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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삼켜버린 황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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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일본과 대만을 제물로 삼아 2승을 올린 한국과 중국이 맞붙은 우승결정전. 다섯판 가운데 주장대결이다. 최철한은 추첨으로 중책을 맡았고, 콩지에는 자국랭킹 2위로 팀내 최상위인데 그동안 한국기사들을 상대로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19세, 22세의 젊은 준재들 제3회 CSK배 바둑아시아 3회전 ○최철한 7단 ●콩지에 7단 - 장소 : 일본 오키나와(沖繩) - 날짜 : 2004. 3. 23 - 결과 : 223수끝, 흑불계승  장면1 (끊김을 감수하고) ‘파이터’ 최철한의 평소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실망스러운 한판. 한번 싸워보자고 시비를 걸었으나 상대의 역공을 받아 시종 끌려다닌 바둑이 되고 말았다. 먼저 우상 정석선택을 둘러싼 공방에서 약간 미흡했던 게 아닐까. 흑1의 붙임이나 백2의 끼움 등은 좌상, 우하의 배석 상황을 감안한 수들인데 흑가의 끊김을 방치한 백12는 어땠을까. 실전진행1 (고압적인 흑) 최철한은 흑1로 끊기더라도 좌상 백이 단단하고, 또 선수를 잡게 돼서 괜찮다고 여긴 듯한데 초반에 2선을 긴 모습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백6의 갈라침은 절대. 상하 어느 쪽으로든지 벌릴 여유는 있지만 세력을 배경으로 삼은 흑이 고압적으로 덤벼드니 백의 두칸벌림이 답답하다. 참고도1 (유유한 한판) <장면1> 백12로는 본도처럼 끊김을 방지하는 편이 나았던 것 같다. 흑이 2로 실리를 차지하면 그때 백3으로 갈라치는 수순을 가질 수 있으며, 만일 흑2로 A에 전개하면 백2의 내려섬이 실리상으로 엄청나게 큰 수. 유유한 흐름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장면2 (고난의 시작) 우변의 자세가 엷지만 백1은 흑2를 자연스럽게 유도, 백3부터 수습의 리듬을 타려는 뜻. 흑6은 쌍방 근거의 요충지. 어쩌면 최철한은 이 그림을 미리 구상해 놓고 백11로 끊어가는 싸움에 매력을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실전진행2 (모험을 건 싸움) 전투에 능한 최철한이라지만 △로 끊은 수는 상대방이 절대적으로 강한 곳이어서 모험이 따르는 게 사실. 그렇다고 끊지 않을 수도 없으니 애시당초 작전 구상에 결함이 있었다고 해야 할까. 위쪽을 봐도 왼쪽을 봐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온통 흑의 응원부대. 흑7로 추격당하니 당장 중앙이 바빠졌고, 우변의 일단도 더욱 신경이 쓰인다. 실전진행3 (일방적 수세) 양쪽이 다급해진 백. 그렇더라도 백1은 영 아니다. 이 수는 단순히 연결하는 의미일 뿐인데 우변의 백은 아직 숨쉴 틈이 있다. 흑2의 씌움에 어떻게 할 요량인가. 아프다 못해 가슴이 찢어진다. 흑4부터 하염없이 밀리는 모습을 보라. 그 사이 좌변이 흑천지로 변하고 있다. 백1은 대세를 완전히 구겨버린 주범으로 낙인찍혔다. 참고도2 (중앙이 급선무) 백은 중앙쪽부터 돌보는 게 급선무였다. 그 전에 백1, 3은 기분좋은 활용. 우변쪽은 흑6으로 봉쇄당하더라도 백7로 내려서면 사는 데 끄떡없다. 이랬어도 어려운 형세지만 아직 여기 저기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영원한 승자가 없고, 머잖아 일을 낼 거라 예상하지 못한 바는 아니지만 중국바둑이 엄청 세졌다. 얼마나 오랜 세월을 ‘공한증’에 시름했던가. 한번 판맛을 보고 나면 더욱 맹렬한 기세로 덤벼올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다음번 대결이 중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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