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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틈새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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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과 안조영 간의 첫 타이틀전. 작년의 최종국에서 반집으로 타이틀을 따냈던 박영훈이 ‘반집 승부사’ 안조영을 도전자로 맞았다. 전전(戰前) 바둑가의 시각은 두 기사의 장단점과 스타일을 감안할 때 유연한 흐름, 미세한 승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 그것을 반영하듯 시리즈 개막전은 어지러운 몸싸움 없이 지속적인 타협을 주고받은 끝에 박빙의 차로 희비가 갈렸다.  제17기 기성전 도전5번기 제1국 ○안조영 9단 ●박영훈 9단 - 장소 : 한국기원 - 날짜 : 2006. 03. 17 - 결과 : 230수끝, 흑2집반승 장면 (불씨가 된 젖힘) 유유한 흐름 속에서 반짝 충돌이 일어난 곳은 상변. 결국 그곳에서 생긴 미세한 균열이 승부까지 움직였다. 흑2의 삭감에 기대기 공격을 노린 백3이 경솔한 젖힘. 흑4로 즉각 틈새를 찔러오자 손길이 굳어버렸다. 그러길 30여분…. 참고도1 (백의 의도) 어정쩡한 것 같은 ▲는 삭감의 적정선. 백은 어떤 식으로든 응수가 필요하다. 그렇더라도 백A 등으로 몸을 낮추는 것은 흑B가 안성맞춤으로 눈에 들어온다. △는 흑1로 젖혀달라는 의도. 그러면 자연스럽게 백2로 늘어 자세를 갖출 수 있다. 참고도2 (곤란) 응수가 쉽지 않다. 백1로 받는 것은 흑2, 4. △가 힘 없는 돌로 전락한다. 그 대가로 백집이 뚜렷하게 늘어난 것도 아니다. 또 백1로 2에 이으면 흑1로 돌파당해 누가 누구를 공격하는지 알 수 없는 형태. 실전진행1 (실리 손실) 고심 끝의 선택은 백1. 석점을 버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백 석점을 취한 흑의 실리는 10집 정도. 거기다가 두터움이 쌓였고, 백집이 날 곳을 없앴다. 백11부터 ▲에 대한 공격으로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까? 참고도3 (일법) 석점을 버리지 않으려면 백1 또는 A. 실전의 결과보다 이 진행이 보통이라는 검토진의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안조영은 백진이 축소되며 우상 흑모양이 강화된 데다 흑2로 뛰어나가면 공격 또한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참고도4 (타이트한 공격) A의 날일자로 공격한 실전은 원대한 작전. 꼭 잡겠다는 게 아니라 공격하면서 중앙에 모양을 만들고, 흑을 우상쪽으로 내몰아 흑진 속으로 스며드는 리듬을 구하기 위함이었다. 좀 더 강하게 다그쳐 봤으면 어땠을까. 백1, 3이 타이트한 공격법. 실리를 확보하면서 공격 여지도 여전히 남아 있다. 실전진행2 (신통치 않은 공격) 생각했던 것만큼 공격이 통하지 않았다. 백8로 한점을 끊어잡자고 했을 때 흑9가 적시의 타이밍. 13으로 틀어막은 자세가 기분 좋다. 반면 백14로 잡은 형태는 당초 A로 받기만 해도 3선으로 집을 확보할 수 있었으므로 백집이 그다지 늘지 않은 모습. 15, 17은 백집을 줄이면서 좌변 흑의 안형에도 도움을 주는 수이다. 참고도5 (낭패) ▲에 대해 백1, 3으로(실전진행2 흑15, 17을 당한 것에 비해 집으로만 2집 이득) 응할 수는 없다. 흑은 4쪽에서 몰고 6으로 잇는다. 흑8에 백A로 끊을 수 없어 낭패. 그만큼 ▲는 한점을 버리기 전의 세심한 수순이었다. 참고도6 (수순착오) 먼저 흑1, 백2를 결정하고 나서 5로 붙이는 변화. 이때는 백6, 8로 대응하게 된다. 백집이 불어나고 좌변 흑의 안형도 방해를 받는다. 〈실전진행2〉와는 확연한 차이. 수순을 그르쳤기 때문이다. 참고도7 (다른 상황) 실전은 흑이 산뜻하게 연결해 버렸으므로 백1로 양분하면 어떨까. 흑은 2, 4. ▲도 살리고 탄력적인 호구 모양이어서 〈참고도4〉와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밭전자 사이의 약점은 조금만 신경 쓰면 감지할 수 있는 부분.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았나 싶다. 박영훈은 상대방의 주문을 반격으로 추궁하며 먼저 1승을 챙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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