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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읽기가 나를 어지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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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신산’이냐 ‘첨단 신산’이냐? 탁월한 계산력으로 ‘끝내기 달인’의 명성을 쌓아올린 이창호와 박영훈. 이름하여 ‘신산(神算) 공방’으로 불리는 타이틀 매치가 시작됐다. 고도의 계산력이 발휘되기 어려운 속기 무대이긴 하지만 속기에도 정통한 양웅. 왕중왕전과 바둑왕전에서 불패행진을 이어오는 이창호라면, 한국리그 주장전에서 6연승 중인 박영훈이다.  제1기 물가정보배 결승1국 ○박영훈 9단 ●이창호 9단 - 장소 : 바둑TV 스튜디오 - 날짜 : 2005. 10. 04 - 결과 : 357수끝, 백2집반승 장면 (활용과 반발) 최근 반상세계의 코드는 전투바둑. 싸움으로 일찍 승부를 보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끝내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느낌마저 든다. 침투에서 비롯된 하변 공방전이 첫번째 볼거리. 넓은 간격을 찔러간 백1은 공격 성향. 그 반대급부로 좌하 백이 약화됐다. 백5는 활용, 흑6은 반발, 백7은 축머리. 몇수 사이에 시끌벅적해졌다. 참고도1 (주문) 백의 주문은 흑1로 이어달라는 것. 그러면 백2로 급한 곳을 손쓰겠다는 의도이다. 좌하의 엷음은 백8까지 버틸 수 있는 모습. 만일 △의 활용이 없다면 백8 다음 흑A로 움직이게 되므로 백이 곤란해진다. 참고도2 (난처) 따라서 흑이 반발한 것은 당연. 그것에 대해 백이 직접적으로 받아칠 여건은 못 된다. 백1은 흑2로 끊겨서 뒤처리가 난감하다. 돌의 체면상 △를 살려야 하나 흑4, 6으로 뚫려서 낭패. 실전진행 (결과를 떠나) 그런 이유에서 축머리를 이용하는 수단이 등장했다. 현란한 손짓. 짧은 시간 속에서 떠올린 감각이 놀랍거니와 서슴없는 결행도 대단한 용기이다. 비록 좋은 결과로 나타나지 않은 게 티가 될지라도. 일단락된 11까지는 좌변 흑진을 깨뜨린 이익보다(△가 있었던 상황이므로) 흑이 두터워진 손실이 크다는 판정. ▲의 움직임이 좀더 힘을 받게 됐다. 참고도3 (축이란) 축이란 백4, 6으로 나가끊었을 때 흑7로 모는 수를 말한다. 본도는 축이 안 된다. 섣부른 응수는 졸지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흑으로서는 <실전진행>이 정확한 대응이었다. 참고도4 (축머리) 계속해서 축머리와 연계짓는 방책을 강구해봄 직도 했다. 백1에 흑A는 백B가 발동하므로 4까지의 변화가 상정되는데 실전과 달리 백은 두터움을 구축한다. 발군의 성적을 자랑하던 ‘속기 제왕’ 이창호가 “초읽기에 몰리면 혼란스러워진다”고 최근의 심정을 피력한다. 이 바둑에서도 초반의 우위를 닦지 못하고 완착과 실수가 겹치고, 박영훈의 날카로운 응징을 받으면서 선취점을 내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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