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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戰神) 계승자 이창호
기보만 본다면 조훈현 9단으로 착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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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호 9단, 전자랜드배 우승직후! 날보고 전신(戰神)이라니! 좀 쑥쓰럽구만. 철옹성이다. 십수 년의 세월에도 끄떡하지 않는 건 이창호 왕국뿐이다. 간혹 흔들리는 듯한 건 외인들의 눈에 비친 외형적인 착시현상일 뿐 내면은 권불십년이 무색하다. 왕중왕 2연패. 많은 변수가 도사리는 속기타이틀의 연속 우승은 또 다른 가치를 지닌다.  제3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결승2국 ○ 박정상 6단 ●이창호 9단 장소 : 바둑TV 스튜디오 날짜 : 2006. 06. 26 결과 : 179수끝, 흑불계승 장면 장면 (긁어 부스럼) 시간에 쫓기는 속기전에서 완벽함을 추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러 번의 호착에 의해 쌓이는 득점보다 실수 한 번으로 인한 상처가 더 깊이 패이는 법이다. 박정상은 밑그림을 잘 그렸으나 색깔을 입히는 과정이 세련되지 못했다. 백1이 빗나간 붓질. 흑2로 외면 받고 나아가 흑6의 역습을 자초했다. 참고도1(격한 호흡) 조훈현의 별명은 전신(戰神). 싸움의 신으로 불린다. 결승2국은 제자가 그 혈통을 고스란히 계승한 듯했다. 하변 어딘가의 벌림이 예상된 장면에서 흑1, 3으로 싸움을 걸어가는 이창호. 흑7, 9도 상상초월이다. 빵따냄을 얻었지만 흑진이 뚫려 유쾌하지 않다. 그리고 흑23. A로 분단할 때의 축머리로, 아직 싸움은 끝난 게 아니라고 외친다. 참고도2 (선제 공격) 이창호의 태도는 무척 드셌지만 달가운 평판을 듣지는 못했다. 다행히 상대방의 과오로 면죄부를 받는다. 박정상의 후회는 수순을 거슬러올라간다. 〈장면〉에 이르기 전 백1, 3으로 선제 공격할 기회였다는 것. 참고도3 (강력한 패맛) 손을 뺀 흑을 한수로 깔끔하게 접수할 방안이 없다. 흑1부터 5까지의 강력한 패가 내재된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뒷맛 때문에 박정상은 국후 △로는 A에 치받아 약점을 보강하는 편이 어땠느냐는 의견을 맨 먼저 개진했다. 참고도4 (일전 불사) 역습을 허용한 이후 백은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오히려 수습에 급급하는 입장에 놓였다. 그와 같은 수세에 처하기 전에 우변에서 강하게 맞부딪쳐 보는 게 어땠을까 싶다. (실전에서는 잠자코 2의 곳을 넘었지만) 백1로 젖히고 3, 5로 싸우는 적극책을 실행에 옮겨봄 직했다. 실전진행 (일방적 수세) △는 안 두느니만 못했다. 한 템포 처진 백1. 흑 넉점은 이미 제 구실을 끝낸 폐석이다. 흑2로 잇자 그 좌우의 백이 불안정하다. 반면 좌하 흑은 14까지 더없이 말끔하게 정비됐다. 이후 흑A로 깊숙이 침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으나 이창호는 B부터 안형을 빼앗으며 상하의 백을 몰아붙였다. 승부는 졌지만 박정상은 두 판 모두 포석에서 리드하는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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