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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도 ‘말뚝박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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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년대회에서 10전 전승, 전무후무한 페펙트 우승을 이룩하며 우월성을 만천하에 떨쳤던 한국바둑. 2회와 3회는 연속 준우승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1년 만에 다시 찾아온 기회의 무대. 장소 또한 만년 ‘오키나와 대회’로 불렸던 열도를 벗어나 서울 홈그라운드로 옮겨 왔다. 자존심 강한 일본도 이제는 존중해 주는 한국바둑의 위상이다.  제4회 CSK배 한국일본 주장전 ○야마시타 게이고 9단(일본) ●이창호 9단(한국) - 장소 : 서울 프라자호텔 - 날짜 : 2005. 05. 02 - 결과 : 240수끝, 흑7반집승 장면 (세 곳의 말뚝) 2차전은 한일전. 일본은 2회 대회 때 한국을 4대 1로 누르고 우승까지 차지한 바 있다. 선봉장으로 나선 야마시타 게이고는 한때 최대타이틀 기성을 품었던 경계 인물. 끈끈하게 따라오던 야마시타가 대세를 그르친 결정적 요인은 수수방관한 태도. 하중앙 흑모양을 먼 산 쳐다보듯 팔짱을 끼고 등한시하다 ▲ 세 방을 연거푸 당하면서 일순 무너져 내렸다. 실전진행1 (초점 흐려진 백) 이창호의 흑1 이하는 좌변 말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동작. 백2로 한번 받아준 수는 당연하지만 계속해서 맞장구를 쳐준 백4는 너무 고분하다. 그런가 하면 백6도 방향착오. 백16 역시 자기 것만 챙기는 초점 흐려진 행위이다. 백의 착점이 주무대를 벗어난 사이 흑5, 13, 17, 세 곳에 대세를 휘어잡는 말뚝이 박혔다. 참고도1 (견딜 수 있다) 손따라 둔 <실전진행1>의 백4는 이어주지 싫은 곳. 1이 요처였다. 흑2로 째고나오는 게 거슬렸을 테지만 좌상 백이 완생의 모습을 갖추고 있으므로 끊겨도 별 탈이 없다. 그 뒤 <실전진행1> 백6, 백16으로도 1의 곳이 포인트. 그 자리에 두어 흑집이 팽창하는 것을 견제함이 옳았다. 참고도2 (참기 어렵다) <실전진행1> 백12는 필요한 손질. 응수를 게을리하면 흑1 이하 선수로 쪼그라드는 굴복을 참기 어렵다. 백8을 두지 않으면 흑A로 낭패. 실전진행2 (때늦은 몸부림) 모양을 집으로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집으로 변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둘 때마다 쑥쑥 불어나는 경우가 바로 이 바둑이다. 백1, 3으로 획책하는 야마시타. 이제서야 심각성을 깨달았으나 때가 늦다. 백3의 손해수를 거두어 들인 이창호는 백5에 8로 물러서서 즐겁다. 참고도3 (자체로 삶) 말뚝이 단단히 박힌 뒤에 집을 깨러 가는 수단이 존재할 리 만무하다. 백1, 3에는 흑4로 싹둑 끊어버린다. 좌중앙 흑의 연결고리도 차단되지만 자체로 사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미리 손을 쓴 ▲의 효과이다. 참고도4 (이상무!) 가령 백3으로 붙여서 시빗거리를 찾으려 해도 부질없는 사후약방문에 지나지 않는다. 흑4가 냉정한 대응. 10까지 구축해 놓은 방어전선에는 하등 이상이 없다. 참고도5 (맥의 하나지만)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맥 하나를 소개한다. 백1로 달라붙는 수. 만일 흑2로 욕심을 부렸다가는 화를 입는다. 하지만 흑2로 A에 후퇴하면 실전진행과 대동소이(실전진행2의 흑8도 같은 이치이다). 전투 없는 집바둑. 이런 바둑은 한수를 둘 때마다 형세판단이 수반돼야 하는데 야마시타의 대세관에 큰 문제점을 드러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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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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