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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한 인터뷰/ 아직은 1인자 욕심없다!
더 배우고 정진하겠다! 응씨배 잘 하라고 밀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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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낌은 있었지만 3:0으로 이긴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21세 최철한 9단이 10년 이상 1인자로 군림해오던 이창호 왕국을 확실하게 무너 뜨리며 '최철한 시대'를 크게 외쳤다. 19일, 북한 금강산 호텔에서 벌어진 제48기 국수전 도전5번기에서 최철한 9단이 3:0 완봉승을 거두고 국수 2연패를 달성했다. 2003년까지 3패로 밀렸던 최철한 9단은 2004년 이후 이 대국까지 10승 5패로 이창호 9단을 크게 앞서고 있다. 또한, 속기전(한국바둑리그, 바둑왕전)을 뺀 3시간 이상의 중요 대국에서 현재 8연승이라는 대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창호 9단이 제한시간 4시간을 꼬박 다 쓰고 일찍이 마지막 초읽기에 몰린데 비해 최철한 9단은 반도 안되는 1시간 54분을 썼다는 사실도 놀라운 대목이다. 국수전 도전3국 기록을 맡았던 명지대 바둑학과 이중세 아마6단은 "점심시간 전까지 거의 두배정도 시간 차이가 났다. 이후로도 이창호 9단이 장고 끝에 한수를 두면 최철한 9단은 생각도 않하고 바로바로 응수하는 모습이 다소 의아했다."고 소감을 말하기도. 국후 두 기사의 복기가 끝난 뒤 이창호 9단의 인터뷰가 먼저 있었고, 곧이어 최철한 9단의 공동 인터뷰가 진행됐다. [사진제공 : 월간바둑]  우승을 축하한다. 2연패를 달성한 소감이 어떤가? - (입을 쉽게 떼지 못하고 몇초간 생각하다) 웃음^^; 일단 처음과 비슷하고 아무 느낌이 없다. 이번엔 이상하게 3:0이 될 것이라고 조금은 느꼈다. 이상할 정도로 쉽게 이겼지만 아쉽다. 이창호 사범님이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운이 좋았다. 승부처는 어디였나? - 상변에서는 서로 착오가 있었다. 백(이창호 9단)이 잘 뒀으면 실전보다 훨씬 잘 풀릴 수 있었는데... 그런 점을 못찾아 내는 것을 보면 이창호 9단답지 않다. 승부처는 중앙 싸움이었는데, 백을 차단하면서 양쪽 백대마가 수습하기가 힘들어 보였다. 이후로도 백이 너무 밋밋하게 둬서 승부가 빨리 끝났다.  이창호 9단과의 승부가 작년보다 쉬웠나, 어땠나?- 작년에는 (백 보다) 흑 일때 자신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뭘 잡아도 할만하다고 생각했다. 자신감이 중요한 것 같다. 두면서 재미있었다. 3:0으로 이긴게 실감나지 않는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겨룬 승부에서 속기바둑 두판을 제외하고 나머지 긴바둑 승부에서는 모두 최철한 9단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특히, 04년 3월 제47기 국수전 최종국 이후로는 이 대국을 포함, 8연승을 달리고 있는데 알고 있었나? - 몰랐다. 오히려 속기전에서는 더 껄끄럽다. 시간 많은, 4시간 정도가 두기 적당하다. 이창호 9단이 일찍부터 초읽기에 몰리며 마지막 1분만을 남겨놓고 고전을 면치못한 반면, 최철한 9단은 1시간 54분만을 소비했다. 생각을 별로 안한건가? - 2:0으로 앞서고 있어서 부담이 별로 없었다. 승부처라고 느끼는 타이밍에 시간을 다 몰아서 쓰는 편이라, 시간을 너무 안쓴 듯 싶지만 나름대로 다 생각이 있다. 하하하. 바둑이 좋았으니까 뚝딱뚝딱 둔거다. 이창호 사범님도 내가 생각한 대로 두어주셨고. 또 한가지, 시간을 아껴둬야 나중에 계가까지 갔을 때 신중하게 둘 수 있다. 집으로 가면 시간을 많이 쓸 예정이었는데, 때이르게 승부처가 왔고, 이창호 사범님이 초읽기에 몰려서 무너진 것 같다. 기록자의 말에 따르면, 상대가 고심하여 한수를 놓으면 최 9단은 바로바로 응수를 해 상대를 당혹케하는 느낌마저 들게 했다는데. 신경전 또는 시간공격인 것인가? - 때에 따라선 그런 경우도 있지만, 이번에는 워낙 수읽기가 끝나 있었다. 별다른 길이 없었다. 바둑도 유리했기 때문에 쉽게 쉽게 뒀다. 1인자로 불리우는 이창호 9단을 상대로 세번 모두 번기대결에서 승리했다. 