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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집에 울고 웃은 흉내바둑
왕레이 4단, 위빈9단 따라서 84수까지 흉내바둑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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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공식대국에서 보기드문 흉내바둑이 중국프로기전에서 나왔다. 6월20일 벌어진 제18기 중국명인전 8강전에서 중경 출신의 신예기사인 왕레이(王雷) 4단이 백을 잡고 위빈9단의 행마를 그대로 흉내를 내어 둔 것. 그러나 결과는 최종 흑을 쥔 위9단이 반집승을 거두며 4강에 진출했다. 흉내바둑은 중국에서는 “동파바둑(東坡棋)”이라고도 하는데 과거의 시합규칙에서는 흑이 덤이 없거나 아주 적기 때문에 우칭위엔(吳淸源)시대에 일본바둑계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냈던 바둑이다. 우칭위엔이 1929년 처음으로 그의 일생의 최강의 상대인 기타니미노루와 대국을 벌일 때 둔 것이 흉내바둑이다. 흑을 잡고 먼저 둔 우칭위엔이 먼저 천원에 놓은뒤 이후 기타니가 둔 곳과 대칭되는 곳에 똑같이 착수를 하여 63수까지 이르렀다. 이에 당황한 기타니는 심한 부담감을 느껴 심판에게 항의를 하였다. 훗날 우칭위엔은 지난 날을 회고하면서 “당시 흑이 덤이 없어서 내 추측으로 만약 계속 둔다면 흑은 결국 2~3집승을 할 것이다. 기타니가 몇차례 방을 나가고 불만이 가득했는데 아마도 흉내바둑의 전략을 이해못한 듯하다.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초반 나의 형세는 아주 좋았지. 63수까지 두고나서 나는 흉내바둑을 멈추었고 국면은 나의 우세였지. 하지만 내가 잠시 부주의하여 기타니의 묘수에 그 판을 지고 말았지.”라고 말했다. 보통 흉내바둑은 흑이 첫 수를 천원자리에 놓은 뒤 흑은 이후 백의 착수를 그대로 대칭된 모양으로 따라서 두는 일반적. 하지만 이날 두어진 흉내바둑은 보기드물게 백을 잡은 왕4단이 흑을 쥔 위9단을 따라서 84수까지 따라 둔 것.  ▲제18기 중국명인전 8강전에서 위9단(右)이 왕4단과 대국하고 있다 쌍방은 서로 축에 몰리면서 84수에 이르러서야 축머리의 이해관계로 인하여 흉내바둑을 끝났다. 이때의 형세는 좌상에서 우하로 대각선을 그어 놓은 듯한 모양을 하고 있었으며 그 이후 전투는 정말로 혈전이었다. 중앙 일대에서 흑백의 대마가 서로 엉켜서 생사의 싸움을 벌인 끝에 백을 쥔 왕4단이 흑대마를 잡았고, 노련미의 위9단은 사석을 이용하여 교묘하게 하변 일대의 실리와 세력을 확보해 나갔다. 왕4단은 비록 20여개의 사석으로 이루어진 대마를 잡았지만 열세에 놓인 왕4단이 흑집에 뛰어들어 삭감에 나섰으나 초읽기에 몰려 기회를 잡지못하고 뛰어든 돌이 잡히고 말았다. 이후 접근전이 계속되고 종반에 이르러서 관전하던 동료기사들은 모두 반집 승부를 예견했다. 흑이 결국 마지막 공배를 메운 후 계가를 한 결과 흑이 반면 8집을 남겼다. 덤이 7집반이니까 중국룰로는 3/4子를 이긴 것인데 이는 흑을 쥔 기사가 이길 수 있는 최소의 조건으로 한국룰의 반집에 해당한다. 두 사람은 대국종료후 20여분간 검토를 하며 여러가지 변화도를 놓아 보았다. 대국을 지켜본 동료기사들은 우하귀에서 왕4단이 수를 낼 수 있었는데 백이 238로 밀지 말고 끼워 붙였다면 승부는 바뀌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흉내바둑에 대해서 왕4단은 “이전에 시합에서 사실 두어 본 적이 있어서 이상할 것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위9단 역시 아주 흥미로운 듯이 “이전에 승단대회에서 상대가 흉내바둑을 둔 적이 있는데 이런 착수법은 아주 매섭다. 이번 대국에서 흉내바둑이 끝난 후 형세는 왕4단이 좋았던 것같다.” 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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