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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 상쾌, 통쾌… 후절수의 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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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5천만원을 향한 별들의 향연. 이번 대회부터는 조금 다른 색깔의 옷으로 단장했다. 아마추어도 참가하는 통합예선전, 24강전에서 32강전으로 확대된 본선, 돌가리기의 흑백 선택권 등이 달라진 점. 16국이 치러진 본선 첫날, 한중 맞대결이 일곱 판을 차지했다. 한국 아성을 위협하는 중국의 거센 도전이 LG배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 중 리더 이창호는 중국의 신병기로 떠오른 왕시와 격돌. 세계가 쫓는 이창호, 그를 공부하지 않고선 정상에 오르기 어렵다. 왕시도 철저한 연구와 대책을 수립한 듯 시종 괴롭혀 왔다. 게다가 수습능력까지 돋보인 하루였다.  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32강전 ○이창호 9단(한국) ●왕시 5단(중국) - 장소 : 서울 롯데호텔 - 날짜 : 2005. 05. 16 - 결과 : 206수끝, 백불계승 장면 (후절수의 맥) 어렵사리 판을 꾸려가던 이창호가 반전의 실마리를 푼 대목은 끝내기. 과연 전공분야였다.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며 미세한 형세로 몰아갔다. 묘한 점은 왕시로서는 야금야금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 계산해 놓지 않았던 곳을 앗겼을 때의 상실감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런 상황이 집중력을 흔들었다. 흑이 따낸 곳을 곧장 끊은 백1이 교과서에서나 나옴직한 후절수. 왕시의 착각이 이 맥을 파생시켰다. 가의 곳 패를 내포한 후절수이지만 꽃놀이패. 왕시는 몇 수 더 두다가 백기를 들었다. 실전진행1 (치명적 실수) 왕시의 단점은 강하게 몰아칠 곳에서의 잇단 웅크림. 계가바둑으로 승산이 충분하다고 내다봤으나 이창호의 끝내기는 그의 계산서에 없던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장면도에 이르기까지의 수순을 되짚어 본다. 왕시는 백1부터의 끝내기에 스르르 녹아내린다. 흑6이 치명적 실착. 참고도1 (차단 불가) <실전진행1> 백1로 붙여간 끝내기는 프로라면 한눈에 띄는 수. 흑이 그 한점을 잡아들일 수는 없다. 백2의 젖힘이 이어지는 맥. 8까지 3수 대 4수로 흑이 찌부러진다. 참고도2 (선수를 빼앗긴다) △에 맞끊어 간 수도 맥의 연속. 적시의 활용이다. 흑1은 백2가 선수가 되므로 안 될 노릇. 끝내기를 당하면서 선수마저 빼앗겨서는 곤란하다. 우하귀의 흑집은 4선까지 계산할 때 14집반(흑A로 따내고 B에 막은 경우. C의 곳 백의 반집을 뺀 수치). 실전진행2 (상용 수법) 백1로 몰고 나서 3에서 5가 후절수로 이끄는 상용 수법. 왼쪽이 자충인 흑은 6부터 뒤를 돌아가며 메울 수밖에 없다. 백11 다음 흑A로 따내서 〈장면〉의 형태가 이루어졌다. 아마 왕시는 백3의 수를 깜빡하지 않았나 싶다. 참고도3 (양패) 꽃놀이패가 나서는 끝장이다. 실전에서 발생한 패의 가치는 16집 정도. 흑은 팻감도 절대 부족하다. 혹시 백1로 뛰는 수만 생각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그것이라면 흑4, 6으로 메울 여유가 생긴다. 흑6 다음 백A에는 흑B로 따내서 양패의 형태. 참고도4 (왕시의 계산) 왕시는 백1로 받아주길 기대했다. 이 진행이면 4선까지의 흑집은 15집이 된다(A는 따낸 자리). <참고도2>와는 반집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 지극히 미세한 반집승부에서 승패를 움직일 수 있는 크기이다. 참고도5 (반집승부) 정수는 손을 돌리는 흑1. 백2를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우하는 12집의 흑집. <참고도4>에 비해 3집 줄었지만 흑1이 그에 상응하는 가치. 흑이 제대로 두었더라면 어느 쪽이 이길지 단언하기 어려운 박빙의 승부가 됐을 것이다. 후절수는 참고도를 통해서나 그려질 뿐 프로의 대국보에서 실제로 출현하는 일은 흔치 않다. 왕시로서는 40킬로미터 이상을 잘 달려오다 마지막 남은 트랙에서 힘이 풀리며 주저앉고 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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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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