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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과 승부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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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훈 vs 최철한, 이들 곁엔 항상 동갑내기 라이벌전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다닌다. 둘은 여태껏 딱 한 차례 타이틀전을 치렀다. 2년 전 기성전 무대였고, 도전자 박영훈이 3-2로 이겨 타이틀을 쟁취했다. 이번엔 박영훈이 방어하는 입장. 그러나 마음은 무겁다. 유일한 왕관 기성을 빼앗길 경우 무관(無冠)으로 떨어져야 하는 운명이다. 최철한은 더 절박하다. 작년 3월 이창호에게 국수를 잃은 이후 국내 타이틀이 없다. KBS바둑왕전과 GS칼텍스배 결승에 올랐으나 또 다른 장벽 이세돌에게 막혀 정상 정복에 실패했다. 국내3관왕(최철한)과 세계2관왕(박영훈)이 겨뤘던 2년 전 그때에 비하면 위상이 많이 깎였다. 이창호 이세돌의 큰 물결과 박정상 조한승 안조영의 새 물결 사이에서 시련을 맞고 있는 양웅이다.  제18기 기성전 도전3번기 제1국 백 : 최철한 9단 흑 : 박영훈 9단 장소 : 한국기원 날짜 : 2007. 03. 02 결과 : 203수끝, 흑불계승 장면 (역전에 찬물) 격렬한 난타전을 예상했으나 줄곧 팽팽한 신경전의 양상을 띠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최철한의 초반 완착을 틈탄 박영훈이 조금씩 유리한 형세를 이끌었다. 백1은 이곳을 거꾸로 허용하면 이기기 어렵다고 여긴 버티기. 그러나 흑2를 당해 역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백9는 모양 사나운 굴복. 10의 곳에 막을 경우 흑9의 패싸움을 견디지 못한다고 본 것인데 10까지 흑집이 붙어나선 흑의 승리가 굳어졌다. 실전진행1 (초반의 문제수) 박영훈은 잽에 능하고, 최철한은 노림수가 강하다. 포석을 마무리짓는 과정에서 흑2가 기민한 응수타진. 이 수에 최철한의 행마가 움츠러들었다. 흑2의 잽이 신경 쓰인 백9에서 11이 문제수로 찍힌 손질. 발이 느리게 머뭇거린 탓에 흑14를 허용, 뒤처진 원인이 됐다. 참고도1 (발빠르게) 전국적인 흐름과 어울리는 발빠른 수는 백1. 이곳이 반상최대였다. 흑2 상용의 응수법으로 머리를 누르면 백3 이하 흑진을 도려내며 실리를 차지한다. 수순 중 흑2로 A에 뛰어 귀를 지키면 백7로 역시 ▲를 제압할 수 있다. 참고도2 (가볍게 처리한다) 보강하지 않은 좌중앙 백의 약점 가운데 하나는 흑1로 뚫고나오는 수. 이 수에 대해서는 백2ㆍ4로 대처하는 발상이 가볍다. 약한 돌이었던 것만큼 피해를 보지 않을 순 없지만 우상에서 벌어들인 이득이 더 크다. 실전에선 당장 두지 않아도 될 곳을 서두르고 말았다. 실전진행2 (후반의 초점) 후반전의 하이라이트는 하변 공방전. 흑1에 침입하며 불꽃을 일으켰다. 백2는 간명한 태도. 흑3ㆍ5로 넘겨주어 싱거운 것 같으나 최철한은 백6이라는 좋은 맥을 준비하고 있었다. 박영훈의 뭉툭한 흑9가 이보전진을 위한 웅크림. 참고도3 (잡는 수는 없다) 침입해 온 흑을 포획할 수는 없다. 건너는 수를 가로막는 백1은 흑4~8로 젖혀잇고 나서 10으로 품을 넓히면 사는 공간이 마련된다. 양쪽에 단점이 있으므로 백11은 필요한 보강. 12ㆍ14로 흑이 사는 데는 특별한 제약을 받지 않는다. 참고도4 (눈앞의 실리) 눈앞에 드러나는 실리만을 따진다면 흑1로 보강하는 수가 크다. 다음에 흑3ㆍ5의 짭짤한 이득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는 실전진행(장면도의 수순)처럼 흑A로 젖히는 수에 박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백B, 흑C, 백D로 백쪽에서 승부패를 걸어올 가능성도 생긴다. 참고도5 (끊기는 약점) △는 모험이 따른 수. 우변 백은 흑1~5에 의해 연결고리가 끊기는 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장면> 백3은 재빠른 약점 해소. 기성전은 이번 기부터 준속기전(각자 1시간, 1분초읽기 1회)으로 생각할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다. 시간부족으로 인해 서로 실수를 저지른 대목이었다. 참고도6 (긴요한 수순) 3쪽을 막기 전에 백1이 긴요한 젖힘. 선수로 흑2와 교환해 놓으면 이후 흑A로 집어넣은 패는 흑이 함부로 걸기 어려워진다. 질 경우 출혈이 크기 때문. 초반의 문제수로 불리함을 자초한 최철한은 끈질긴 추격전을 펼쳐 한때 역전이라는 진단을 받았으나 중요한 기회를 못 살려 결국 완패를 당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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斫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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