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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쎈돌’에 부딪힌 ‘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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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가라! 한국과 중국 간의 전면전. 6명씩 구성된 양국의 최정예 군단이 등장, 연승전으로 반상의 지존을 가리는 바둑대전이 점화됐다. 제한시간 각 30분의 준속기 시스템. 퍼펙트 승부로 기울 경우 6판, 최종 주자까지 바통을 넘기면 11판을 두는 서바이벌 열전이다. 우승상금 1억 5천만원.  제49기 국수전 도전5번기 제1국 ○이세돌 9단(한국) ●박문요 4단(중국) - 장소 : 정선 강원랜드 - 날짜 : 2006. 02. 06 - 결과 : 144수끝, 백불계승 장면 (재기 발랄한 수습) 이세돌은 국가대항연승전에서 첫 태극마크. 본인의 뜻에 의해 선봉의 임무를 맡았다. 중국의 1번 주자는 정공법에 따라 박문요. 매번 느끼건대 이세돌의 바둑은 약동한다. 이목을 사로잡는 마력이 있다. 현란과 스릴. 관객의 흥미까지도 배려한다. △의 수습책으로써 백1, 3이 이세돌의 재기(才氣). 실전진행1 (두경과수순) 우변의 실리를 차지한 보상으로 내주었던 흑모양 속으로 백1까지 깊숙이 뛰어든 이세돌. 화끈하다. 직접적인 공격이 마땅찮다고 판단한 흑2 이하는 우회 전술이긴 하나 뭉뚝한 걸음새. 후수를 자초한 바람에 백9의 호착을 당했다. 참고도1 (무모한 공격) △는 오른쪽 흑의 엷음을 노려본 침입. 흑1로 공격하지 못한 데는 사정이 있다. 계속해서 흑3으로 씌우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 백4가 맥. 수가 나도 크게 난다. 굳이 공격한다면 흑3으로는 A에 지키고, 백5, 흑4, 백3으로 내모는 코스를 택하는 정도일 것이다. 참고도2 (일방가) 실전은 3·三칩입의 맛을 없애며 후수로 쌓은 벽이어서 실효성이 모호하다. 어설픈 공작이었던 것. 그럴 바에야 이 그림을 따르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일방가로 치우치는 흐름을 꺼린 듯 하지만…. 참고도3 (한칸이면 평범) 변화무쌍함 속에서 흥취가 돋아나는 바둑. 평범한 백1로는 밋밋했던 모양이다. 흑2로 실리와 근거의 요처를 차지하면 백3부터 움직이는 수단이 강렬하므로 백1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9까지면 ▲를 제압한 형태. 흑2로 A에 뛰면 백B로 젖혀 누가 누구를 좇는지 아리송해진다. 참고도4 (손쉬운 안정) 잠자코 흑1로 는다고 해서 수습의 리듬을 방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백2, 4로 활용한다. 그러고 나서 6으로 건너가면 크게 살아버린다. 실전진행2 (억지 패) 상대를 의식하면 있던 기량도 움츠러든다. 가뜩이나 여러모로 뒤지는 박문요는 이세돌의 명성에 주눅까지 들었다. 받아쳐야 할 대목과 물러서야 할 대목의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로 인해 부딪히는 곳마다 상처를 입었다. 15까지의 패는 억지. 결국 이 패마저 지며 회복불능에 빠졌다. 참고도5 (순리) 지금이라도 흑1로 자신의 몸부터 추스리는 것이 순리. 불리하긴 해도 역전의 희망까지 꺾인 건 아니다. 역부족.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면 심한 비유일까. 적어도 이 바둑의 박문요는 그런 질타를 받을 만큼 무기력했고, 이세돌의 풋워크는 몸을 푸는 듯 지극히 경쾌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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