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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팻감 차이로 꺾인 4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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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21세의 최연소 국가대표. 그러나 전위대로 나선 태극전사들이 경험부족으로 판맛을 못 보고 연전연패할 때 3연승을 선사하며 일약 구세주로 떠오른 원성진. 그의 공로로 한국은 대회 5연속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다음 상대는 구리(古力). 중국팀의 마지막 보루이자 자국 랭킹 1위의 강자다. 제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제11국(○ 원성진 5단 / ● 구리(古力) 7단) - 장소 : 상하이 왕바오허 호텔 - 날짜 : 2004.02.11 - 결과 : 282수끝, 흑2집반승  장면1 (노림을 품은 수) 널리 알려졌다시피 원성진은 후반이 강한 기사. 초중반에 축적한 두터움을 바탕으로 역전하는 힘이 엄청나다. 그러나 이 바둑은 그의 ‘만만디 전략’이 아쉬운 패배를 낳고 말았다. 은근한 듯한 흑1이 실은 무시무시한 노림을 품은 일착. 이에 대해 원성진은 유유하게 2로 중앙쪽을 보강해 두고 말았는데…. 장면2 (노림수 발동) 짧은 시간 속에서도 흑1에서 3이 ▲와 연관된, 구리의 실력을 가늠케 해주는 강펀치. 수가 성립하지 않으면 바둑이 끝나 버릴 수 있으므로 정밀한 수읽기와 강심장이 뒷받침되지 않고선 결행하기가 쉽지 않다. 흑에게 우변 가부터의 팻감이 많아서 백은 나로 몰지 못하고 4. 그 틈새를 구리는 전광석화와 같은 손길로 백진을 헤집어 버린다. 실전진행 (상전벽해) 철벽 같은 백진 속에서 어떤 수단이 있을까. 흑1 쪽을 끊은 것이 좋은 수. 백은 2로 잡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후는 수순이 길어도 외길이나 다름없는 진행. 애초 당당한 백집으로 여겨졌던 이 일대가 거꾸로 흑집으로 바뀌는 대변화가 일어났다. 누가 봐서도 흑의 큰 이득. 여기서 승부가 끝났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혁혁한 전과다. 참고도1 (흑, 1수 부족) 단, 흑으로서도 먼저 1쪽을 끊어가서는 안 된다. 백2부터 서로 공배를 메워서 수상전이 되는데 8까지 백이 1수 빠른 결과. 애써 수를 만들어놓고 스스로 찬물을 끼얹어 버린 격이다. 구리 같은 실력자가 이런 어리석음을 범할 리는 만무하다. 참고도2 (흑, 1수 승리) 흑1 쪽을 먼저 끊으면 백도 달리 변화를 구해볼 여지가 없다. 일례로 백2로 수싸움을 벌이려고 해도 흑5로 바짝 메울 수 있서 이번에는 흑이 1수 이긴다. 따라서 실전의 진행이 필연적이다. 참고도3 (상변 보강이 우선) 거슬러 올라가 ▲에 대해 백은 무엇보다 1로 하나 밀어두는 게 긴요했다. 흑2라면 백3으로 연결해서 뒷탈이 없다. 다만 흑2로는 A에 붙여 절단하는 노림이 있긴 하다. 그것이면 피차 어려운 길로 접어드는데 어쨌든 상변 보강부터 서둘러야 했다. 원성진이 실전의 노림을 미처 못 본 것이 화근이었다. 그것은 구리가 잘 두었다고 바꾸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장면3 (팻감 하나에 눈물) 뒷심 강한 원성진이 꿋꿋이 따라붙어 종반의 형세는 극미한 반집승부. 하지만 이대로 끝나면 아무래도 반집 부족하다고 판단한 원성진은 백1로 집어넣어 마지막 승부를 걸었다. 흑가로 굴복하면 아슬아슬하게 백승, 백나로 물러설 경우에는 오히려 2집 손해를 보게 된다. 대회의 흥미를 돋우려고 했는지 승리의 신은 결국 구리의 손을 들었다. 백은 딱 한 팻감이 모자랐다. 열화와 같은 홈팬의 성원을 업은 구리는 첫 우승에 목마른 중국팀에 값진 승리를 안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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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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