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엷음이 남겨놓은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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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기의 분수령은 단연 3국. 승패에 따라 시리즈의 명암이 확연히 갈린다. 승자는 7부능선에 오르고 패자는 단박에 벼랑에 선다. 옥득진의 입장에서는 흑을 쥐는 3국의 중요성이 한층 크다. 널리 입증됐듯이 이창호의 흑번은 가히 무적. ‘이창호의 백번’을 꺾어놓지 않으면 고된 행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  제39기 왕위전 도전5번기 제3국 ○이창호 9단 ●옥득진 2단 - 장소 : 한국기원 - 날짜 : 2005. 07. 08 - 결과 : 280수끝, 백2집반승 장면 (지나친 보폭) 중급의 아마추어라면 능히 그릴 수 있는 평온한 포석이 일단락되고 상변에서 뜨거운 불길이 타올랐다. 흑말의 수습이 당면 초점. 앞서 나가고 싶은 마음에 조금이라도 더 챙기려고 한 태도가 도리어 커다란 불씨를 남겼다. 흑1이 과수. 보폭이 넓었다. 백2가 톡 쏜다. 8까지 허리가 끊긴 흑이 궁지에 몰렸다. 참고도1 (단단한 정비) 가로, 세로 각각 19로의 공간에서 벌이는 싸움. 361개의 무수한 점이 있지만 단 한줄의 차이로 말미암아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흑1로 폭을 좁힐 곳. 이와 같이 단단하게 정비해 두면 백A로 꼬부려 오는 압박에도 손을 뺄 수 있다. 실전진행 (백의 성공작) 고육지책의 흑1이나 흑3은 단연코 ‘아니올시다’였다. 백4의 반격을 경시한 것. 15는 A의 끊김에 대한 간접 방비. 17까지의 변신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상변 흑과 좌변 백의 바꿔치기는 백쪽이 점수를 따냈다. 참고도2 (반면승부) △로 끊었을 때 흑1로 치받는 변화. 우상을 흑집으로 만드는 동안 좌상 일대의 백집도 커진다. 백10으로 견실하게 잡는 정도로 반면승부의 형세. 이보다 흑1로 A, 백2, 흑B로 건너면 상변 두점을 잃지 않지만 그 대신 우상귀쪽이 깔끔하지 않다. 참고도3 (살리기 어렵다) 상변 흑을 살리려 하다가는 더 많은 것을 잃는다. 백4로 끊는 수가 남아 있다. 흑7, 9로 위쪽 여섯점을 버릴 수밖에 없는데 그마저도 백16으로 핍박받아 곤혹스러운 형편이다. 참고도4 (최선의 수습) 엎질러진 물일지라도 흑1쪽으로 붙여갔더라면 더 이상의 누수는 막을 수 있었다. 흑3에 백A면 흑B. 백4로 이으면 흑5, 7로 사는 모습이 실전보다 한결 낫다. 참고도5 (결정타의 위력) 실전으로 충분하다고 여겼을 테지만 <실전진행> 백6은 분명 실수. 백1로 응했더라면 그로기 상태로 몰아붙일 수 있었다. 흑4, 6은 죽느니만 못한 삶. 그렇다고 흑4로 A쪽의 출구를 모색하는 수단도 신통치 않다. 백B로 막혀, 두면 둘수록 악수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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