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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최철한! 공격의 화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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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매치다. 매스컴은 앞다투어 사실상의 결승전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이창호와 최철한, 한국에서 활활 타올랐던 불꽃대결이 세계최대의 무대 위로 번졌다. 하필이면, 8강에서 맞붙게 됐느냐고 국내팬들은 아우성이었다. 40만달러로 가는 중차대한 길목. 바둑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반드시 넘어야 할 고비. 만일 최철한이 여기서마저 이창호를 누른다면…. 제5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8강전 ○이창호 9단 ●최철한 8단 - 장소 : 중국 상하이(上海) - 날짜 : 2004. 04. 24 - 결과 : 321수끝, 흑5점승  장면1 (실리에 집착) 두 기사가 만나면 포석과정을 생략한 채 몸싸움을 벌이는 게 다반사였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흐름이 안 보인다. 흑1부터는 가의 곳 약점의 간접보강. 상대를 굳혀주는 느낌이 들지만 대국의 비중 때문인지 최철한은 흑7까지 두텁게 처리했다. 그런데 이창호의 백8이 지나친 실리집착. 좌하 백집을 완성시키는 못질이지만 ‘공격의 최철한’을 경시한 ‘집짓기’였다. 참고도1 (못마땅한 구석) <장면1>과 달리 흑이 평범하게 둔다면 1일 것이다. 그러나 최철한은 백2에 다시 흑3으로 손질해야 하는 것이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원래 이 정석은 우변쪽에 흑돌이 놓였을 때 빛을 발하는데 지금은 백이 먼저 △로 터를 잡고 있어 세력의 값어치가 퇴색된다. 참고도2 (침착한 수비) 위에서 백을 누르고 있는 하변 흑의 두터움은 ▲까지 더해져 있어 철벽의 위용. 반면 백은 하변은 하변대로 허약하고 우변의 두칸벌림도 뽑낼 만한 모양새가 못 된다. 따라서 근신해야 할 입장. 백1의 늘어섬이 침착한 수비다. 이렇게 튼실하게 지켜 놓으면 이후의 운신이 한결 자유롭고 편해진다. 실전진행1 (급박한 흐름) 백이 하변의 수비를 게을리한 바람에 국면이 급박하게 돌아간다. 흑1이 따끔한 일침. 그리고 흑3이 매몰차다. 이 수로는 A에 씌우는 것도 좋아보이는데 ‘공격의 최철한’은 어디까지나 백의 ‘뿌리’를 도려내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흑7에서 11로 압박하는 타이밍도 그만이다. 최철한은 좌우 백말을 연계시키는 얽기 공격을 펼치며 자신의 스타일대로 국면을 리드해 나갔다. 장면2 (엷음의 여파) 실속을 챙긴 대신 엷음을 떠안은 여파는 우상으로까지 파급됐다. 흑1에서 3이 상하를 동시에 노려보는 공격의 수. 이에 대한 백의 응수가 난감하다. 결국 아래쪽의 미생마가 부담스러워 6으로 보강할 수밖에 없는데…. 참고도3 (버티기 어렵다) 흑▲에 대해 백1로 귀쪽을 버틸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게 여의치 않다. 어차피 백7로 굴복할 수밖에 없다고 보면 흑8에서 10, 12를 당해 우변 백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하변에서 뻗어나온 백도 불안정한 상태. 실전진행2 (기분만점의 핍박) 흑1부터의 핍박이 기분만점. 반대로 쌈지를 뜨는 백의 굴복은 눈물겨울 정도다. 간명하게 11로 귀를 파내며 흑은 두터움은 물론 실리면에서도 큰소리를 쳤다. 응씨배의 비중을 감안할 때 이창호는 빈틈없이 컨디션을 조절하고 전력투구했을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 비세의 굴레를 단 한번도 못 벗고 무기력하게 패퇴했다. 최철한의 완승! 흠잡을 데 없는 강력한 몰아치기였다. 상대전적 5연승 폭풍질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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