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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집승부사의 ‘연속 반집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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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조영은 대표적인 장고파. 기풍 역시 서두르거나 재촉함이 없다. 잔잔한 호수 위의 돛단배마냥 여유롭게 느긋하게 종반 승부를 기약한다. 그래선지 반집승부가 상대적으로 많다. ‘반집의 제왕’이라는 별명은 그렇게 해서 붙여졌다. 뤄시허는 반상최고의 속기파. 전광석화 같은 손놀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현란한 감각은 빠르면서도 꿈틀거린다.  제1기 강원랜드배 한중바둑대전 제6국 ○뤄시허 9단 ●안조영 9단 - 장소 : 중국 항저우 - 날짜 : 2006. 03. 20 - 결과 : 280수끝, 흑반집승 장면 (끝내기의 맥은?) 전래동화 ‘거북이와 토끼의 경주’를 연상케 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빠른 뤄시허는 초중반을 앞서 달렸으나 종반 나태한 마무리로 승리를 헌납한 격이 됐다. △로 둔 장면에서 흑이 둘 차례. 꿈 같은 역전승의 발판이 된 ▲를 둘러싼 끝내기 수단을 생각해 보자. 참고도1 (같은 크기) 사실 이 바둑은 백이 끝내버릴 찬스가 많았다. 더 나은 장면을 흘러보낸 과실은 제쳐 두더라도 이 코스를 놓친 건 못내 아쉬웠으리라. 〈장면〉에서 백이 좌하(본도 4의 곳)를 막은 끝내기는 3집짜리. 그것이라면 좌상을 1, 3으로 젖혀잇는 가치와 같다. 노림의 맥을 원천봉쇄할 수 있었다. 실전진행1 (1선의 뜀) 세계대회 경력이 많지 않은 안조영은 뤄시허와 첫 대면. 전야제에서 대조적인 기풍의 뤄시허와 먼저 만나고 싶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끝내기의 맥은 무엇이었을까. 정답은 1선에 뛰는 흑3. 여기서 다시금 문제를 드린다. 이번에는 백차례. 최선의 응수는 무엇일까? 참고도2 (몰아 떨구기) A로 건너가는 수를 차단한답시고 백1로 막다가는 흑2의 맥을 유발시킨다. 패를 피하는 백3은 부득이. 달리 6에 이으면 흑3으로 먹여침당해 큰 수를 내준다. 흑8까지의 변화도 꼬리 부분 백 다섯점이 떨어져 나가는 모습. 손실이 크다. 참고도3 (패는 불가) 상변 끝내기의 맥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양국의 검토진은 손을 놓는 분위기였다. 그만큼 절망적인 형세로 기울고 있었다. 백1에는 흑이 순순히 3으로 넘어가지 않고 2로 버틴다. 흑4로 패. 일이 꼬이려고 했는지 끝내기하는 과정에서 백은 팻감을 몽땅 해치워 버렸다. 실전진행2 (패착이 된 욕심) 국가대항전이기 때문일까. 우세를 장악하고 나서 숨을 고르는 동작은 예전의 뤄시허와 다른 모습. 자중하며 냉정침착한 태도를 보였다. 그 내면에는 ‘어차피 완승’이라는 자신감이 팽배해 있었을 터. 그런 믿음이 ▲를 당하면서 흔들렸다. 안중에 없던 맥. 뤄시허의 대응책은 백1이었다. 뜻밖의 일침에 버텨야 한다는 의식이 솟구쳤을까. 당황한 나머지 더 큰 수를 내주었다. 흑10까지 백 다섯점의 꼬리가 잘려나갔다. 참고도4 (피해 축소) 정답은 백1. 이것이면 흑2로 넘어갈 도리밖에 없다. 백5까지 4집 손해로 막을 곳을 실전은 6집 손해를 발생시켰다. 완승→당황→실수→반집패. 공식과도 같은 가슴 아픈 역전패의 스토리가 이어졌다. 마지막 순간까지 승부의 끈을 꽉 붙잡은 끝의 짜릿한 희열. 2승째에 이어 연속 반집승이다. 강원랜드배는 안조영을 위한, 안조영에 의한 대회로 점점 뿌리를 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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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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