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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의 부드러운 공격이 준상을 잠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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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위전은 이창호한테는 마지노선이다. 현재 유일하게 갖고 있는 타이틀. 국수에 이어 이것마저 윤준상에게 내주면 무관으로 전락하고 만다. 화려했던 이창호 시대가 슬그머니 사라진 지금, 이창호는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왕위전도 도전자 윤준상에게 1승2패로 몰린 상황. 허나 이창호는 4국에서 보란 듯이 살아나면서 승부를 최종국으로 미루는 데 성공한다.  제41기 KT배 왕위전 도전5번기 제4국 백: 이창호 9단(왕위) 흑: 윤준상 6단(도전자) 장소: 한국기원 특별대국실 날짜: 2007년 6월 27일 결과: 247수 끝, 백1집반승 장면 (인내하는 이창호) 흑▲가 백 진영에 둥지를 틀려고 하고 있다. 백(이창호)한테는 이곳에서 집을 크게 짓지 못하면 승산이 없다. 게다가 흑▲가 탄력이 풍부한 모습이라 공격을 하며 이득을 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보통 상황이 이쯤 되면 소위 '김 새는 형태'라 두기 싫은 게 인지상정. 허나 이창호 9단은 특유의 인내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며 마침내 형세를 뒤집는 데 성공한다. 그 첫 번째 관문이 이곳 처리였다. 참고도1(쉽게 안정) 비록 흑돌이 빈삼각으로 뭉쳐 있으나 막상 공격도 잘 안되는 모양이다. 가령, 백1로 늘어가는 수를 생각할 수 있다. 허나 흑2·4 정도만 두더라도 흑은 쉽게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바깥으로 나가는 길도 있으므로 백한테 더는 시달릴 것 같지 않다. 실전진행1(부드러운 공격) 이창호 9단은 고심 끝에 백1을 반상에 올려놓는다. 흑2·4 빵따냄은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아직 한집도 확실하지 않아 흑은 바깥 탈출이 불가피해졌다. 그 틈에 이창호 9단은 좌변을 뚫으며 이득을 본다. 바로 이런 부드러운 공격이 이창호가 즐기는 주무기인데, 이 바둑에서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참고도2(백2 급소에 위험) <실전진행1> 흑6·8은 탄력적인 수로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다. 좌변 돌파를 우려해 안에서 둥지를 틀려는 발상은 위험하다. 부분적인 행마로는 흑1이 제격. 헌데 백2 엄습이 당장 눈에 띈다. A곳도 아직 완전한 집이 아니므로 안에서 두집을 내긴 어려운 모습이지 않은가. 참고도3(공격으로 얻어낸 이득) 백△를 잡으려는 것은 더욱 위험한 생각. 물론 흑이 한수 빠르지만 백한테 A, B 등이 언제든지 선수로 들어 하변 흑 대마가 당장 위험해진다. 흑은 좌변을 챙길 틈이 없다는 얘기다. 비록 화려함은 없지만 이창호 9단은 하변을 공격하면서 조금씩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실전진행2(전성기의 이창호처럼) 백1이 음미할 맥점. 근거를 박탈하면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이창호 9단의 의지가 담긴 멋진 한수였다. 백3이 또한 기발한 발상. 흑4를 허용해 부분적으로는 큰 손해다. 허나 이창호는 하변 흑 대마를 계속 공격하다 보면 이 정도 손실은 얼마든지 만회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백은 이후 흑 대마를 꾸준히 괴롭히며 상변과 우변을 자연스럽게 지워나갔다. 마치 전성기의 이창호가 돌아온 느낌을 받을 정도로 뒷심으로 승리를 거머쥔 명국이었다. 참고도4(백A가 급소인 이유) 백이 하변 공격을 서두르지 않으면 거꾸로 흑이 뿌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 당장 흑1·3만 두더라도 탄력이 풍부해져 백한테 더는 심한 공격을 받지 않을 모습이다. 따라서 실전에서 당장 백A로 붙인 수는 시의적절한 맥점이라 하겠다. 근거를 박탈해 자연스럽게 바깥으로 내몰기 위해서는 반드시 둬야 할 점이었다. 참고도5(반발은 없다) 백1에 대해 흑2처럼 반발하는 수는 없다. 백3으로 되젖히는 강수가 있기 때문. 흑은 백한점을 잡을 뿐 안에서 두집을 만들 수 없어 곤란하다. 이런 사연이 있어 흑은 바깥으로 탈출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이창호 9단은 지속적으로 이 대마를 괴롭히며 느리지만 조금씩 형세를 따라잡더니 마침내 1집반 차이로 승리를 거머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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