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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등극시킨 ‘환상 끝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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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이길 기회가 많았던 만큼 실수도 적지 않았던 내용. 약관의 동갑내기 라이벌전이 된 기성전 도전기는 매판 끄트머리에 다다라서야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살얼음판 승부의 연속. 2승 2패의 상황에서 맞은 최종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대국 개시 9시간이 넘도록 우열은 쉽게 형체를 드러내지 않았다. 도중에 1수 84분이라는 혼신을 다한 최철한의 기록적인 장고도 포함돼 있다. 긴긴 레이스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끝내기의 묘착. 박영훈은 ‘끝내기 달인’의 진가를 확인시켜 주는 환상적인 한수로 기성 등극을 자축했다.  제16기 기성전 도전5번기 제5국 ○박영훈 9단 ●최철한 9단 - 장소 : 한국기원 - 날짜 : 2005. 05. 09 - 결과 : 196수끝, 백반집승 장면 (끝내기 묘착) 파란만장했던 과정을 뒤로 하고 반집승부로 치닫는 극미한 형세. 오락가락하던 검토진의 형세판단이 일치를 본 시점은 상중앙 흑집의 규모. 그곳이 5집반이 되면 백승, 그 이상 생기면 흑승으로 입을 모았다. 초읽기 속에 박영훈의 백1이 놓였다. 맥을 정확히 짚은, 기성 향방을 결정지은 승착! 실전진행1 (경과수순) 빅매치에 검토실도 오랜만에 만원. 먼저 최철한의 흑1에 탄성이 나왔다. 박영훈은 시간연장책을 써가며 고심을 거듭. 흑A를 방지하는 백6은 필요한 수비이다. 흑1은 7로 틀어막는 수와 호흡한다. 애초 계산했던 흑집과 크기가 다르다며 바짝 긴장하는 검토진. 참고도1 (5집반이면 백승) 검토진이 예상한 끝내기는 흑1로 한점을 끊어잡는 수. 이하 5까지 A의 곳 반집을 포함해서 흑집 5집반이라고 계산하고 있던 터였다. 5집반이면 백승이다. 참고도2 (6집이면 흑승) ▲로 2수를 둔 효과에 의해 백이 1, 3으로 끝내기를 하는 정도일 거라고 내다봤다. 그럴 경우 6집의 흑집이 확정된다. 6집이면 흑의 승리이다. 실전진행2 (흑집 5집반) 세계대회 출전권과도 맞물려 있는 국내타이틀. 후지쯔배는 중도하차했고, 여타 국내기전도 예선탈락을 되풀이하던 박영훈으로서는 기성 쟁취는 라이벌전 승리 못지 않은 값진 쾌거가 될 것이다. 언뜻 보태어 주는 듯한 △. 박영훈은 마지막 1분초읽기에 좇기는 와중에서도 놓치지 않고 찾아냈다. 흑1로 끊었지만 11까지 흑집은 5집반. 이길 수 없는 수치이다. 참고도3 (역시 5집반) 맥을 당한 흑은 5집반이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백은 1쪽을 먼저 나와도 된다. 역시 요점은 3으로 건너붙이는 수. 백7 다음 흑A로 따내서 흑집은 5집반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참고도4 (패는 지는 코스) 그렇다면 흑1로 차단할 수는 없을까. 백10까지 패. 패는 흑이 봉변당하는 모습. 백에게는 A 방면이 팻감공장이다. 잘 짜여진 각본보다 더 드라마틱한 승부. 신(神)은 가공의 수치인 반집으로 기성 왕관을 최철한에게서 박영훈으로 옮기며 첫 라이벌전의 운명을 갈라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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