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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바둑팬들의 놀랍고도 즐거운 일 두가지
일본 슈칸고(週刊碁) 기자와의 취중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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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에 자국기사를 진출시킨 지가 얼마나 되었을까? 생각해보니 왕리청(王立誠)이 제3회 춘란배 결승에 진출한 이후로는 아예 일본기사들의 결승 진출 소식이 없었고, 세계대회에서 나름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줬던 왕리청 이전에는 요다 노리모토(依田基紀, 제1회 삼성화재배 우승)와 고바야시 사토루(小林覺)가 이따금씩 큰 활약을 보여줬지만, 이제는 아주 옛날 일처럼 느껴진다. 한, 중의 바둑팬들이 자국 톱기사들의 활약에 정신없이 환호하고 있을 때, 일본 바둑팬들은 쓸쓸히(?) 이런 소식을 접해 들었을 것인데, 이러한 차에 전해진 하네 나오키(羽根直樹) 제4회 춘란배 결승진출 소식은 일본바둑팬들에게는 긴 가뭄 뒤의 단비로 그야말로 신선한 소식 중의 소식이었을 것이다. 일본 바둑팬들의 뜨거운 심정을 일본 슈칸고 기자로부터 들어본다. 3월 15일 제4회 춘란배 결승 취재차 서울을 방문한 (재)일본기원 슈칸고(週刊碁)의 시무라 토모히코(志村朋彦 32) 기자를 전야제가 끝난 후 롯데호텔 근처의 맥주집에서 만났다. 원어민 수준으로 일본어를 구사하는 월간바둑의 차영구 기자가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한 슈칸고 기자와 맥주 한잔의 자리를 마련한 것. 놀랍고도 즐거운 일 두가지 한국에 취재차 두번째로 방문했다는 슈칸고의 시무라 기자, 그의 첫 관심은 춘란배가 "왜? 한국에서 열리냐?" 는 것이었다. 일본 바둑팬들에게 이를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의 토요일밤, 시원한 500한잔으로 목을 축이며 말하는 시무라 기자의 설명을 옮기면, 요즘 일본기원 본원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전화가 걸려온단다. 내용은 '하네 나오키'가 어떤 인물인지? 춘란배가 언제 열리는지? 등인데 시무라 기자 말로는 하네의 결승진출은 '요즘 일본 바둑계의 놀랍고도 즐거운 두가지 일' 중의 하나라고 한다. 즐거운 일의 첫째는 야마시타 게이고가 일본 랭킹1위 기성 타이틀을 왕리청으로부터 빼앗아 역대 최연소 기성에 등극해 세대교체에 목마른 일본 바둑계의 희망으로 떠오른 것이고, 두 번째가 바로 야마시타와 같은 세대인 하네 나오키의 춘란배 결승진출이다. 실로 오랜만에 세계대회 결승에 올라 일본 바둑팬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준 모양이다. 일본 바둑팬들의 궁금증 시무라 기자가 계속해서 자세하게 밝히는 일본팬들의 궁금증은 세부적이고 구체적이다. '결승1국을 서울에서 2국은 일본에서 하고, 결판이 나지 않는다면 3국은 중국에서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혹은 '춘란배는 중국대회인데 왜 중국에서 하지 않고 한국의 서울에서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일본에서 하는 것도 좋을 것인데.'라면서 일본기원에 계속 전화를 걸어 기원 직원들에게 쉴새없이 묻는다는 것. 따라서 일본기원에서는 중국기원에 전화를 걸어 서울 개최이유를 물었지만 중국기원의 담당자는 '춘란그룹의 일'이라며 확답을 피했다고 한다. 시무라 기자는 한국기원 관계자들을 보자 이것이 가장 궁금했던 듯 연거푸 질문을 퍼부었다. 이에 대한 한국기원 사업부 하훈희 차장의 답변은 "춘란그룹이 서울 개최를 희망했기 때문이다. 대회 스폰서의 요구는 대회 진행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중 하나이다. 그리고 일본에서 개최되는 것도 모양은 좋지만 일본의 높은 환율은 실무에 있어서는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한국기원이 서울 개최를 중국기원에 요구한 것은 아니다."