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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둑리그에 관한 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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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갑고 기쁜 한국바둑리그  지난해 드림리그를 출범시켰던 한국바둑(주관- 한국기원, 주최- 바둑TV, 스포츠투데이, NHN)이 올해 더욱 크고 짜임새 있는 규모를 갖춰 ‘2004 한국바둑리그’를 새로이 출범시켰다.5월 6일 저녁6시 여의도 63빌딩 코스모스홀에서 대장정의 출발을 알린 ‘2004 한국바둑리그’는 국내 8개 기업이 구단으로 참여하는 총규모 10억의 프로바둑리그. 각 팀별 4명씩 8개팀이 출전, 풀리그 단체전으로 진행되는데 이번 리그는 국내 프로야구를 벤치마킹해서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그리고 챔피언결정전으로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고 한다(리그전 잰행에 관해 좀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 분들은 뉴스를 보시면 된다). 바둑인의 한 사람으로 반갑고 기쁘다. 리그 출범에 절대적으로 기여한 바둑TV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향후 한국기원과 더욱 긴밀하게 협의하여 지역연고를 갖는 팀으로써 ‘홈 앤드 어웨이’ 게임으로 전개되는 진정한 바둑리그로 발전하길 바란다. 지역을 대표하는 팀의 구성은 대단히 중요하다. 각 시도의 자존심이 걸려있으므로 각 지역 자치단체 및 대표기업의 협력을 유도할 수 있어 리그 출전 팀과 규모의 확대가 가능해진다. 출전 팀과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프로들의 출전기회와 수입이 확대된다는 뜻이므로 성과에 따라서 ‘프로의 생활 안정’이라는 한국기원의 어려운 숙제 중 하나가 상당 부분 해결될 수도 있다. 또 지역연고제에 의한 ‘홈 앤드 어웨이’ 게임은 각 지역별 서포터스의 결성을 자연스럽게 촉발시킬 것이고 그것은 곧 팬과 프로의 벽을 허무는 가교가 될 것이며 나아가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바둑의 저변확대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한국바둑 희망의 축포를 쏘아올린 그 현장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자리하신 모든 출전기사 및 관계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2 세월의 무상함이여… ‘2004 한국바둑리그’가 출범한 다음날 사이버오로의 매니아광장에 이런 글이 실렸다. 글을 쓰신 분은 오로매니아들에게는 절대적인 성원을 받고 계신 ‘굴초’라는 대화명을 가진 분이다. - 앞글 생략 – 커피 향과 싱그런 햇살, 아무도 없는 사무실 나의 방 금요일 아침, 조간신문을 펼친다 한국리그의 출범… 사이버오로의 일본 인터넷 사업권 낙찰 뉴스… 프로는 역시 성적순...한국리그출범 기사의 주 타이틀이 눈길을 끈다 면면을 들여다보며 선수 선발과정을 보고 있노라니 세월의 무상함이 묻어나온다 나는 역시 아마추어 바둑애호가일뿐…  2003년 드림리그의 마지막 선수 안관욱 사범…2004년 한국리그의 마지막 선수 이홍열 사범… 처음이었을 안 사범과 32번째를 예상했다는 이 사범의 마음은 같았을까… 달랐을 것이리라… 2003년 주장의 자리에 있던 서봉수 사범은 또다시 치열한 예선의 관문을 뚫고… 그러나 4장의 자리에 29번째 선수로 자리매김되어 있다. 왜 내 마음이 씨려오는 걸까… 세월의 무상함인가… 감상적 아마추어이기 때문인가… 나의 삶에 바둑이 곳곳에 묻어 있듯... 지금의 젊은이들이 나의 나이가 되면 나와는 또 다른 추억을 되새기겠지… 그 추억은 어떤 것이 될까… 사이버상의 추억이 아닐까… 한중일 삼국이 엮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추억이 아닐까… 도쿄에서, 베이징에서 , 서울에서 그들은 만날지 모른다… 이미 바둑은 세계로 세계로 달려가고 있음에랴… 그럴 수 있을까… (생략된 앞글을 보고 싶으신 분은 매니아광장 5월 7일자 ‘세월의 무상함이여…’를 찾으시면 된다). . 3 흐르는 강물처럼… ‘굴초’님은 대표적인 올드팬이다. 지난해 드림리그에서 주장으로 활약하다 올해는 29번째로 지명된 서봉수 9단과 드림리그의 마지막 선수였던 안관욱 6단, 그리고 이번 바둑리그에서 32번째 지명을 예상했다는 이홍렬 8단의 마음을 헤아리며 하릴없이 아파하는, 지나간 바둑시대의 증인이다. 그러나 어쩌랴. 