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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이 ‘악’으로 바뀐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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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연과 윤영선은 첫 타이틀매치. 초창기 여성바둑계를 일으켜 세우며 ‘왕언니’로 통하는 윤영선은 공교롭게도 루이나이웨이가 한국땅을 밟은 이후 국내기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위로는 루이나이웨이가 맹폭을 가하고 아래로는 조혜연 박지은 등 후배들이 급성장하며 2선으로 밀려나는 형국. 그런 판도에 살짝 금이 간다. 단 한번도 타이틀전에 빠지는 일이 없었던 루이나이웨이가 승자조에서 조혜연, 패자조에서 윤영선의 예봉에 자취를 감추었고 박지은은 윤영선의 결승길에 징검다리가 됐다. 현 선수권자 조혜연은 2연패, 통산 4회 여류국수에 빛나는 윤영선은 5기 만에 고토수복을 노린다.  제10기 여류국수전 결승3번기 제1국 ○윤영선 4단 ●조혜연 5단 - 장소 : 한국기원 - 날짜 : 2005. 03. 29 - 결과 : 240수끝, 흑반집승 장면 (심기 긁은 딴청) 신형을 탄생시킨 초반 우하의 공방에서 리드를 잡은 백, 상변 흑을 핍박하며 가속을 붙이려 하는 장면이다. 백1은 상중앙을 경영하려는 뜻. 선수 봉쇄라고 굳게 믿었는데 흑은 2로 딴청이다. 이 수에 윤영선의 심기가 언짢아졌다. 참고도1 (앉아서 진다) 순리는 흑1로 받아주는 수. 적지 않은 집도 마련된다. 그러나 조혜연은 이렇게 받고 있을 형편이 아니었다고 대국 당시의 심정을 토로했다. 이를테면 중앙을 꼬부린 <장면> 흑2는 변화를 구하는 몸짓이었다. 실전진행 (보태준 수) 둘째 가라면 서러울 만큼 기합이 충천한 윤영선. 장점이자 단점이다. 경고 사격을 가했음에도 손을 빼어버리자 ‘욱’하는 성미가 치밀어 올랐다. 그런 감정이 백1로 표출됐다. 하지만 이 수로 흑을 잡지 못한다. 아니, 애당초 잡는 수단은 없었다. 백1은 두어서 보태준 수. 실전에서 흑이 9집을 내고 살았으니 이만저만한 손해가 아니었다. ‘악’ 소리가 난 건 당연지사. 참고도2 (냉정한 추궁) 심기가 불편해지는 게 인지상정이나 승부를 위해서는 심사숙고를 해도 아깝지 않은 장면이었다. 백1이 냉정한 추궁. 흑2로 겨우 살 때 백3, 5로 지켰으면 유망한 형세였다. 좌상 A의 곳도 큰 수. 실전과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수순 중 흑6으로 B면 백6. 참고도3 (잡는 수는 없다) 흑을 잡으러 가는 수단이 없음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백1로 막아서 궁도를 좁히려 하면 흑2로 급소에 두어서 간단히 산다. 흑8 다음 백A와 B가 맞보기로 두눈 확보. 참고도4 (1수 부족) <실전진행> 백11로 1선에 젖혀서 한사코 잡으러 가려 해도 20까지 1수 차이로 안 된다. 도중 백11로 13에 따내면 안에서는 빅이지만 흑이 17로 뚫고나오면 외곽 백의 단점이 곳곳에 드러나므로 역부족이다. 상변에서 큰 손해를 보고도 미세한 승부를 다투었으니 윤영선으로서는 몹시 애석한 패배가 아닐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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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소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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