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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욕심이 일으킨 대형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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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천원전은 올해 8회째. 7회까지는 5승 2패로 한국이 절대우위를 나타냈다. 그 중에는 이창호가 창하오를 상대로 1～4회 4연속 승리한 업적이 크다. 그러나 이창호가 빠진 5회 이후는 오히려 중국이 2승 1패로 리드하는 상황. 구리는 작년에 송태곤을 2대 0으로 완파했다. 중국랭킹 1위답게 올해도 우뚝 정상에 올라서서 다시 등장했는데…. 제8회 한중천원전 3번기 제3국 ○구리 7단 ●최철한 8단 - 장소 : 경주 현대호텔 - 날짜 : 2004. 08. 13 - 결과 : 190수끝, 백불계승  장면1 (수읽기 대결) 최철한은 무기력한 패배로 인해, 구리는 결승점 눈앞에서 실족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는 1승씩 챙겼지만 서로 아쉬움이 많았던 1․2국. 최종3국도 예기치 않은 곳에서 승부가 갈렸다. 출발은 흑이 좋았다. 백1로 힘차게 뻗어 왼쪽에 미생마의 부담을 안고 있는 흑이 난처하지 않느냐는 우려가 흘러나올 때 흑2가 궁지에서 벗어나는 디딤돌이 됐다. 실전진행1 (최철한의 수읽기) 상대방의 돌을 절단하며 좁은 곳에서 불꽃을 일으키는 백병전. 이런 곳에서 승패를 가늠하는 건 수읽기 능력이다. 최철한이 한수 앞섰다. 백1을 활용한 구리는 3부터 아예 안에서 삶을 도모하려고 나섰는데 최철한의 능력을 무시한 처사였다. 흑6에서 8로 죄어붙이자 이제사 화들짝 놀랐다. 9로 탄력을 불어넣으려 했으나 흑10의 매몰찬 공격에 한동안 손을 놓아야 했다. 수읽기 대결은 최철한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참고도1 (실리와 두터움) 백이 지향해야 할 길은 우상을 버림돌로 활용하며 외곽을 다지는 것. 흑의 실리 못지않게 철벽을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구리는 좌상 방면의 흑이 가일수하지 않고 사는 데다 선수마저 빼앗겨서 불만을 가득 품은 듯하다. 그같은 시각이 좀더 매서운 수를 유발시킨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자신이 빠질 구덩이를 판 격이 되고 말았다. 참고도2 (난처한 흑) <실전진행1>의 흑6, 8이 호수라는 것은 그 외의 어떤 수로든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1로 내려서는 수는 백2의 끼움이 적시타. 흑5의 악수를 두어야 하는 것도 흑이 괴롭다. 10까지 백이 살고 나면 당장 좌상 방면 흑대마가 낭패다. 장면2 (납득할 수 없는 행동) 우상에서 올린 포인트를 유지해 온 흑이 넉넉한 형세. 더욱이 1로 움직이는 강펀치까지 있어 승리는 떼논 당상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실은 이렇게까지 다그칠 필요는 없었다. 흑의 걱정거리는 단 하나, 좌하쪽의 미생마. 따라서 흑1로는 10에 두어 완생하고, 백3 때 가에 벌려 안정시켰더라면 승리가 멀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실족은 흑9. 백2～8의 벽이 쌓였는데도 미생마를 방치한 건 납득할 수 행동이었다. 백10이 대마의 명줄을 끊은 역전타. 참고도3 (대마 살면 흑승) 흑1로 대마를 손질했더라면 깔끔하게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었다. 백2로 뚫고나오는 수가 껄끄러운 것 같지만 흑3으로 끼우는 맥이 대기하고 있다. 7까지 이상무. 그러므로 백은 2로 두지는 못한다. 참고도4 (냉정한 가일수) 백2로 막는 것이 최선. 그러면 흑3으로 약점을 돌본다. 우변 백은 4, 6으로 따내서 삶. 애써 수중에 들어온 백을 놓아주기 싫었을까. 그러나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한 건 진한 아쉬움으로 돌아온다. 강하면 부러진다는 기훈(棋訓)도 있는데 좌변에 폭탄을 안고서 어찌 이토록 세게 나갔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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