는 것을 싫어한 모양이다. 이를 테면 실전진행에는 공격 의지를 담았다. 참고도6 (통렬한 공격) 〈참고도5〉를 잃은 흑이 A로 우하귀의 실리에 연연한 것은 손따라 둔 느낌. 나약한 백을 흑1부터 공격했더라면 더욱 기세를 떨칠 수 있었을 것이다. 하변에 흑의 철벽이 대기해 있어 B쪽의 출구는 막힌 거나 다름없으며 C의 약점도 거슬리는 백이다. 류재형은 맹공을 피하긴 했으나 우변 백말이 끝까지 짐이 됐고, 류싱의 두터운 공격과 정밀한 형세판단 앞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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