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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과 강심장으로 뚫은 결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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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씨배는 한국바둑에 효자종목이다. 줄곧 우승컵을 건네준 것도 그러하거니와 서울올림픽과 때를 같이하여 출범한 원년대회를 조훈현이 챔프에 등극하며 바둑붐을 일으킨 공로는 그 이상이다. 이제 그 역할을 최철한이 대신하려 한다. 약관의 최철한이. 준결승 시리즈를 통틀어 보여준 치밀한 수읽기와 두둑한 배짱은 승부사로서의 자질에 모자람이 없었다. 시름 깃든 국민에게 기쁨을 선사한 그대야말로 진정한 애국자. 최철한 있으매 행복하여라. 제5회 응씨배 준결승3번기 제3국 ○최철한 8단 ●펑첸 5단 - 장소 : 중국 구이양 - 날짜 : 2004. 09. 10 - 결과 : 263수끝, 백13점승  기보가 안보이시는 분들은 여기 클릭※ 장면1 (두둑한 배짱) 심장싸움에서 이긴 최철한이 승부에서도 이겼다. 큰 승부의 최종국. 몸과 마음이 경직되고, 모든 게 조심스러워질 법도 한데 스무살의 끓는 피가 가만히 내버려 두질 않았다. 두둑한 배짱은 백1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하변쪽이 정돈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금 급박하게 일을 벌이고 저 기백. 그나저나 주변은 온통 흑천지. 도대체 흑8에 석점을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인가. 참고도1 (성에 안 찬다) 백1부터 하변을 돌보면 가장 무난한 스텝. 그러나 최철한은 △에 아직 임무가 남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흑6으로 명맥이 끊기는 걸 좌시할 수 없노라며. △에 힘이 사라지면 백7로 끝내기하는 정도. ‘독사’의 성에 찰 리가 만무할 것이다. 실전진행1 (승세 확립) 석점의 맛을 엿보며 백1로 껴붙여간 것이 최철한의 전략. 흑2의 차단이 불가피할 때 백3으로 약점을 찔러가니 흑의 응수가 여의치 않아졌다. 한참을 뜸 들인 펑첸의 선택은 흑4. 5의 곳 단점을 보강하지 못한다는 건 괴로운 현실을 대변해 주는 증거. 흑6부터 2선을 강요하고 19까지 흑진속에서 늠름하게 터를 잡으며 승세를 다졌다. 참고도2 (힘이 실리는 움직임) 흑1, 3으로 끼워이어서 단점을 보강하면 어떻게 될까? 순간 백4가 독침처럼 날아든다. 한가지 예만 들어보자. 흑5는 백6으로 움직이는 수에 힘이 실린다. 이하는 극단적인 참고도지만 앞서 △들이 백 석점을 움직여 나가는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데는 변함이 없다. 장면2 (사활에 올인) ▲의 2선돌입에서부터 이 바둑은 또 한번 격랑에 휩싸인다. 사실 ▲는 튀는 발상이긴 해도 실효성은 의문이었던 수. 그런데 백1이 그 죄값을 덮어주었다(2로 확실히 제압하는 걸로 충분). 이번에는 펑첸의 손바람이 지나쳤다. 흑10을 선수하려 했던 것. 최철한은 11로 못질을 해버렸다. 12는 당연한 봉쇄. 우승상금 5억원으로 가는, 병역 혜택이 걸린 막판 승부에서 대마를 방치하는 결단을 내리기란 아무리 강심장이라 해도 쉽지 않다. 백대마의 운명은? 참고도3 (경솔한 수읽기) 펑첸의 생각은 이랬을 것이다. 흑4까지 기분좋게 공배연결을 강요한 뒤 유유히 상변을 살리겠다는…. 그 역시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있던 펑첸, 경력이 일천한 게 흠이었다. 결정적인 대목에서 수읽기에 경솔함을 드러냈다. 상대가 손을 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정상적인 판단일 것이다. 실전진행2 (최철한바둑의 매력?) 1, 2국에 이어 다시금 사활에 모든 걸 걸었다. 아니, 만반의 수읽기를 끝마쳤다고 해야 할지. 그렇더라도 두려움까지 완전히 감추기 어렵다. 흑4로 움직이면 좌변 백도 불안하다. 얽기 공격에 말려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후는 패까지 발생했는데 자신의 능력을 믿은 최철한의 판단이 결과적으로 옳았다. 승리가 확정될 때까지 관객은 하도 아슬아슬해서 진땀이 나고 간담마저 서늘했다. 정작 본인은 최선을 다한 결과가 그렇게 나타날 뿐이란다. 그것이 최철한바둑의 또다른 매력이란 말인가.  포토카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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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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