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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른 바둑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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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월 삼성화재배 결승전을 패한 이창호는 그 여파 때문인지 세계대회 무관의 그늘 속에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꼭 1년이 지난 2007년 벽두. 상대가 뤄시허에서 창하오로 바뀌었을 뿐 똑같은 무대는 바둑 제왕을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도전세력의 드센 풍랑과 점차 줄어드는 제왕의 입지. 중국과의 힘싸움까지 더해진 결승전의 의미는 더욱 크다.  제11회 삼성화재배 결승3번기 제1국 백 : 창하오 9단(중국) 흑 : 이창호 9단(한국) 장소 : 중국 상하이 날짜 : 2007. 01. 22 결과 : 238수끝, 백불계승 장면 (반전의 실마리?) 창하오의 포석은 강하다. 초반에 유리한 토대를 구축한 뒤 별다른 반전을 허용치 않고 자신의 페이스로 몰아갔다.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던 흑에게 일순 햇살이 비친 대목은 백2로 젖혔을 때. 즉각 흑3으로 맞끊어 전단을 구한 쪽이 이창호였다. 참고도1 (흑의 노림) 창하오가 실력에 비해 정상을 밟기까지 긴 시일이 걸린 원인 중의 하나는 우세를 장악한 다음의 마음가짐. 몸을 사리는 느슨한 자세는 큰 약점으로 지목받아 왔다. <장면> 백2는 강경책이고, 본도 백1은 온건책. 백3으로 살아두면 격렬한 싸움은 피할 수 있다. 이창호는 흑2, 그리고 흑4ㆍ6으로 힘을 쌓아올려 좌하 백의 엷음을 찔러가려는 의도였을까. 흑10 이후 A, B가 노림이다. 참고도2 (이런 수도 있다) <참고도1> 흑4로는 경우에 따라 상변 백진을 파헤치는 수법도 강구할 수 있을 법하다. 백이 최대한 버티기로 맞서면 곧장 승부가 결정될 만큼의 겁나는 변화도가 그려진다. 두 가지를 놓고 잣대를 잰 창하오는 타이트하게 젖히는 수를 택했다. 예전과 달라진 점. 실전진행1 (시끄러워 졌다) “특별히 준비한 건 없다”고 밝힌 창하오의 임전소감대로 둘은 상대방을 너무 잘 안다. 27번이나 싸워 봤다. 이창호의 21승 6패. 세 번의 결승대결도 모두 이겼다. 백1로 움직이자 시끄러워졌다. 복잡한 싸움이 벌어지면 지금까지의 미세한 우열은 무용지물. 흑 넉점은 백7을 당해도 8부터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 흑12가 호착. 참고도3 (흑이 빠르다) 달리 연구를 해봐도 흑을 옥죄는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백1의 직접적인 씌움은 흑2부터 6까지가 들어 8에 붙여나가면 되레 백이 곤란해진다. 16까지 수싸움은 흑이 1수 빠르다. 참고도4 (잡을 수 없다) 백1로 젖혀나가는 강공 역시 성립하지 않기는 매한가지. 언제든지 2ㆍ4가 작용하는 것이 흑으에겐 자랑스러운 활용. 잡히는 쪽은 욕심이 과한 백일 뿐이다. 실전진행2 (양쪽을 둔 것 같지만) 상대전적이 말해주듯 지난날의 창하오는 이창호의 적수가 못 됐다. 두기도 전에 주눅 들기 일쑤였다. 그러다 응씨배를 첫 세계타이틀로 장식하고서부터 자신감이 부쩍 늘었다. 가운데 흑은 9까지 그물망을 완전히 벗어난 것처럼 비친다. 백10으로 정비하자 11 이하 상변을 돌보는 이창호. 언뜻 양쪽을 다 둔 것 같지만 그후 우변 백대마를 A부터 안정시키는게 돼서는 흑에게 기회가 영영 사라졌다고 검토진은 단정을 내렸다. 참고도5 (바꿔치기도 불충분) 항상 진 쪽은 필름을 되감아 돌리며 패인을 분석한다. 국내검토진은 우변 백이 사는 수순을 갖기 전에 눈모양을 박탈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흑1로 창끝을 세우면 백이 손을 쓰기 어렵다. 4까지 예상되는 바꿔치기는 쌍방 집모양이 커서 1분 안에 형세판단을 내리기 용이치 않을 터(이 바꿔치기도 백이 나쁘지 않다는 검토진의 판정. 그래서 흑은 이보다 앞선 시점에서 백을 괴롭히는 수순을 만들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전진행3 (마무리 펀치) 물러서는 듯하면서 창하오는 비수를 품고 있었다. 백1로 팻감을 만든 다음 백3으로 패를 걸어간 수가 마무리 펀치. 정교함이 떨어진 이창호는 포석에서의 열세를 만회하지 못한 채 첫 판을 내주었고, 심장이 강해진 창하오는 4년 만에 다시 맞닥뜨린 결승대결을 기분좋게 출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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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by56
홍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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