바둑도, 사람도 시대의 물결 속에 떠밀려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인 것을. 어쩌면 굴초님의 글을 읽는 도중에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 1992)’ 이라는 영화를 떠올린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낚시를 통해 인생을 깨우쳐가는 아버지와 두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세기의 명배우 로버트 레드포드의 세 번째 감독 작품으로 1990년에 사망한 장로교 목사 노먼 맥클린의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화한 것이다. 맥클린은 기독교 교리서를 편찬할 정도로 저명한 목회자일 뿐 아니라 사냥과 낚시에도 깊은 조예가 있어 그가 저술한 사냥과 낚시의 텍스트는 하나의 고전으로 꼽힐 정도라고 한다. 맥클린이 원작을 레드포드에게 건네 준 것은 1980년. 헐리우드의 제의를 일축해오던 맥클린은 1990년에야 각본의 초고를 보냈고 그 며칠 뒤 사망했다. 일생의 반추(反芻)를 마치면서 삶을 이어갈 의지마저 놓아버린 것일까….  쏟아지는 햇살에 부딪쳐 황금고기의 비늘처럼 조각조각 빛나는 물결. 허벅지까지 차오른 고무장화를 신고 낚시대를 들어올리는가 싶으면 멀리 포물선을 그리다가 어느 사이 강물 속으로 곤두박질하는 낚시줄. 황홀한 물살에 보기 좋게 흔들리는 아버지와 아들의 웃음. 이 영화를 기억하는 대개의 팬들이 그렇듯 내 머리에 가장 강렬하게 각인된 그림 역시 송어낚시 장면. 영화의 줄거리는 대충 다음과 같다.1900년대 초, 스코틀랜드 출신 장로교 목사 리버런드 맥클레인(톰 스커릿 분)은 아들 노만(크레이그 쉐퍼 분)과 폴(브래드 피트 분), 부인(브렌다 브레딘 분)과 함께 몬타주 강가의 교회에서 살면서 낚시를 종교와 같이 소중하게 여기며 즐긴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낚시를 배운 두 아들도 낚시를 좋아한다. 장성한 맏아들 노만은 동부대학에 들어가 문학을 공부하고 동생 폴은 고향에서 신문기자로 활동하며 낚시를 인생 최고의 목표로 여기며 산다. 신중하고 지적인 노만과 동적이고 자유분방한 폴은 어린 시절부터 형제애가 깊으면서도 경쟁적인 관계. 공부를 하고 돌아온 노만 앞에서 보이는 폴의 낚시 솜씨는 예술의 경지까지 도달해 있었다. 고향에 돌아온 기쁨과 동생에 대한 경쟁심을 동시에 느끼던 노만은 사랑이라는 또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제시(에밀리 로이드 분)와의 사랑이 무르익던 즈음 노만은 시카고대학으로부터 문학교수로 채용되었다는 통보를 받는다. 온가족의 기쁨도 잠시,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며 포커를 즐기던 폴이 어느날 갑자기 길에서 폭행을 당해 사망하자 아버지와 노만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에 깊은 고뇌를 느낀다. 아버지 자신이 죽을 때까지 사랑하던 아들 폴을 잊지 못해 마지막 설교에서 ‘완전한 이해는 할 수 없어도 완벽한 사랑은 할 수 있다’는 말을 남긴다. 노만은 사랑하는 사람이 모두 떠난 뒤 혼자 낚시를 한다. 가족과 인생 그리고 일생을 지배한 낚시에 대한 회상을 하나로 묶어 달관한 듯한 인생의 상념에 젖어 변함 없이 흐르는 강을 바라보면서 넋을 잃는다. 1900년대 초의 시대적 배경에 맞는 스윙재즈 등 총 31곡을 수록한 OST 앨범은 91년 앨범 'Mark Isham'으로 그레미 뉴에이지 부문상을 수상한 뉴에이지 아티스트 마크 아이샴의 작품(이상 naver영화 참고).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인생의 나른한 평화’였다. 한 시절을 빛나게 하던 기쁨과 슬픔은 생애 곳곳을 잠깐씩 스쳐가는 소나기와 같은 것. 그 뒤로 낙엽처럼 켜켜이 쌓이는 체념이야말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야 마는 삶의 이력서가 아닐지…. ‘오늘보다 좀더 나은 내일’의 희망은 사람들에게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준다. 그러나 대개의 사람들은 내일의 기대만으로 고단한 오늘을 견뎌낼 만큼 강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가혹한 오늘을 참고 견딜 수 있는 것은 가슴 속에 켜켜이 쌓인 어제의 일들을 곱게 채색하고 되살리는 기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추억이라고 한다. 어떠한 고통을 동반하든 추억은 늘 그립다. 사람들은 말한다. ‘지나간 시절은 모두 아름다웠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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