라는 것. 석연치 않은 표정의 시무라 기자, 아직 궁금증이 풀리지 않은 듯 계속해서 묻는다. 하훈희 차장의 유창한 중국어 솜씨를 전야제에서 보고, 중국기원과 뭔가 통하는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 듯. 맘껏 물어보는 모양이다. "3,4위 전은 중국에서 먼저 열렸는데? 왜 한국이나 중국에서 같이 하지 않았을까"(3,4위전이 있는 일본 후지쯔배는 결승전과 동시에 열린다). 하훈희 차장 : "하,, 나는 한국기원의 직원이다. 중국에서 결승전이 열렸다면 나는 아마 좀 더 편하게 대회를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중국기원이 전야제 및 결승준비 실무를 할 것이므로). 중국기원이 춘란과 협의하여 대회 일정을 정했을 것이다." 일본 바둑팬들에게 서울 개최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는 시무라 기자. 뭔가 더 알아야 겠다는 표정이다(사실 중국과 한국보다 일본의 물가가 살인적인데다 중국기사가 결승에 진출하지 못해 중국기원이나 춘란그룹의 심기가 그다지 편치않아 결승전의 서울개최 및 3,4위전 일정이 정해진 것일 수도 있겠다. 쑥쓰럽게 이런 것을 한국, 일본이 자꾸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 -.-;;). "고레와 스루메 데스네" (이것은 오징어군요) 한국과 일본은 식습관이 비슷한 데가 있다. 오징어 안주가 나오자 시무라기자가 소리친다. "고레와 스루메 데쓰네." 한국과 일본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오징어를 즐기는 나라이다. 가까운 중국도 먹긴 하겠지만 대중적으로 크게 즐기지는 않는 편. 하훈희 차장은 "응씨배가 제주도와 강릉에서 열린 적이 있었는데 루이-장주주 부부와 대만의 응씨배 관계자들에게 마른 오징어를 구워 먹는 재미를 알려줬다."면서 "그들은 모두 한국산 마른 오징어 맛에 감동했으며 한 박스씩 오징어를 구매했다."고 소개해, 자신이 바둑계의 오징어 전도사(?)임을 은근히 자랑.^^ 가토의 개혁  일본기원에서는 현 본인방 타이틀자인 가토 마사오 9단이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슈칸고의 기자로서 어떻냐는 질문을 던졌다. 물론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은 조심스러울 것이다. "재정면에서 일이 진행되는 듯하다. 직원 수도 많이 줄었고 기존의 예산집행도 줄이는 방향이다. 수당 및 보너스도 예전에 비해 줄었다. 때론 일하기가 힘들기도 한다. 한국기원 쪽은 어떠한가?" (다들 웃음) " 우린 옛날 부터 그랬다." 참조 : 98년 IMF사태로 통칭되는 한국의 '환란'에서 한국기원도 안전지대는 아니었다. 98년 한해동안 직원들의 각종 보너스와 수당, 예산집행이 크게 삭감되었으며, 40여명 정도되는 직원들은 2003년 현재 23여명정도로 98년 당시보다 50% 줄었다. 이런 얘기가 몇번 오가면 전반적인 분위기가 '말없음표'로 바뀐다. 아무튼 재정부문의 혁신은 잘 진행돼되, 실무진들의 사기도 떨어지지 않아 한일 양국의 공식적인 기원 활동도 적극적으로 잘 이뤄지기를 다들 바랄 것이다. 끝으로 최근 일본 바둑계에서 들리는, 참신하고 즐거운 소식의 중심에 서있는 하네 나오키. 앞으로도 좋은 성적 거두기를 기대한다. 알림 - 기사 본문중 뉘앙스에 차이가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18일 결승 2국현장에서 시무라기자가 밝힌 바에 의하면 하네의 결승진출보다는 야마시타 게이고에 대한 팬들의 전화가 훨씬 많다고 합니다. 하네에 대한 관심은 야마시타에 비해 훨씬 적다고 합니다. - 팬들의 궁금증으로 소개된, 서울개최이유에 대한 질문은 시무라기자가 개인적으로 매우 궁금했던 내용이라고 합니다. - 시무라기자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며, 기사 취재등에 있어 사실 보도에 어긋남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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