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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속엔 ‘3패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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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중국도 아닌 일본이었다. 요다 노리모토의 기적 같은 3연승. 예상치 못했던 올드스타의 화려한 유턴이다. 행운도 함께했다. 한국의 국가대항연승전 12연패(連覇), 이창호의 개인성적 14연승(連勝)…. 숱한 대기록 행진엔 마침표가 찍혔다. 그럴지언정 영원토록 빛날 위대한 업적이다. 봉우리 사이로 골짜기가 없을 수 없는 법. 또 다른 신화창조를 위해 다시 시작이다.  제7회 농심신라면배 제14국 ○이창호 9단(한국) ● 요다 노리모토(일본) - 장소 : 중국 상하이 - 날짜 : 2006. 02. 24 - 결과 : 173수끝, 흑불계승 장면 (파문 부른 활용) 올해도 어김없이 최종국을 맞은 시소게임. 한국과 일본이 최종 대결을 벌이기는 2회와 5회 대회에 이어 3번째이다. 우승컵의 향방은 무심코, 가볍게 던진 활용 하나에 의해 갈렸다. 흑1, 3의 삭감. 이때 백4로 들여다본 수가 일파만파의 파문을 일으킨다. 흑5의 반발. 백6, 8로 뚫지 않을 수 없다. 참고도1 (백의 기대) ▲를 제압하기 전에 누구나 들여다보는 활용을 두고 싶어진다. 이창호는 흑1로 잇기를 기다려 백2로 받을 작정이었을 것. △는 적어도 손해없는 활용이다. 참고도2 (악수 교환) 백1로 후퇴할 수는 없는 노릇. 흑▲가 놓여 상변 백집이 견제받았기 때문에 들여다본 것은 악수가 된다. 이와 같이 될 바에야 애당초 △로는 A에 두어 두점을 잡아두느니만 못하다. 참고도3 (우회 전법) 흑의 반발 수단을 미처 생각지 못한 듯하다. 일전불사하는 기세로 나가끊었으나 백쪽이 부담스러운 싸움. 백에게 희망적인 변화가 여간해서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 그림은 검토진의 연구안 가운데 하나. 우회 전법이다. 흑2로 A, 백5, 흑B는 백C로 몬다. 실전진행1 (극단적인 싸움) 돌연 극단적인 싸움터로 변했다. 무시무시한 전투. 상대적으로 전력이 열세인 요다 노리모토로선 승산을 높게 가져가는 방편이 아닐까 싶다. 흑1로는 먼저 3쪽을 나가끊는 편이 좀 더 강력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백10이 문제수. 참고도4 (빈삼각) A로 몰아잡은 것보다 백1이 흑의 공세를 제약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 백돌이 놓이면 <실전진행2> 흑3, 5처럼 빈 축으로 다그치는 수단은 막을 수 있다. 상중앙과 우상의 흑, 우변 백이 뒤엉킨 난해한 수상전의 형태. 일직선으로 잡힌 실전보다는 변화가 생길 소지가 크다. 실전진행2 (대마 함몰) 빈 축으로 몰아간 흑1 이하가 강렬한 공격. 요다 노리모토의 솜씨가 돋보인 대목이다. 최후 흑27이 백의 수수를 줄이는 호착. 이 수로 인해 백은 대마가 잡혔을 뿐만 아니라 A부터 선수로 조여붙일 수도 없게 됐다. 이 과정에서도 이창호의 수읽기에 착오가 있었다. 참고도5 (3패빅) 꽉 이은 <실전진행2> 백16으로는 수상전 패배가 눈에 보인다. 본도 백1의 호구가 끈끈한 응수. 백에게 15쪽의 끊음부터 수를 메우는 팻감이 있으므로 흑10은 부득이. 계속해서 백11의 젖힘이 수를 늘리는 공작이며(흑12로 14는 1수 늘어난다), 백13이 호착. 팻감이 부족한 흑은 14로 후퇴할 수밖에 없다. 그 이후는 서로 수를 메우는 과정. 흑20～28은 집으로 득을 보는 수일 뿐 수수가 늘어나는 건 아니다. 결국 완성된 모양은 세 곳의 패. 즉 3패가 발생한다. 서로 버틸 수밖에 없는 큰 패. 결국 3패로 무승부가 된다. 참고도6 (단패) 흑6으로 늦추는 변화. 이번에도 백은 9로 젖힌다. 수수를 줄이기 위한 흑10, 12이지만 이 수상전은 단패로 가는 코스. 백41로 따냈을 때 흑의 팻감이 전혀 없다 도중 백35, 흑36으로 교환시킨 것이 흑A의 팻감을 없앤 치밀한 수순이다. 흑A는 백B로 받는 순간 단수가 되므로 팻감이 안 된다. 참고도7 (역시 단패) 전도의 변화. 곧장 흑1로 막으면 백2. 흑3으로 따낼 때 백4부터 수를 메운다. 이 진행 또한 단패인데 백20 때 흑은 팻감이 없다. 7년을 한결같이 주장의 중책을 맡아온 이창호. 손 끝의 움직임에 따라 우승컵이 왔다갔다하는, 매판 긴박한 승부를 벌여왔다. 더욱이 상대는 중․일의 에이스들. 아차하는 실수는 패배로 직결된다. 그 중압감은 겪어보지 않고선 실감하기 어려울 터. 그러고도 14연속 승점을 따내며 6연패 금자탑을 쌓아올린 그였다. 갈채를 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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