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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전개혁 리포트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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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전개혁 프로그램에서 2005 Baduk Masters, 그리고 왕위전에 대한 보고서 KT배 왕위전이 한달 여 늦춰진 끝에 4월 1일 시작됐다. 왕위전은 '아마추어 기사 4명의 참가'가 문제가 되어 프로기사들의 반대에 직면했고 이후 많은 논란이 일어났다. 왕위전 39년만의 사건에 이 기전의 기획자로써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왕위전 사건은 한국 바둑계가 안고 있는 복합적인 어려움과 문제점을 표면에 드러낸 사건이기도 했다. 13일엔 32강에 들어야 비로소 상금을 받는 파격적인 대회, 2005 바둑 마스터즈가 출범한다. 프로기사들 스스로 만든 대회다. 2003년 겨울부터 2004년 봄 사이에 태동된 기전 개혁 프로그램이 이 대회의 씨앗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바둑계의 발전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이 보고서를 쓴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전 개혁은 중단됐지만 지금도 기전 개혁에 대한 믿음만은 변함이 없다. ⊙ 한국기원 발전위원회 발족 한국기원 이사회의 위임을 받아 프로기전 개편을 위한 위원회가 만들어진 것은 2003년 11월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바둑계의 외화내빈(外華內貧)현상이 감지되고 있었다. 세계기전이 화려하게 열리고 이창호, 이세돌 9단 등 스타들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팬은 줄어들고 있었다. 10명 안쪽의 스타들은 정신없이 바빴지만 나머지 수많은 기사들은 대회가 없어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뭔가 잘못된 구조였다. 특히 어린이, 중고생 쪽 팬의 감소가 바둑교실의 감소로 이어지는 현상은 우려할만한 것이었다. 이를 극복하고 바둑의 새로운 부흥을 위한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선 50여 년간 변치 않은 바둑제도, 그중에서도 프로기전의 대폭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연구하는 위원회를 발족한 것이다. ▶ 위원회의 멤버는 조훈현 9단, 한상렬 5단, 양상국 8단, 양재호 9단, 유창혁 9단, 임선근 9단, 그리고 필자(박치문)까지 모두 7명이었다. 이중 한상렬 5단은 프로기사회 회장이고 양재호 9단은 현 기사회 부회장, 양상국 8단은 한국기원 감사, 조훈현 9단은 한국기원 상임이사, 필자도 당시엔 상임이사였다. 임선근 9단은 이 위원회 활동 중에 한국기원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이 됐다. (참고로 한국기원은 총재-이사장 체제로 되어있고 30여명의 이사가 있다. 이 중 10여명은 상임이사다. 이사들은 대개 바둑을 좋아하는 사회 명망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1년에 한번 정기이사회를 갖는다. 상임이사회는 분기에 한번 꼴로 열린다. 2004년엔 상임이사회가 3번 열렸다. 이사들의 보수는 없다. 모두가 무보수이고 약간의 돈을 한국기원에 낸다. 이사장은 현재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맡고 있다. 허 이사장은 서초동의 땅 1천여 평을 한국기원에 기증하고 수억 원의 건립기금을 쾌척해 이를 토대로 바둑계의 숙원인 회관건립이 현재 추진되고 있다.) 7인의 위원회는 매달 한번씩 만나 6개월여 만에 기전개편안의 초안을 만들었다. 유창혁 9단 등이 참 열심이었던 기억이 난다. 위원회 역시 흔한 거마비조차 없는 모임이었지만 모두들 스스로 시간을 내고 정성을 들여 논의를 거듭했다. ⊙ 뜨거운 감자-연구수당 기전 개편안을 설명하기 전에 먼저 두고두고 뜨거운 감자였던 '연구수당'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연구수당은 흔히 '단수당'이라고도 불린다. 단(段)이 올라가고 프로기사로 활동한 햇수가 늘어날수록 수당이 올라가기 때문에 이런 별칭이 붙은 것이다. 그런데 한국기원은 계속 늘어나기만 하는 연구수당 때문에 재정적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승단제도가 쉬워지면서 총액은 점점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었다. (이웃 일본은 파산 일보 전까지 갔다가 집행부를 전면 바꾸고 여러 수당들을 축소해 상당한 재정 안정을 이뤘다.) ▶ 프로기사들은 2002년 12월 26일 기사총회를 열어 연구수당 폐지를 결의한 바 있다. 한국기원 이사회는 폐지는 너무 가혹하다고 보고 '연구수당 동결'이란 조치를 취한다. 연구수당이 더 이상 증가하는 것을 막은 것이다. ▶ 그런데 이로 인해 연구수당 제도는 기형적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일예로 이세돌 9단은 3단 시절에 수당이 동결되어 9단이면서 계속 3단 수당을 받아야 했고 새로 프로가 된 초년생들은 훗날 9단이 된다 해도 입단 직후 받는 최소한의 수당에서 한 푼도 늘어날 수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2백명 프로기사들의 연구수당 총액은 동결 당시 6억여 원이었다. ⊙ 기전 개편안 초안으로 다음 4개 항목이 마련되었다. 1) 프로기전마다 예선전을 둘 수 있다. 예선전엔 한국기원 연구생을 포함, 누구나 출전할 수 있다. 예선전을 통과한 기사는 해당 기전 한 개에 한하여 출전권을 갖는다. 예선전 통과자의 수는 프로기사 수의 10 - 15%로 한다. * 단 이 조항은 의무사항이 아니며 기전의 스폰서가 원할 경우에 한한다. 2) 프로기전의 대국료 제도를 폐지하고 '64강 상금제'로 전환한다. 몇 명이 출전하든 64강부터 상금을 받고 그 이전에는 상금을 주지 않는 것을 말한다. * 이 조항 역시 의무사항이 아니며 스폰서가 원할 경우에 한한다. 3) 시니어리그를 창설한다. 나이 제한은 만 50세 이상으로 한다. * 50세 이상이라도 본인이 원할 경우 시니어 기전을 포기하고 일반 기전에 참가할 수 있다. 4) 연구수당은 전면 폐지한다. * 10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도 검토 대상으로 했다. * 연구수당 폐지로 실질적인 어려움을 겪게 될 소수의 기사들을 위한 복지 대책을 한국기원 사무국이 별도로 준비하기로 했다. (2부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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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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