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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나의 끝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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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한과 이창호가 맞선 국수쟁탈전은 3기 연속. 조훈현이창호 간의 ‘8년 전쟁’ 이후 9년 만에 벌어지는 연속대결이다. 최철한은 국수를 따고 방어하며 포효했고, 빼앗긴 이창호는 도전마저 영봉패하며 위상이 꺾인 무대. 반세기 역사 동안 당대 고수 9명에게만 문을 열었던 영예로운 타이틀에 자존심이 스며들었다.  제49기 국수전 도전5번기 제1국 ○최철한 9단 ● 이창호 9단 - 장소 : 한국기원 특별대국실 - 날짜 : 2006. 01. 25 - 결과 : 185수끝, 흑불계승 장면 (끝내기 구상은?) “왕년의 솜씨가 잘 나타난 바둑.” 서봉수의 관전평대로 종반 이창호의 끝내기가 중반 최철한의 공격을 누른 한판. 확정가는 백이 많고, 두터움은 흑이 낫다. 그런 상황에서 우하 가의 곳이 쌍방 쟁탈의 초점. 선수는 흑이 쥐고 있지만 곧장 달려가는 것으로는 미흡하다. 이창호는 어떤 끝내기를 그렸을까? 참고도1 (성급) 우선 우하가 크고, 좌상에도 큰 자리가 있다. 그렇긴 해도 승부의 열쇠는 중앙의 처리. 흑은 집의 열세를 두터움으로 따라가야 한다. 흑1은 눈앞의 큰 곳. 그곳을 백이 두는 것에 비해 역끝내기 7집짜리 수이다. 하지만 만사를 제치고 손을 뻗기엔 성급하다. 백2가 호처. 중앙 백집이 도톰해지며 우변 흑세력이 무용지물로 전락한다. 실전진행1 (반전 스토리) ‘두터움은 빵처럼 부풀어 오르는 미래의 가능성.’ 우변쪽의 두터움을 등에 업고 흑1로 잽을 날리고 흑3으로 중앙의 황무지를 개간하고 나선 것이 이창호의 복안. 중앙 백대마는 흑5를 한번 더 당하면 목숨이 위태롭다. 선수까지 잡아보려는 타이트한 백4, 그것을 무력화시킨 흑5가 호착이었다. 공배를 이어가는 백6, 8을 바라보며 중앙에 살을 붙였고, 대망의 흑9를 차지하며 덤이 부담스러웠던 난국을 반전시켰다. 참고도2 (맹목적) 맹목적으로 중앙의 집만을 고집할 형편이 아니다. 1로 젖혀막으면 흑집이 크지나 그에 못지않게 백집도 불어난다. 무엇보다 중앙 대마가 안정돼 관건이었던 우하귀를 백이 선행하게 된다. 그 후 좌상 12가 최대의 수. 흑이 이길 수 없다. 참고도3 (대마공격) 백1로 끊기면 ▲가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애초 젖혀가는 발상을 하기란 쉽지 않다. 백1에는 흑2부터 대마 전체를 겨눈다. 자체로 두눈을 확보할 공간이 없으며, 바깥쪽으로의 탈출구도 용이하지 않다. 두터움의 위력이다. 참고도4 (최악)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공배 연결. 몹시 괴롭지만 뾰족한 방도가 안 떠오른다. 한점을 희생해서 백5, 7로 타개하려 해도 흑8이 들으면 흑10이 통타한다. 결국 더 큰 상처를 입은 채 공배를 이어가야 할 따름이다. 참고도5 (차라리) 흑이 안쪽으로 젖힐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최철한의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잠자코 백1로 지켜 두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았다. 이 수 자체로 5집이 생긴다. 실전진행2 (절정기의 모습) 쉬운 듯하면서도 어려운 끝내기. 특히 명확한 수치로 뽑아내기 어려운 중앙은 막연히 느껴질 때가 많다. 백1부터 상중앙을 키우는 동작은 날렵했으나 새로운 집을 보태는 사이 A를 흑에게 선수로 당했고 좌상 B의 곳도 내주었다. 미지수였던 중앙을 매끈하게 정리한 다음 큰 곳을 차지하는 이창호의 솜씨는 예전 같지 않다는 비판을 털어내는 절정기의 그대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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