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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에서 갈라선 ‘우정 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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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우정 대결. ‘송아지 삼총사’의 일원으로서 일찍부터 촉망받아 왔던 최철한과 박영훈. 갓 약관(弱冠)의 문턱을 넘어선 그들이지만 각각 국내3관왕과 세계2관왕으로 훌쩍 성장했다. 학수고대했던 라이벌전이다. 이세돌과 더불어 ‘포스트 이창호’의 선두주자 자리에서 밀릴 수 없는 타이틀을 건 첫 번째 맞충돌. 무대 밖에서 쌓아올린 우정이 반상 위에서는 어떤 그림으로, 어떤 색깔로 표출될까.  제16기 기성전 도전5번기 제1국 ○최철한 9단 ●박영훈 9단 - 장소 : 한국기원 - 날짜 : 2005. 03. 11 - 결과 : 261수끝, 흑1집반승 장면 (웃고 울린 끝내기) 우변과 좌상에서 서로가 공격을 실패하며 국면이 출렁인 뒤 끝내기 승부에 들어갔다. 전 부분에서 두루 강한 양웅. 그 가운데서도 박영훈은 끝내기, 최철한은 전투가 전공분야로 꼽힌다. 제한시간 4시간을 소진하며 9시간째 사투를 벌여나가던 중 막바지 실수가 박빙의 저울추를 다시금 움직여 놓았다. 4집끝내기인 백1이 최종 패착. 그 전에 꼭 해치워야 할 수순이 있었다. 어디일까? 실전진행1 (박영훈의 오류) ‘마지막 1분’은 박영훈에게도 벅찬 시간. ‘이창호급’ 명성인 그의 끝내기 실력에도 오류를 일으켰다. 거슬러 올라가, 맵시 있게 처리하려 한 흑1부터는 불필요한 동작. 반상최대의 곳인 좌상 A에 이었더라면 흑이 두터운 형세였다. 최철한의 백6이 기민한 붙임. 참고도1 (의도) 박영훈의 의도는 이랬다. ▲로 나오면 백1의 연결이 불가피, 그때 대망의 2의 곳에 손을 돌리겠다는 것. ▲는 다음에 백3이면 흑4로 막는 자세가 좋고, 또 백4로 나오면 흑3으로 두점을 잡을 수 있다. 실전진행2 (좌상은 백에게) △에 뾰족한 대안이 없다. 흑1, 3으로 시간연장책을 써가며 궁리했으나 결국 5로 응하는 정도. 그러나 백6으로 연결했을 때 손을 빼기가 곤란해졌다. 7, 9로 손질하는 사이 좌상 끝내기는 백의 차지가 됐다. 흑A를 방지하는 백10, 12가 올바른 끝내기 수순이다. 참고도2 (절단 성립) 흑이 좌상으로 먼저 달려갈 수는 없었을까. 그에 대해서는 이 그림이 설명해준다. 앞서 백2와 흑3은 맞보기 자리라고 했는데 백4와 6이 선수. 그러고 나서 백8로 끊어가는 노림이 성립하는 것이다. 이하의 수순에서 보듯 8로 끊기는 순간 ▲ 석점의 명줄도 끊긴다. 참고도3 (사정이 다르다) 그렇다면 백도 <실전진행2>의 상황에서 끊어가면 되지 않을까. 그때는 사정이 다르다. A의 곳에 백돌이 놓이지 않아 중앙 흑이 끊긴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백B가 선수가 안 되는 것. 흑2가 좋은 수. 백3에는 흑4로 먹여쳐서 백 두점이 살아갈 길이 없다. 그래서 백3으로 4에 보강하면 흑C로 백1의 한점이 잡힌다. 실전진행3 (간과한 중앙) 본론으로 돌아가자. <장면> 이후의 실전진행이다. 백이 우상 4집짜리를 서두르는 바람에 중앙쪽에 변수를 남겼다. 초읽기 속에서도 거의 노타이밍으로 놓인 흑1이 승착이 됐다. 백8, 10과 흑13은 피장파장의 끝내기. 백8로 13에 돌려쳐서 흑집을 줄이면 10의 곳은 흑에게 손이 돌아간다. 17까지 뜻하지 않은 곳에서 5집이 생겼다. 재차 승부가 뒤집혔다. 참고도4 (정답수순) 먼저 중앙에 흑집이 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백1이 호착이다. A의 단점을 보강하는 흑2는 절대. 중앙 흑집은 B로 1집밖에 안 생긴다. 그 다음 백3이 4집, 흑4가 3집반짜리 끝내기. 이랬으면 마지막 ‘반패’ 싸움이 승부가 되며, 우하쪽에 팻감이 많은 백승이 유력했다는 검토진의 진단이었다. 국후 최철한은 2나 C 정도만 생각했지 백1은 보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10시간 열전. 두 기사는 그것으로도 모자라 1시간 10분이 넘도록 복기를 이어가며 반상의 우의를 다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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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뱅이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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