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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사이로 쏟아진 4연승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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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충격적인 패배로 어두운 구름이 드리웠던 우승 전선. 그래도 지탱할 수 있는 힘이 된 것은, 가까스로 시야를 헤쳐나갈 수 있게 된 동력은 최철한의 고군분투였다. 양국 통틀어 유일한 4전 전승(최철한은 CSK배에서도 3전승을 올렸다). 독보적인 활약상을 펼치며 먹구름을 걷어내고 있다. 9승 11패로 두 걸음 뒤처진 한국은 베이징 최종라운드에서 역전드라마를 그려볼 수 있게 됐다.  제1회 일월성배 한중바둑대항전 제4차전 ○왕시 5단(중국) ●최철한 9단(한국) - 장소 : 서울 올림피아호텔 - 날짜 : 2005. 05. 13 - 결과 : 189수끝, 흑불계승 장면 (강렬한 반격) 차분하게 집바둑을 지향하던 최철한이 본성을 드러내며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대목은 좌하. 강렬한 흑1의 움직임부터 승기를 움켜져 나간다. 역시 최철한바둑의 바탕은 치열함과 격렬함이다. 참고도1 (양분) 시간이 짧은 바둑에서는 가급적 복잡한 변화를 피해 몸을 낮추는 경우가 많다. 웬만큼 두둑한 뱃심 없이는 일전불사를 외치기 어렵다. 들여다본 수에 대해 백이 이어줄 형편은 못 된다. 우직스럽지만 흑2가 강인한 차단. 두 쪽으로 갈라지면 시달린다. 양쪽을 움직여 나가야 하므로 피곤한 여정이 된다. 실전진행1 (진흙탕 싸움) 어디 한번 맞부딪쳐 보자는 왕시. 백1에서 5는 아예 뿌리채 뽑겠다는 의사표시이다. 막상 최강으로 받아쳐 오자 흑으로서도 무척 긴장된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챙길 것은 챙겨두겠다는 14, 18, 20. 면밀한 수읽기가 받쳐주지 않고서는 이렇게까지 버티지 못한다. 과연 최철한은 제한된 1분의 틀 속에서 수많은 변화를 꿰찼을까. 참고도2 (박력 부족) 위쪽을 먼저 끊는 것은 박력이 덜하다. 양분되는 형태를 피할 수 없다. 흑6 다음 A에 끊어도 흑B부터 C로 넘어가게 돼 백은 연결이 불가하다. 참고도3 (자체 삶) 흑에게는 또 다른 길도 있다. 안에서 사는 변화. 쌈지 뜨는 모습이지만 당초 백진이었으므로 참을 만하다. 악수 백7을 유발시킨 것도 플러스 요인. 조그마한 삶조차 허용하기 싫다는 왕시의 태도가 실전의 진행이다. 참고도4 (후수빅) 도중에 백은 빈삼각으로 나갈 도리밖에 없었다. 흑의 머리를 누르는 백1은 흑2의 끼움수를 당한다. 7까지는 백의 후수빅. 빅, 그것도 후수가 돼서는 괴로울 터. 좌하 흑집도 도톰하게 불어났다. 참고도5 (백의 기회) 왕시의 입장에서 찬스를 잡을 수 있었던 장면이라면 <실전진행1> 백21의 시점. 그 수로 1, 3으로 두번 밀어두고 다시 5, 7로 밀어갔으면 어떻게 됐을까. 흑A는 백B로 씌움당해 하변 흑이 위험천만. 그렇다고 백A를 얻어맞기도 몹시 싫다. 아마 최철한은 일단 흑A로 나가고 백B 때 좌상 백 석점을 통째로 수중에 넣을 계산을 하고 있었던 듯하다(갇힌 하변 흑말에 대해 듣고 있는 수가 많다). 실전진행2 (의기양양한 흑) 속기에서의 밑천은 번뜩이는 감각. 직감에 의지해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일류들은 복잡하게 얽힌 곳에서 본능적으로 발동하는 감각 기능을 지니고 있다. 최철한의 감각 기능은 움직일 때부터 할 만한 싸움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4에서 6으로 끼우고 8로 끊은 것이 호수. 백9, 11은 따내지 않으면 후수빅이 되므로 절대. 그러나 이 공방은 참패까지는 아닐지라도 백의 실패작. 흑18 때 받지 못하고 거꾸로 살아야 하는 몸짓을 봐도 알 수 있다. 중앙 백은 세력이라 하기에 부실한 구석이 많다. 참고도6 (두눈이 없다) <실전진행2> 12부터는 언뜻 수레 뒤를 밀어가는 인상이지만 실은 의기양양한 밀어붙이기. 노림을 품은 수들이다. 백1로 받으면 하변 백이 무사치 못한다. 흑4를 맞아 풍전등화. 백5로 따내도 흑6이 마무리 펀치. 변수 많은 속기전임에도 불구하고 최철한은 믿음직스러운 반면 운영으로 대들보다운 면모를 뽐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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