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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을 테면 어디 한번 잡아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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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누구의 머리 위로 월계관이 올라갈까? 4년에 한번, 올림픽이 개최되는 해에 열려서 ‘바둑올림픽’으로 불리는 응씨배. 위상에 걸맞게 우승상금도 세계최다인 40만달러(약 5억원)나 된다. 지금까지 우승 계보는 조훈현→서봉수→유창혁→이창호. 묘하게도 한국바둑사에 한 획을 그은 영광의 얼굴들이 차례대로 이름을 올려놓았다. 중복되는 인물도 없다. 이번 회도 그런 계통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최철한이든 송태곤이든 앞으로 한국바둑을 이끌어나갈 주역이요, 첫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제5회 응씨배 준결승3번기 제1국 ○최철한 8단 ●펑첸 5단 - 장소 : 중국 꾸이양 - 날짜 : 2004. 09. 06 - 결과 : 246수끝, 백불계승  ※ 기보가 보이지 않는 분들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장면1 (운명에 맡긴 대마) 본국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백대마의 사활을 둘러싼 숨막히는 공방. 사느냐, 죽느냐가 이 판의 운명을 갈랐다. 그 중심에 백2가 서 있다. 흑1로서 △ 다섯점이 위험하다는 진단이 나왔을 때 최철한은 대뜸 백2.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대체 무슨 영문이며, 이러고도 백일단이 무사할 수 있다는 말인가? 실전진행1 (놀라운 발상) 사실 <장면2>가 등장하기까지 최철한의 태도도 놀랍기 그지없다. 흑1의 급소 공격에 백2로 살린 수는 그렇다 치더라도 흑3으로 씌웠을 때 백4부터 잔뜩 밀어가는 수들은 좀처럼 결행하기 어려운 발상. 두면 둘수록 흑의 등이 강해지면서 우변 백이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12로 받아줄 줄이야. 참고도1 (잡아준다면 충분) ▲의 급소 일격에 대해 먼저 떠오르는 수가 백1. 만일 흑2부터 석점을 잡으러 온다면 백도 싹싹하게 버린다. 석점을 잃더라도 선수를 잡아 7 정도에 1수를 더 두면 상변에서 벌어들인 포인트도 있고 해서 충분한 형세. 하지만 흑2로는 A에 나오지 않을까. 그 변화가 어렵다. 참고도2 (진로 수정) 하변을 쭉쭉 밀어갈 때는 선수로 돌봐놓고 1로 달려갈 계산을 세우지 않았을까? 검토진은 모두 그럴 줄로 알았다. 그러지 않고서는 민 수들이 전부 악수가 될 테니까. 차라리 처음부터 날일자로 가볍게 받느니만 못할 테니까. 최철한도 애당초 이 그림을 구상했을 것이다. 그런데 두다 보니 흑2로 막히는 수가 죽기보다 싫게 느껴졌던 모양이다(이 공방은 점심시간을 끼고서 이루어졌다). 참고도3 (얽기 공격) <장면1> 백2는 우선 한쪽이라도 완생시켜 놓고 아래쪽 다섯점은 타개에 승부를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범인(凡人)을 초월하는 강인한 담력과 배짱이 아니고선 차마 엄두를 내기 어렵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평범한 백1은 흑4로 상하 백말이 얽기 공격에 말려들 공산이 크다. 실전진행2 (난해한 공방) 결과가 좋게 나왔으니 망정이지 아무래도 하변보다는 우변을 돌보는 게 급한 일이었던 것 같다. 펑첸은 흑1부터 포문을 열었다. 다섯점을 죽여서는 균형을 맞출 수 없으므로 백도 필사적인 타개. 이후 흑의 공격과 백의 타개는 딱히 어느 수가 정수라고 단정짓기 어려운 난해한 공방속으로 빠져들었다. 실전진행3 (수읽기 대결에서 승리) 흑의 등을 두텁게 해준 데다 한번 더 손을 빼서 위험하다는 의견이 비등했으나 백대마는 마침내 두눈을 내고 살았다. 아예 백1로 역공으로 나가고, 백9의 들여다봄이 길고 긴 고난길에 서광을 비춘 수가 됐다. 결과를 놓고 볼 때 실패한 측에서는 온갖 아쉬운 수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힐 수밖에 없다. 뒷날 더 나은 수가 발견될지라도 대국 당시에는 동등한 조건에서의 수읽기 싸움. 결국 최철한이 수읽기 대결에서 승리했다고 판정을 내릴 수 있다. 그를 응원한 팬들로서는 내내 오금이 저렸던 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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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깽이
불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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