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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도 정석 나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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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상이 국수에 이어 왕위까지 노린다. 지난 달 이창호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국수를 빼앗은 윤준상이 이번에는 왕위전 도전자에 올랐다. 초단 돌풍의 핵 한상훈을 잠재우고 이창호 앞에 다시 나타난 윤준상. 기세가 하늘을 찌를 태세다.  제41기 KT배 왕위전 도전자결정전> 백: 윤준상 6단 흑: 한상훈 초단 장소: 한국기원 본선대국실 날짜: 2007년 5월 9일 결과: 150수 끝, 백 불계승 장면 (대형정석 등장) 새내기 한상훈 초단은 조한승, 박영훈 등 걸출한 선배 기사들을 물리치고 도전자결정전까지 오르는 놀라운 기세를 보여준다. 허나 큰판을 소화하기엔 아직 경험이 부족했을까? 특히 이 바둑은 초반 정석 선택에서부터 한상훈 초단의 어깨에 힘이 들어간 느낌을 준다. 흑1로 씌운 이상, 그림에서 보는 복잡한 수순은 거의 외길이다. 이 정석은 우상귀 축머리와 연관이 있어 프로들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한다. 실전진행1 (잘못된 선택) 장면에 이은 실전. 너무 많이 봐 온 진행이라 눈에 잘 들어올 것이리라. 흑15까지는 외길 수순. 이 정석은 일단 귀를 흑이 접수하는 것으로 일단락 된다. 백은 그 대가를 우상귀에서 축머리 활용으로 찾는다. 백18로 씌운 수가 바로 그런 축머리 활용이다. 백A로 모는 축을 염두에 두고 우상귀를 제압하겠다는 의도. 흑이 곤란한 상황이다. 윤준상 6단은 ‘백△까지 놓여있는 지금, 좌상귀 정석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한다. 참고도1 (무난한 흑1) 이 모양에서는 흑1이 무난한 선택이었다. 여기서 일감으로 떠오르는 응수는 백2. 그러면 흑은 귀를 가볍게 처리하고 선수를 잡는다. 귀에서 좀 손해를 보더라도 흑7에 붙여 좌변에서 힘을 낼 수 있으므로 충분하다. 참고도2 (서로 둘만하다)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수는 백2 입구자 행마. 견고한 수법이다. 흑1, 백2 교환은 흑이 나쁠 이유가 없다. 따라서 흑은 아래쪽에서 여유를 갖고 둘 수 있다. 제일 무난한 수는 흑3. 물론 흑A로 붙여 좀더 적극적이 수도 있긴 하다. 서로 둘만한 진행이다. 참고도3 (그럴싸한 백1) 실전진행1 백16으로 중앙 흑▲ 두점을 잡으려는 생각은 욕심이다. 백1은 그럴싸한 장문. 이 수가 성립하면 흑은 큰일이다. 당황한 나머지 흑2로 몰기라도 하면 이젠 꼼짝없이 흑 석점이 죽고 만다. 바깥으로 탈출을 할 수도 없고 왼쪽 백돌과 수상전에서도 한수 부족이다. 참고도4 (흑 탈출 성공) 백1로 흑▲ 두점이 그대로 죽는다면 애초 정석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 백1은 일종의 속임수. 흑2로 비껴나가는 멋진 타개의 맥이 있어 성립하지 않는 수다. 흑4에 이어 백은 A, B 어느 쪽으로도 축으로 잡지 못한다. 위쪽에는 흑●가, 아래쪽에는 흑■가 각각 축머리로 축을 막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전진행2 (백 유망) 흑1은 내친걸음. 당장 중앙 처리가 급해 우상귀 처리는 뒷전으로 밀렸다. 허나 백14까지 좌중앙 백돌을 무척 두텁게 만들어 줘 결코 흑이 잘된 그림은 아니었다. 대세점 백18이 놓이고 보니 흑의 비세가 더욱 역력해졌다. 게다가 백은 A로 막는 선수를 보험으로 남겨둔 상태라 더욱 즐거운 상태다. 윤준상 6단은 이렇게 구축한 상변을 바탕으로 승리를 굳힐 수 있었다. 참고도4 (실전보다 낫다) 흑은 지금이라도 이성을 찾아야 했다. 실전진행2 흑5로는 하변쪽을 밀어가는 게 실전보다 훨씬 낫다. 기세상 백2로 젖히면 흑3에 씌워 백 두점을 잡는다. 물론 백도 우상귀를 제압하는 실리가 커 나쁠 이유는 없다. 다만 흑도 중앙이 두터워졌으니 실전보다는 훨씬 두기 수월하다는 뜻이다. 참고도6 백4로 두점을 살리기엔 부담이 크다. 무엇보다도 흑한테 돌려침을 당해 불만이다. 눈에 보이는 큰 자리, 백A를 놔둔 채 이렇게 움직이다 보면 그야말로 ‘죽도 밥도’ 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앞서 보여드린 그림처럼 백도 우상귀를 잡고 중앙은 흑한테 내주는 게 현명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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