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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승 들어올린 장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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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했던 대로, 우려했던 대로 중국이 뿜어대는 화력이 막강하다. 루이나이웨이의 가세로 가뜩이나 우승 전선에 한기류가 감도는 한국팀에 예꾸이가 몰아치는 손바람마저 매섭기 그지없다. 이번에는 일본의 3장 스즈키 아유미가 연승가도에 한 획을 더 그어주었다. 어느덧 5연승. 진작에 제몫 이상을 이룬 예꾸이는 부담감 없이 편안한 기분으로 기량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우승 고지를 밟으려면 우선 예꾸이의 기세부터 쓰러뜨려야 하는 임무를 떠안았다. 제3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제7국 ○예꾸이 5단(중국) ●스즈키 아유미 3단(일본) - 장소 : 바둑TV 스튜디오 - 날짜 : 2004. 12. 21 - 결과 : 140수끝, 백불계승  장면 (난전 불사) 중국 여자바둑은 대체로 힘이 세다. 그에 비해 일본은 모양에 밝다. 모양바둑은 조화를 유지해 나가는 데 강점이 있고, 힘바둑은 접근전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난전을 좋아하고 싸움바둑임을 자평했던 예꾸이가 오늘도 힘을 뽐냈다. 당면 초점은 하중앙 흑세력의 활용 여부. 흑은 실리를 챙기기보다 두터움을 이용한 공격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그런 생각이 흑1부터의 고압작전으로 이어졌다. 예꾸이도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기껍게 몸싸움을 받아들였다. 실전진행1 (단박에 우세) 서로 상대방의 돌을 끊은 백병전. 백은 상변쪽도 약간 신경이 쓰인다. 그렇다고 안정만을 지향하는 자세는 흑세력이 집으로 탈바꿈해 버릴 터. 예꾸이의 싸움 실력은 대단했다. 먼저 뻗은 백1이 적절한 타이밍. 흑2의 우형을 얻어낸 다음 3부터 싹싹하게 밀어붙였다. 상변을 안정되자 11이 호처. 좌하 백진을 키우면서 좌상 흑말을 핍박하는 일석이조. 중앙 흑진은 백A 등이 남아 규모가 축소됐다. 백, 우세 구축! 참고도1 (변신할 여지) 뻗어둔 타이밍이 적절했다는 건 단순히 1, 3으로 밀어갈 경우 흑4로 몰아잡히기 때문이다. 시기를 놓치면 장차 백A로 두더라도 흑이 B 등으로 변신할 여지를 주게 되는 것이다. 참고도2 (요석이 잡힌다) △에 대해 흑1로 모양을 중시하면 백2, 4가 따끔하게 날아든다. 이 활용 두방이 들으면 백6으로 몰려 요석 ▲가 떨어져 나간다. 생각할 수 없는 진행. 참고도3 (공감한 구상) 요상하다. 두터운 배경이 있는 흑에게 유리한 싸움이 전개돼야 할 텐데 결말은 그러하지 않았다. 오히려 백이 잘 풀렸다. 딱히 잘못 둔 수도 띄지 않는다. 예꾸이의 실력을 칭찬해야 할 것이고, 굳이 잘못을 지적한다면 거슬러 올라가서― 흑1, 백2 때 실전은 흑A로 뛰는 바람에 백3, 흑B, 백C로 진행됐다. 백3과 백C는 모두 요처. 그렇지 않아도 두고 싶은 자리를 자연스럽게 차지한 결과가 됐다. 검토진과 국후 대국자가 공감한 대안이 백2 때 흑3 쪽을 뛰는 수. 백4로 제압하면 흑5로 초지일관 품을 넓혀가는 구상이다. 실전진행2 (대실착) 좌상 흑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노타임으로 끊은 흑3이 대실착. 9까지 후수를 잡으면서 백을 두텁게 해주어서는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져 버렸다. 기분이 한껏 고조된 예꾸이는 우하귀 흑을 괴롭힌 후 A로 몰아서 필승태세를 확립했다. 참고도4 (훗날 기약) 이단으로 젖혀가는 흑3이 올바른 맥이었다. 백은 4, 6으로 정비하는 정도일 것. 그러면 선수는 흑의 차지. 7로 중앙을 단속하거나 A로 하변을 보강하면 불리하나마 훗날을 기약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실전은 백6 다음 한가롭게 B로 끊어잡은 꼴이니 1수 손해에 가깝다. 참고도5 (한층 강력) 굳이 이렇게까지 다그칠 필요가 없지만 A로 몬 수로는 백1로 나가는 강력한 수단도 있었다. 버림돌을 이용하는 고등전술. 전반적으로 예꾸이의 힘이 스즈키를 압도했다. 솟구치는 그 파워를 어느 누가 잠재울 것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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