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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을 변동시킨 폭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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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벽두부터 타이틀 매치에 돌입한 이창호와 박영훈은 지난해 각각 최우수기사와 우수기사에 뽑혔다. 이창호는 춘란배 우승과 국내3관왕에 등극했고, 박영훈은 결승에 오른 5개의 타이틀전을 독식했다. 아직도 물가정보배 영봉패가 아리는 이창호는 최근 3연속 패배를 안긴 박영훈의 세력확장을 더는 좌시할 수 없다. 박영훈은 한번 더 이창호를 넘으면 세상 위에 설 수 있다.  제1기 원익배 십단전 결승3번기 제1국 ○이창호 9단 ●박영훈 9단 - 장소 : 바둑TV 스튜디오 - 날짜 : 2006. 01. 08 - 결과 : 283수끝, 백1집반승 장면 (수세에서 공세로) 예전의 타개형에서 두터운 공격형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박영훈은 ▲로 백을 압박하며 고삐를 당겼다. 그러나 짧디 짧은 시간 속에서 간파하지 못한 엷음이 있었다. 엷음을 안은 채 나선 공격은 결국 화근으로 돌아왔다. 백1～5가 이창호의 역습. 틈이 보이는 찰나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하는 강렬한 폭발음을 일으켰다. 실전진행1 (무르익는 역습) 이창호에게 거둔 박영훈의 4승은 전부 속기전. 줄곧 꼼짝없이 밀리다 작년부터 속기에서 맹위를 떨치며 장벽을 극복하고 있는 박영훈이다. 끊기면 감당할 수 없으므로 흑1은 절대. 백2의 젖힘이 여건을 조성하는 수순이다. 4에 백돌이 놓이면 6으로 내려서는 강수가 성립한다. 참고도1 (싱겁다) 백1은 무미건조하다. 2, 4로 흑에게 숨통을 열어준다. 백5, 7로 머리를 내미는 자세가 좋아 이 정도로도 둘 수 있지만 싱거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참고도2 (낭패) 마음이 앞선 백1. 흑이 2, 4로 찔러오면 금세 약점이 드러난다. 이제야 백5로 젖혀도 흑이 그쪽을 대꾸해 주지 않는다. 흑8 다음 A와 B가 맞보기. 낭패를 본다. 실전진행2 (잡고 안정) 십단전은 돌가리기에서 흑백 선택권을 준다. 준결승까지 두 번의 기회에서 흑백을 한 번씩 나눠 가졌던 박영훈은 결승1국에서 흑을 택했다. ‘이창호의 흑번’을 의식한 선택이리라. 이창호는 세 번 모두 주저없이 흑을 잡았다. 위기 상황이다. 타협할 여지도 보이지 않는다. 우둔하지만 백6이 흑A를 없애는 선수. 이 수를 깜박했을까. 공격에 나섰던 흑돌이 도리어 잡히는 상처를 입었다. 참고도3 (봉쇄 불가) 쫓기던 상황에서 거꾸로 상대방 돌을 잡고 안정한 건 상당한 전과. 이창호의 역습이 망외의 결실을 거두었다. 잡힌 대가로 세력을 쌓는 보상을 받아낸 것도 아니다. 백을 봉쇄하는 수단이 없다. 미리 두어 놓은 △가 이때에도 역할을 한다. 참고도4 (피해 축소) 빵따냄을 허용하는 건 승부를 포기하는 것보다 괴로웠을 것이다. 냉정하게 판단하건대 실전보다는 이 그림이 낫다. 국후 박영훈이 맨 먼저 지적한 대목이다. 강수를 터트리며 백번으로 승점을 챙긴 이창호는 십단 등극에 아주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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