본인 스스로 1인자라 생각하는가? - 1인자 욕심은 아직 없다. 실력도 안되고... 지금은 더 배우고 싶고, 더 정진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 지난해에는 '최철한의 소목포석'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는데, 이번 국수전 도전기에서는 흑을 쥐었을 때 모두 화점에 첫수를 두었다. 유연하게 가려는 의도인가? - 예전에는 소목포석을 많이 뒀는데, 요즘에는 맘에 안들어서 안 쓰고 화점바둑을 구상했다. 이제는 (이창호 9단과) 반집승부를 더 즐기고 싶었는데, 계가 바둑이 안나와서 아쉽다. 흑을 쥐었을 때에는 주로 작전을 짜고 나오는데, 이창호 9단도 피하지 않고 내 예상대로 두어줬고 나의 생각대로 흘러갔다.  어떤 타이틀이 제일 듣기 좋은가?- 당연히 '국수' 타이틀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좋은 성적이 나온다면 3연패는 달성하고 싶다. 누가 올라와도 좋은 승부를 즐기고 싶다. 그럼, 몇 연패까지 자신인가? - 음... 한 4연패? ^^; 그 정도는 하고싶다. 한중일 프로기사 모두 합쳐서 어려운 상대 다섯명만 꼽으라면? - 어려운데... 우선 이세돌 9단, 이창호 사범님, 그리고 콩지에 7단? 세명 정도다. 다섯명까지는 잘 모르겠다. (기자 : 구리 7단은?) 구리 7단과는 그냥 바둑이 재미있다. 어제 저녁엔 무엇을 했나? - 밖에 눈도 많고 나가고 싶었으나, 너무 추워서 못 나갔다. 방에서 TV를 보려고 했으나 안나와서 책을 보다 잤다. 아침 식사는 했나? (금강산 호텔내 아침 식사는 06:30부터 07:30분까지이다.) -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원래는 못먹는데, 부모님이 아침식사를 하시고 등산 가시기 전에 밥을 싸다가 챙겨 주셨다. 그 힘으로 이겼다. 하하하. (나중에 최철한 9단의 아버지께 이 내용을 전하자 굉장히 뿌듯해 하셨다.) 공동 인터뷰 도중 잠시 질문이 곧바로 이어지지 않고 몇초간 공백이 생기자 최철한 9단이 먼저 말을 꺼냈다. "아, 이기긴 했는데 씁쓸해요." 이겼는데 씁쓸하다니, 무슨 뜻인가? -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이창호 사범님이 승부욕이 안 나시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꾸 나한테 지시니까... 예전과 달리 바둑을 두면 '이건 아니다 싶을 정도'로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 이창호 9단의 바둑을 안 보여주시고, 내가 원하는 쪽으로 흘러간다. 최종국까지 갔었으면 했는데, 아쉽다. 국수전 2연패로 인해 최철한 9단 스스로에게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어떤가? - 상당한 자신감이 생겼다. 그렇지만 다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성적 잘 내고 있는 기사들도 나랑 비슷하게 오고 있다. 박영훈 9단도 마찬가지고 다 비슷비슷 하다.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 이번 국수전은 이창호 9단이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았던 것 같고, 곧 있을 응씨배에서 잘 하라고 밀어준 것 같다(일동 웃음). 3월 초부터 창하오 9단과 응씨배 결승(현재 1대1)을 두게 되는데, 창하오 9단 연구는 많이 하고 있나? - 전략적인 연구는 되어 있다. 내 관리만 잘 하려고 한다. 결승 1,2국을 둬보면서 알아볼 것은 왠만큼 확인했다. 둬본 느낌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최철한 9단은 국수, 기성, 천원 3관왕에 올라있다. 국내에서는 성적을 잘 내지만 아직 국제 대회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진 못했다. '국내용'이라는 얘기가 아직 따라다니느데, 그런 점에서 이번 응씨배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 있나? - 이번 국수전을 통해 자심감이 많이 생겼다. 국수전 우승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자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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