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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배 왕중왕전 이렇게 유치했다!
21세기에 맞는 새롭고 스피디한 형식의 기전으로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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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를 무색케 하는 경기침체의 한파는 세계제패 15년의 위업을 쌓은 한국바둑에도 예외 없이 서릿발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수십 년 전통의 프로기전이 문을 닫아거는가 하면 예산규모를 대폭 줄여 그렇지 않아도 재정이 열악한 한국기원의 살림살이를 더욱 버겁게 하고 있다. 위기다. 한국바둑을 이끌며 반 백년의 역사를 넘어선 한국기원 창립 이래 최대위기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런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전이 출범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것도 예산 5억의 국내 최대규모. 그야말로 가뭄 속의 단비였다. 국내 최고기전으로 출범을 앞두고 있는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창설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은 원로기사 윤기현 9단을 만나 그 유치과정을 들어보았다. 먼저, 바둑계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전자랜드배 왕중왕전이 유치되도록 애써주신 데 크게 감사드립니다. 최근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기업들도 사정이 좋지 않을 텐데 어떻게 이런 규모의 기전을 유치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 최근 1년 동안 타이틀 기전이 세 개나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전 기사실에서 사이버오로 인터넷 해설을 하다가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어요. 젊은 기사들이 대국을 하고 싶어도 최근 한, 두달 동안 대국이 없어 ‘백수가 되었다’고 신세타령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이거, 안되겠구나. 선배기사의 입장에서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뭔가 손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전자랜드의 홍봉철 사장님을 소개받았습니다. 마침, 바둑사랑이 대단하시고 인품도 훌륭하시더군요. 홍 사장님을 만나 사실대로 솔직하게 바둑계의 근황을 얘기했습니다. ‘세계를 15년 동안 확실히 제패해온 것이 바로 바둑 아니냐. 이런 한국바둑의 젊은 기사들이 실의에 빠져있는 모습을 봤을 때 선배기사로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 우리 한번 멋진 기전을 만들어봅시다!’하고 제의를 했죠. 거기에 홍 사장님이 흔쾌히 응해주셔서 전자랜드배 왕중왕전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전자랜드배 왕중왕전은 규모도 규모지만, 그동안 기전형식이 리그전 아니면 토너먼트로 천편일률적이었다는 점을 생각해서 21세기에 맞는 새롭고 재미있는 스피디한 형식의 기전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렇군요. 지금까지의 프로기전은 통칭 신문기전으로서, 신문매체가 주최사를 자임해왔는데 이번 전자랜드배 왕중왕전은 한국경제신문과 바둑TV, 사이버오로 3개사가 공동주최로 내정됐습니다. 특별한 사전계획이라도 있었던 것입니까? - 바둑계도 개혁을 해야 합니다. 획기적인 형식과 방법이 필요합니다. 보통의 기전은 신문사가 주최를 맡게 되지만 21세기에 맞는 방향은 TV방송과 인터넷 아니겠습니까. 물론, 신문사도 중요하죠. 다만, 전자랜드와 한국기원의 협의 결과, 기존의 오프라인 신문매체 하나보다는 TV방송, 인터넷까지 온, 오프라인의 입체적 조합을 가진 공동주최의 매체력이 바둑을 후원하는 기업에 더 큰 홍보효과를 안겨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전자랜드에서도 상당히 만족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서 윤 국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바둑은 15년 동안 세계를 확실하게 제패해왔습니다. 기업의 프로모션으로도 상당히 괜찮은 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오히려 기전이 자꾸 없어지는 추세 아닙니까?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어려운 경제상황의 영향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업도 개인도, 사회전반에 걸쳐 모두가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렇지만 가장 큰 이유는 로비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비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기 쉬운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바둑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에 ‘바둑의 가치, 상품성’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일이 바로 로비입니다. 그런데 한국기원을 포함한 바둑업체 대부분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게으른 것이죠. 활동할 수 있는 사람들이 움직여줘야 합니다. 주위에 바둑 좋아하는 경제인들이 많은데, 이런 일은 선배기사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세계를 제패한 한국바둑의 규모가 너무 작고 초라합니다.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같은 대회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면 다른 기업들에게도 자극이 됩니다. 무엇보다 기업에 ‘바둑의 투자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제가 말하는 로비입니다. 윤 국수님께서는 기전 개혁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는데, 앞으로의 기전 형태는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지금 진행중인 리그전이라든지 토너먼트 방식의 기전도 몇 개는 있어야겠죠. 그러나 앞으로는 바둑도 시대 흐름에 맞는 획기적인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팬들로부터 흥미를 끌어낼 수 있는 요소를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해서 질 좋은 상품 즉, 좋은 기전을 개발해야합니다. 좋은 상품이 있다면 스폰서는 설득해서 얼마든지 끌어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태의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다각적으로 연구해서 좋은 상품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선배기사들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전 유치 계획을 갖고 계신지…. - 저도 원로 위치에 있는 기사 중의 한 사람 이지만 평소 좋아하는 테니스라든지, 골프일 수도 있고 아무튼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주변의 좋은 분들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좋은 사람을 소개받을 수도 있고요. 그런 교류를 가지면서 영향력 있는 분들이 바둑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꾸준히 설득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윤 국수님께서는 평소 여성기전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시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여성바둑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합니다만 현재, 한국바둑의 여성기전은 황폐하다고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인데 어떻습니까? - 사실 제가 여성기전에 관심이 많습니다. 일본 유학시절 중 가노 요시노리 9단이라는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한번은 제가 선생님께 질문을 드렸죠. ‘선생님은 여자바둑에 왜 그렇게 힘을 많이 쏟고 계십니까'하고요. 선생님께서는 '여자야말로 일당백'이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여자 한명이 바둑을 배우면 100명의 남자를 상대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여성바둑을 활성화시키면 바둑 인구가 많이 늘어나고 각계에서도 자연스럽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말씀이 제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제가 여성바둑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죠. 여성바둑은 현재 세계기전이 하나 있고 국내기전이 둘뿐입니다. 아직은 크게 미흡하지만 지속적으로 관심을 유도하고 함께 노력하면 점차 나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여성기전 유치를 위해 좀더 뛰어볼 생각입니다.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인터넷바둑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인터넷바둑의 발전은 한국기원의 기전개혁과 시스템의 변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요, 한국기원의 21세기 생존전략이라든지 한국바둑의 세계화에 대해서 평소에 갖고 계신 생각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 한국기원은 우선 자세부터 고쳐야합니다. 다양한 계층에서 들려오는 요구와 목소리에 세심하게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바둑에 활용할 수 있는 엄청난 인적 자원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한국기원이 책임감을 갖고 바둑계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한국바둑이 21세기의 세계바둑의 진정한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한국기원이 적극적으로 나서 여성, 아마바둑 등 소외된 계층에도 희망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한국바둑의 개혁과 발전의 구심점이 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한번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유치를 위해 힘써 주신 데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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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세
⊙왕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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