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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낼 때를 놓친 자의 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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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송아지 결전’. 박영훈이 기성을 놓고 최철한과 라이벌 대결이 한창인 가운데 또 다른 동갑내기 상대 김동희와 ‘소싸움’에 들어갔다. 무대는 신인왕전 결승3번기. 후지쯔배와 중환배, 세계2관왕에 빛나는 박영훈이 신인왕을 향한 최종 관문에 등장한 것이다. 일류의 기량과 실적을 쌓은 그이지만 입단 10년 이하의 출전 자격을 갖추었다(대회 시작 무렵에는 5단이었다). 박영훈은 아직 신예 타이틀을 맛본 적이 없다.  제15기 신인왕전 결승3번기 제1국 ○박영훈 9단 ●김동희 초단 - 장소 : 한국기원 - 날짜 : 2005. 04. 25 - 결과 : 269수끝, 흑반집승 장면1 (박영훈의 공격, 그러나…) 정석 과정에서 획득한 포인트로 좋은 리듬을 이어오던 박영훈. 오전에 단 40분만 사용했다. 김동희는 2시간 10분여. 소비시간의 차이는 형세를 말해주는 잣대이기도 했다. 오후 들어 박영훈은 끝낼 듯 맹공으로 몰아친다. 가에 늘지 않은 백1부터가 강경책. 백5는 나의 절단을 보는 두터운 수. 11까지 상하 양쪽의 흑대마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필승 무드, 항서를 받아내기 일보직전이었다. 실전진행 (느슨한 수확) ▲로 하변에서 흘러나온 흑대마가 안정을 도모했을 때 석점을 끊어잡은 백1 이하가 느슨한 행동. 맹렬하던 조금 전까지의 박력은 어디 갔을까. 아마추어 시절, 함께 수학했던 벗에 대한 배려였을까. 딱 반집 차이로 울상을 짓는 빌미가 됐다. 참고도1 (대마의 생사는?) <실전진행>에 이르기 전에 중앙 흑대마를 겨누는 수단도 있었다. 백1로 둔 다음 3으로 눈을 빼앗았더라면 과연 흑대마가 온전했을까. 흑6에는 백7이 냉엄한 독수. 흑4로 곧장 6에 붙여도 백은 7로 안형을 위협한다. 참고도2 (승부끝) 조금만 이득을 챙겨도 이길 줄 알았다는 박영훈의 대세관에 허점을 드러냈다. 백1이 A로 살려내는 수를 보고 있어 흑2의 손질이 필요하다. 그런 다음 백3으로 괴롭혔으면 승부끝이나 다름없었다. 대마는 간신히 살 수 있으나 눈 뜨고 볼 수 없는 혹독한 희생. 살아도 산 게 아니다. 복기 때 박영훈도 1의 곳을 가리켰다. 참고도3 (주의사항) 백이 조심해야 할 부분은 흑4 때 무심코 5로 찔러서는 안 된다는 것. 흑6으로 부딪치는 것이 호수. 도리어 백이 잡혀 버린다. 참고도4 (패로 추궁) 백은 패로 추궁하는 방법도 있다. 흑6 때 백7이 그것. 거대한 대마의 목숨을 패에 부지하는 것도 흑으로서는 몹시 괴롭다. 3도가 됐든 4도가 됐던 백은 여유있는 승리가 보장된다. 형세판단이 뛰어나고 끝내기가 정확한 박영훈이 종반에서 제 발에 걸려 넘어졌다. 시간적으로도 진작부터 초읽기에 몰린 김동희에 비해 1시간 이상 남아 있던 상황. 거함을 무너뜨린 무명의 김동희는 이름 석자를 톡톡히 알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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