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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감이 흔들어놓은 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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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의 박정상이 타이틀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작년 기사들의 힘으로 만든 마스터즈의 전신부를 우승하며 고개를 치켜들었고, 올 들어 LG배 8강, 후지쯔배 4강에 입성하며 솟구쳐 오르고 있다. 부동의 권좌를 지키고 있는 이창호는 왕위전과 더불어 10년 후배들에 에워싸여 더블 매치를 벌이는 형국이다.  제3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결승1국 ○이창호 9단 ●박정상 5단 장소 : 바둑TV 스튜디오 날짜 : 2006. 06. 26 결과 : 306수끝, 백반집승 장면 (승부 움직이는 패) 패는 반상의 마물(魔物). 치열함을 나타내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몇 차례에 걸친 패싸움. 그 패는 고비마다 승부의 저울추를 움직여 놓았다. 흑1은 세력을 입체화시키는 요처. 백2, 4는 △를 둘 때부터의 노림이다. 패는 어디에 숨어 있을까. 실전진행1 (패싸움 시작) 상대전적은 이창호의 3승. 그러나 속기 무대가 박정상에게 힘을 보탠다. 이창호의 속기는 무척 강하지만 ‘빠른 바둑’은 아무래도 한 살이라도 젊은 쪽에 이점이 있다. ‘10초바둑’ 우승 경력을 지닌 박정상이다. 백2로 맞단수를 치고 흑5로 끊어서 패싸움이 시작됐다. 패의 가치는 안팎으로 40집에 이른다. 참고도1 (미흡) 백이 패를 피하려면 1로 몰고 나서 3으로 이으면 된다. 그러나 ▲를 거두어들이는 대신 △가 썩는다. 두터움에서 현격한 차이. 이것으로는 흑의 페이스로 흘러가던 물길을 꺾어놓을 수 없다. 참고도2 (굴복) 흑도 1로 잇는 것은 참기 힘든 굴복이다. 승리가 확정된 상황이 아니고선 이와 같이 물러서긴 싫다. 따라서 실전의 패는 쌍방 기백이요, 필연의 코스라 할 수 있다. 참고도3 (물러설 수 없다) 단단한 각오로 싸움에 돌입한 이상 흑백 모두 양보할 수 없는 패. 백1로 후퇴하는 것은 흑2에 의해 △가 폐석화되며, 또 흑도 백A로 따냈을 때 B로 이어줄 바에야 애써 패를 걸어간 의미가 없다. 실전진행2 (밑지는 거래) 팻감의 수효가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두터운 흑에게 절대팻감이 여러 개 있었던 반면 백은 팻감을 쓸 때마다 악수를 두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수순이 진행되면서 백의 손해팻감이 누적, 패의 몸집이 흑에겐 조금 가벼워졌다. 흑1은 손해팻감. 꼭 이겨야 하는 백은 흑7을 불청했다. 좌하 백을 잡은 가치는 30여집. 패싸움 과정에서 흑이 손실을 입었다. 참고도4 (팻감의 순서) 팻감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 실전 흑A, 백B는 흑C의 끝내기를 퇴색시켜 5집 손해. 백의 팻감이 부족하므로 단순히 흑1부터 사용했더라면 우하에서 손해를 보지 않았을 테고, 유망한 형세를 다질 수 있었다. 또 하나, 이왕 손해팻감을 썼으면 〈실전진행2〉 흑7로 A의 팻감을 마저 사용하지 않은 점도 아쉽다. 박정상은 이후 또 다시 패싸움을 가동시키며 재역전시킨 듯했으나 최종 단계에서 실족, 끝내 반집패를 당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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