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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테스트라도 해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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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상박의 1승 1패. 2국은 중국측의 반격이 드셌다. 창하오는 송태곤의 실수를 추궁하며 일찌감치 든든한 다리를 놓았고, 펑첸은 제 기량 이상을 발휘하며 저울추를 원점으로 돌렸다. 올림픽 챔피언으로 가는 길이 험난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응씨배 같은 큰 승부는 실력 외적인 요소도 크게 작용하기 마련. 이제는 그야말로 ‘살 떨리는 승부’가 됐다. 그런 승부를 벌인다는 것은 고통이요 희열이다. 누가 평정심을 갖고 임하느냐가 최종국의 키워드가 되지 않을까. 제5회 응씨배 준결승3번기 제2국 ○펑첸 5단 ●최철한 8단 - 장소 : 중국 구이양 - 날짜 : 2004. 09. 08 - 결과 : 251수끝, 백13점승  장면1 (타개의 맥) 우상귀를 내준 흑이 우변 백대마를 공격하며 본전 찾기에 나섰다. 흑1에 백2로 막았으니 공격으로 점수를 따내야 한다는 심정은 더욱 절실하다. 포문은 흑3. 이론(異論)이 없는 한수. 은근히 중앙을 살찌우고 있다. 여기서 가 정도의 탈출이 예상됐는데 머리에 붙여간 백4가 타개의 맥점이었다. 우변 흑의 엷음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수. 참고도1 (하수의 행마) 참고도1 (하수의 행마) ‘달아날 때는 한칸뜀’이라지만 백1은 평범하기는커녕 하책(下策). 흑2 한방을 당하는 순간 호시탐탐 엿보던 우변 흑의 엷음이 전부 사라진다. 거기다가 흑4, 6으로 슬슬 긁어오면 귀를 응하고 있을 수도, 손을 뺄 수도 없는 노릇. 흑의 올가미에 걸려드는 코스에 다름아니다. 실전진행 (오버페이스) 흑1로 쑥 나오면 어떻게 될까? 펑첸은 백2로 즉답해 주었다. 흑3은 자신의 엷음을 보강. 백4로 잇자 뾰족한 공격수단을 잃은 최철한은 5부터 성동격서의 전법. 그러나 백6이 냉정했고, 곧바로 흑7의 오버페이스마저 불렀다. 계속되는 백8도 통렬한 젖힘. 참고도2 (뚫는 수가 없다) <실전진행1> 백2에 흑이 뚫고나가는 수단은 성립하지 않는다. 백4까지가 항상 선수로 듣는 곳. 백6에 후속타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실전의 흑7도 A에 잇고 뒷날을 기약하는 편이 바람직했다는 의견이 절대다수였다. 참고도3 (흑의 부담감) △가 통렬하다는 것은 흑1로 끊어오는 수를 봉쇄하기 때문. 그래도 끊으면 백6까지 싹싹하게 버리며 대마에 힘을 불어넣는다. 귀중한 선수는 8의 곳에. 여기가 엄청 큰 수. 흑은 이곳을 뚫리는 부담감을 안고 있기 때문에 1로 강경하게 끊어갈 입장이 못 되는 것이다. ▲도 쓸모없는 수가 돼 버렸다. 장면2 (날카로운 건너붙임) 곧바로 이어지는 장면. 묘책이 없는 듯 최철한은 가의 부담감을 1, 3으로 털었다. 이 장면에서도 백4가 나에 끼우는 맥을 능가하는 호착. 좀처럼 생각하기 어려운 수임에도 오늘의 펑첸은 잘도 찾아낸다. 흑5는 불안정한 우상 대마부터 보살핀 수. 백6으로 밀고나가니 위쪽 ▲ 두점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을 지경이다. 최후에 최철한은 ▲를 살리는 수에 명운을 걸어봤으나 펑첸은 타협을 마다하고 대담하게 칼을 뽑아들며 명줄을 끊었다. 참고도4 (응수두절) △의 건너붙임에 최철한은 결국 응수를 하지 못했는데 흑1로 끊는 것은 백2 이후를 받쳐줄 수가 잘 안 보인다. 축도 안 되고 장문도 안 된다. 오늘 따라 펑첸이 평소의 실력을 훌쩍 뛰어넘어 120%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 최고조의 컨디션으로 정곡을 찌르는 동작 하나 하나가 아주 매서웠다. ‘도핑 테스트라도 해봐야 하는 건 아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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