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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마(落馬)한 투사 기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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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한과 구리의 바둑은 수읽기가 빠르고 전투력이 강한 점이 닮았다. ‘난전의 대가’답게 이마를 맞대기만 하면 돌이 쪼개져라 으르렁거린다. 그래서 앞선 다섯차례의 맞대결 모두 불계로 승부가 갈렸다. “우리 사이에 계가는 없었잖아!” 결과가 반집으로 판가름났을 뿐 오늘 바둑 역시 시종 격하고 치열했다.  제9회 한중천원전 3번기 제2국 ○최철한 9단 ●구리 7단 - 장소 : 중국 통리 - 날짜 : 2005. 07. 21 - 결과 : 285수끝, 흑반집승 장면 (포석 없는 난타전) 포석 설계가 필요 없이 좌상에서 붙은 몸싸움이 판 전체로 번져나간 난타전. 한번 더 밀어올린 흑1이 색다른 수이다. 백2는 갈라치고 싶은 기분이 드는 곳. 흑3으로 응수를 타진한 구리는 5로 강력하게 두드리며 목소리를 높였는데…. 참고도1 (상형) 한번 더 민 수에 백이 늘어준다면 그만큼 득이다. 귀에는 어차피 맛이 남아 있고. 여태까지 많은 기사들이 갔던 길은 흑1의 전개. 그럴 경우 백2가 쌍방 모양 확대의 접점이 된다. 귀는 흑A에 치중하는 수가 여전히 유효하다. 참고도2 (궁색) 아무래도 석점머리를 두드린 수는 사전에 공부해 두었던 것 같다. 당장 흑1 이하의 삶은 궁색하다. 후수 삶. 사는 동안 백이 두터워지고, 백6으로 조여오면 흑 넉점은 뼈만 앙상한 장대말. 공격목표물로 전락한다. 실전진행1 (과수) 머리를 강타당한 최철한은 백1로 붙임는데 좋은 소리를 못 들었다. 흑2는 당연한 끼움. 이때 강하게 대응한 백3이 결정적으로 판을 구겨 놓았다. 10까지 백모양 속에서 흑이 산 것에 비해 귀의 백은 완생이 아니다. 30수도 안 돼서 점수를 크게 잃었다. 참고도3 (순응) 승부사라면 누구라도 상대방의 의중을 거스르는 것부터 그린다. 최철한 역시 주문대로 응해 주기 싫었을 것. 납득이 가는 심정이지만 냉철하게 생각해 보건대 백1, 3이 실전보다는 나았다. 백의 선수. 수순 중 흑4로 A에 끊는 것은 백4 다음의 수가 이어지지 않는다. 참고도4 (차선) 또 하나의 잘못이었던 <실전진행1> 백3. 그 수로는 모양이 나쁘더라도 이 그림처럼 안쪽에서 끊을 곳. 20까지는 백의 선수빅. 선수를 가질 수 있으면 부족한 대로 견딜 만하다. 참고도5 (미생) 최철한은 채 몸도 풀기 전에 좌상에서 큰 상처를 입고 절뚝거리는 다리로 끌려다녔다. 흑을 살려준 것도 못마땅한데 좌상 백이 미생인 점은 커다란 골칫거리. 흑1, 3을 당하면 두눈을 낼 공간이 없다. 실전진행2 (실패) 백3부터는 무리한 싸움. 그렇다고 달리 방도가 있는 건 아니다. 귀쪽 미생마의 부담을 지닌 백은 언젠가 손을 돌려야 한다. 결국 13의 시점에서 보강했으나 흑14, 16으로 한점이 잡혀 대실패. 승부가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참고도6 (장문) <실전진행2> 백17, 19는 흑A로 상하 백말이 양단당하는 수의 방비. 그리고 그 전의 백11로 본도 1이나 A로 좌변을 정비하면 흑2부터의 장문이 성립한다. 좌상 전투에서 실패한 최철한은 그후 눈부신 추격전을 펼쳐 한때 역전이라는 진단도 받아냈으나 끝내 반집 분루를 삼켰다. 그 과정에는 구리의 매끈하지 못한 수순과 결정타 부재가 한몫을 단단히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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